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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은퇴자의 세계일주

오키나와 버스 투어

by 김민식pd 2024. 12. 5.

지난 10월에 혼자 오키나와 자유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나하 시내 도보 관광을 한 후, 오키나와 섬 관광을 하고 싶은데요. 예전에 아버지를 모시고 왔을 때는 차를 빌렸어요. 그때는 연로하신 아버지를 모시고 다니느라 렌트카를 이용했지만 혼자 와서 굳이 차을 운전할 이유는 없지요. 오키나와에서 꼭 다시 가보고 싶은 3곳의 명소가 있어요. 추라우미 수족관, 만자모, 고우리 섬입니다. 버스로 가기엔 교통편이 애매해서 투어를 찾아봤는데요. 마침 영어로 진행하는 현지 당일치기 여행 상품이 뜨네요.

'Okinawa Hip-hop Bus A Course Tour|Churaumi Aqualium,Kori Island

2 hours 30 minutes stay at the No. 1 popular spot Okinawa Churaumi Aquarium! (Includes admission ticket) ・Cross Kouri Bridge to Kouri Island, a spot with superb views! ・Also visits Cape Manzamo, one of Okinawa's Eight Picturesque Sights.( Includes admission ticket) ・Ride a Pineapple Cart to tour Nago Pineapple Park♪ ・Mineral water present ♪ ・Receive 1 Beniimo Tart as a free gift at the Okashigoten♪'

딱 제가 가고 싶은 3곳의 명소를 포함하고 있고 입장료를 포함한 투어 요금이 7만원이면 가격도 적당하여 예약했습니다. 

메일로 탑승장소와 시간 안내가 날아오고요. 버스에 타니 생수와 리시버를 나눠줍니다. 8개국어가 되는 리시버인데요. 사전에 녹음된 관광지 안내 설명이 일어 영어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서비스됩니다. 정말 여행 다니기 편한 세상이에요. 버스로 이동하면서 리시버를 통해 다음 목적지에 대한 설명을 듣습니다. 예전에는 가이드가 일일이 일본어랑 영어를 번갈아가며 설명했던 걸 이제는 자동화했네요. 

첫번째 장소는 나고 파인애플 파크 ナゴパイナップルパーク. 오키나와는 열대 과일의 천국이고요. 그중에서도 파인애플을 테마로 한 공원입니다.

귀여운 파인애플 전동 카트를 타고 파인애플 농장과 열대 식물들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자동 운전 카트를 타고 녹음된 설명을 듣습니다. 어디든 자동화가 되었네요.

카트라이드가 끝나면 걸어서 공원을 산책하는 시간...

공룡관에 갔다가 모형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움직여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젠 놀이공원에서 만나는 공룡의 움직임이 무척 다양하고 자연스럽습니다. 세상 참 좋아졌어요. 

파인애플 파크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바로 파인애플 과즙과 파인애플 파이, 초콜릿 등 관련 식품을 시식할 수 있는 코너입니다. 일본 최초의 파인애플 와인도 맛볼 수 있는데요.

저는 파인애플 아이스크림 바를 먹었어요. 어렸을 때 먹던 하드의 고급 버전. ^^

아이들과 오는 가족 여행이라면 한번 들러도 좋을 듯... 제주도에 가면 만나는 다양한 테마파크 있잖아요? 그런 분위기에요. 고등학생 이상 입장료는 1,200엔.

다음으로 간 곳은 고리지마, 고리 대교입니다.  古宇利大橋 고리지마를 차로 일주하면 약 8km로 20분 정도 걸리는데요. 도로 옆으로 작은 비치들과 카페들이 있습니다.

버스 여행을 하는 이들 중에는 본토에서 온 6,70대 일본 노인들이 많습니다. 남자 노인은 드물고 여자 노인들이 끼리끼리 다닙니다. 역시 노후에는 친구가 최고에요. 남자 노인은 혼자 커다란 DSLR 카메라와 트라이포드를 메고 출사여행을 다닙니다. 그것도 좋아요. 뭐라도 해야 합니다. 그냥 어영부영 보내기엔 노후가 너무 길거든요. 

