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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이제 나를 위해 일한다

by 김민식pd 2025. 8. 28.

지난 번에 올린 <인디 워커, 이제 나를 위해 일합니다>의 두번째 리뷰입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나는 창업과 이직을 적극적으로 응원합니다. 다만 ‘나를 찾기 위해 퇴사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적극적으로 말리고 싶다고요. 커리어 탐색은 일과 직접적으로 부딪히며 자신을 발견해 가는 과정입니다. 일하는 현장을 떠난 사색은 기쁨을 줄 순 있지만 통찰을 줄 수는 없어요. 번아웃으로 단지 쉬고 싶은 것이라면 온전히 쉬는 데 집중하는 게 낫습니다. 천직을 찾고 싶다면 일과 병행해야 합니다. 책을 읽지 않는 작가가 없고 TV를 모니터링 하지 않는 방송인이 없듯이 인디 워커는 일을 하면서 잠재력을 실현합니다. 

자신의 재능을 찾을 때 기억해야 할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긍정성입니다. 재능을 찾을 때는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보통 우리는 장점보다 약점에 민감하고, 약점을 더 잘 파악합니다. 기질적으로 오류나 부족한 부분을 잘 포착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래도 재능을 발견할 때만큼은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돌아봐야 합니다. 내게도 재능이 있다는 믿음과 재능을 찾아내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있는 재능도 찾을 수 없어요. 


둘째, 재능을 탐색할 때 외부 비교가 아닌 ‘내부 비교’를 해야 합니다. 나의 재능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세요. 재능이 부족한 사람과 비교하면 자만하게 되고, 너무 뛰어난 사람과 비교하면 열등감이나 패배감에 빠지게 됩니다. 그보다는 내부 비교, 즉 내 안의 재능들 중에서 무엇이 가장 도드라지는지 비교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저는 영업사원, 통역사, 예능 피디, 드라마 피디, 작가,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쳐왔고요. 매번 내 안의 재능끼리 경쟁을 붙입니다. 심사 기준은 하나입니다. 어떤 일을 할 때 더 즐거운가? 더 즐거운 일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재능 탐색을 합니다.

한번도 하지 않은 일을 퇴사와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별로 권하지 않습니다. 노후의 필살기를 만들 재료는 현업에서 찾을 수 있어요. 모든 직무는 여러 세부 활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부 과업들 중에는 상대적으로 중요한 일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어요. 또 자신의 적성과 잘 맞아서 흥미를 돋우고 잘하는 일이 있고, 적성이 맞지 않아 할 때마다 고역이고 성과도 떨어지는 업무도 있습니다.

외국계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할 때, 저는 영어를 쓰는 일이 즐거웠습니다. 그래서 통역사로 이직했고요. 피디로 일할 때는 밤샘 촬영하는 시간보다 혼자서 책을 읽고 글을 쓸 때 더 마음이 편했어요. 그래서 퇴사 후 작가로 이직했어요. 피디로 일할 때,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걸 좋아한다는 걸 깨닫고 요즘은 강연도 즐겨 다닙니다.



성공적인 이직을 위해 필요한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내세울 수 있는 성과가 담긴 이력서입니다. 이직은 고객에게 상품을 파는 일과 유사해서 제값을 받으려면 고객에게 줄 수 있는 효용이 확실해야 합니다. 고객은 검증된 제품을 가장 선호합니다. 주기적으로 자신의 성과, 상사/고객의 칭찬 사례, 전문성이 향상된 증거 등을 수집해서 이력서를 업데이트해 두세요. 
두 번째는 평판입니다. 채용 담당자가 평판을 조사하는 일은 당연한 일입니다. 평이 좋다고 채용되는 건 아니지만 직장 동료들의 평가가 나쁘면 거의 확실하게 탈락합니다. 평소 근태, 약속, 납기 준수 등의 기본 태도뿐 아니라 직장 내 인간관계를 신경 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세 번째는 이직 동기에 대한 명확한 생각입니다. 적어도 두 가지 질문에 스스로 분명하고 설득력 있게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회사가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가?”, “나는 이 회사에 왜 입사하려고 하는가?” 아울러 지원하는 직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임을 구체적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끝으로 인디 워커가 돈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일을 하려면 손익 분기점을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어쩌다 수입이 높아지는 시기에 맞춰 생활비를 덜컥 높여 버리면 다시 수입이 떨어지더라도 이전의 낮은 생활비로 줄이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평소에 소비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소비를 줄인다는 것은 값싼 제품을 구매하는 게 아닙니다. 먼저 불필요한 소비를 절제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무언가를 사기 전에 다음의 두 가지 질문을 던져 보세요.
‘이걸 정말 필요해서 원하는 걸까? 아니면 갖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 걸까?’
‘정말 내가 좋아해서 사는 걸까? 아니면 물건을 통해 나의 가치를 보여 주려는 걸까?’ 

파리 세관에서 20여 년간 하위 관리자로 일하던 앙리 루소가 퇴직 후 전업 화가가 된 나이는 49세였고요. 〈미국의 국민 화가〉로 불리는 모지스 할머니는 75세에 처음 그림을 시작했습니다. 68세에 퓰리처상을 수상한 프랭크 맥코트는 30여 년간 교편을 잡은 교사였으며, 처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60세가 지나서였습니다. 오랫동안 직장에서 세일즈맨이었던 레이 크록이 맥도날드 형제에게 동업을 제안했을 때 그의 나이는 52세였어요. 

인디 워커가 되는 데 늦은 때는 없습니다. 지금 50대라 해도 앞으로 일할 시간이 30년 가까이 남아 있으니 배울 시간은 충분합니다. 다만 늦게 시작한 만큼 학습을 가장 높은 우선순위로 두고 생활해야 합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평소 책을 읽지 않는 이유로 ‘시간이 없어서’라고 답하는데요. 주말 2~3시간 여유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 물어보면 거의가 독서가 아닌 TV 시청이나 게임 등 다른 활동을 꼽습니다. 즉 학습은 시간의 문제가 아닌 우선순위의 문제입니다. 학습 시간을 확보하려면 먼저 불필요한 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책을 읽어 우리 모두 기나긴 노후에 인디 워커로 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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