8년전에 렌터카로 다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 시절, 데이터 로밍도 안 되고 일본어도 딸리는데 어떻게 렌트카로 다녔나 싶어요. 산속에 있는 민박집을 찾아갈 땐 렌트카에 달린 내비의 gps 수신이 안되어 산속에서 엄청 헤맸는데요. 아버지가 옆에서 계속 이 길이 맞냐고 물어보셨어요. 아니 저도 여기 처음 오는데 맞는지 아닌지 안 가보고 어떻게 아냐고요. ㅠㅠ 

혼자 다니면 이게 좋아요. 헤매도 눈치 볼 일이 없습니다. 여행 가서 어떻게 안 헤매겠어요. 가본 곳도 기억이 안 나면 헤매는데 처음 간 곳에서 길을 몰라 헤매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사는 인생이잖아요. 아빠 노릇도 처음이고, 직장인 노릇도 처음이고, 노후도 처음이에요. 그런 인생을 살아갈 때는 헤맬 수 있는 자유가 소중합니다. 그런 점에서 버스 투어는 무척 편하네요. 운전이며 길찾기며 주차며 다 전문가가 하고요. 난 그냥 이동중에 음악을 듣거나 창밖 구경만 해도 됩니다.

가는 곳마다 자유시간도 충분히 줍니다. 파인애플 공원에서는 1시간. 고우리섬에서는 30분. 추라우미 수족관에서는 점심 시간 포함 3시간이에요. 

오키나와 추라우미 수족관이 있는 해양박공원입니다. 1975년 개최된 오키나와 국제해양박람회장에 설치된 공원입니다. 이곳의 최고 명소는 바로 아쿠아리움이죠.

오키나와 추라우미 수족관
沖縄美ら海水族館│ Okinawa Churaumi Aquarium
한국 드라마 <상어>의 촬영지이자 가장 인기 있고 유명한 관광지. 오키나와 하면 이곳이 떠오른다. 구로시오의 바다라고 불리는 수조는 폭 35m, 깊이 10m, 길이 27m, 용량 7,500톤의 세계 최대 규모로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수조 안에는 고래상어, 쥐가오리를 비롯해 약 70종 16,000 마리의 해양생물들이 살고 있다. 수조를 바라보며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잠시 앉아 오키나와의 바다를 감상해보자. 수족관은 4개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는데 차례로 보다 보면 바다 위에서 가장 심해로 천천히 내려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바다 전망이 아름다운 4층 입구의 테마는 바다로의 초대, 3층은 산호와 열대어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한 산호초 여행, 2층은 대형 수조가 있는 구로시오의 여행, 1층은 심해로의 여행이다.
요금 어른 2,180엔


<오키나와 홀리데이 : (2023-2024 최신판)> (인페인터글로벌 저)

다양한 해양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곳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저처럼 철없는 어른에게도 최고의 놀이터지요. 바닷속 풍광을 물에 들어가지 않고도 즐길 수 있으니까요.

해양 엑스포 공원 곳곳을 걸으며 여유로운 자유시간을 즐깁니다.

버스 투어를 같이 다니는 사람 중에는 인도 커플이 있었는데요. 한국 드라마를 좋아한다고 하기에 나는 인도 발리우드 영화를 즐겨 본다고 했어요. 드라마 도중에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씬을 좋아한다고요. ^^ 인생은 뮤지컬처럼 춤추며 노래하며 살고 싶습니다. 혼자 여행오면 영어로 진행하는 1일 투어를 선택합니다. 그럼 전세계에서 온 여행자들을 만날 수 있어요.

스무살에 영어를 공부한 나를 칭찬해요. ^^


그날의 마지막 종착지는 만자모 万座毛. 류큐왕국을 다스리던 왕이 ‘만 명이 앉기에 충분히 넓은 곳’이라 극찬한 것에서 만자모万座毛라 이름이 유래했다고요. 바다를 향해 툭 튀어나온 바위에 오랜 세월 파도의 침식 작용으로 큰 구멍이 만들어졌는데요. 옆에서 보면 코끼리를 닮아 인기 있는 장소고요.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데이트 장면을 여기서 찍었다네요.

드라마 피디로 일하던 시절도 즐거웠지만, 드라마 촬영장으로 여행 다니는 지금도 좋아요. 과거의 나에게 감사하며 다닙니다. 영어를 공부한 30년 전의 나, 개인 연금 저축을 한 20년 전의 나, 일본어 책을 외운 10년 전의 나, 모두 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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