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람을 만나면 힘들 때 무엇을 하며 자신의 마음을 달래는지 물어보는데요.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한 김수진 앵커는 달리기를 한다고 했어요. 퇴근 후, 여의도 한강 공원을 10킬로미터씩 달린답니다. 더울 때나, 추울 때나, 날씨에 상관없이 뛴다는 이야기에 혀를 내둘렀어요. 궁금한 마음에 물어봤어요. “10킬로미터를 달릴 때, 가장 힘든 구간은 어디인가요? 중간 지점, 아니면 마지막 1킬로미터를 남겨놓은 지점?” “현관까지 가서 신발 끈 묶을 때까지가 제일 힘들어요. 운동화만 신으면 그다음부터는 그냥 달리게 되거든요.” 그 말을 듣고 이마를 쳤어요. 그렇지! 모든 일은 시작이 제일 어렵지요.
부자가 되는 과정도 똑같지 않을까요? 돈을 모으고 불리는 과정에서 가장 힘든 단계는 아마 처음 돈을 아끼고 모아서 종잣돈을 모으는 그 구간이 아닐까 싶어요. 운동화 끈을 맨다는 것은 이제 덥거나 춥거나 나는 나가서 뛸 것이라고 나의 마음을 단속하는 일입니다. 통장에 들어온 급여를 자동이체로 적금에 빠져나가게 만드는 것 또한 내 마음을 다잡는 일입니다. “이제는 월급만 모아서 부자가 될 수 없는 시대다”라고 말하지만 반대로 월급이라도 모으지 않으면 부자가 될 길은 더욱 요원하다고 말하는 책이 있습니다.
<김경필의 오늘은 짠테크, 내일은 플렉스> (김경필)
제목부터 확 와닿지요? 오늘 짠돌이로 사는 이유는 내일 플렉스하며 살기 위해서입니다. 최소한의 투자가 가능한 목돈을 손에 쥘 때까지 하루라도 빨리 돈을 모아야 합니다. 김경필 저자는 사회 초년생에게 주식 투자보다는 정기적금을 권합니다. 정기적금은 시간이 지나면 원금이 계속 늘어나 돈이 쌓이고 그 때문에 자연스럽게 소비를 통제할 수 있는 반면, 주식은 매월 똑같은 원금을 투자하기 어렵습니다. 주식 투자는 어느 순간 원금의 증가율보다 수익률에 매몰되기 십상이고요.
특히 변동폭이 심한 주식이나 코인 투자는 사회 초년생의 소비를 부추기는 경우가 많아 목돈을 만드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목돈을 어느 정도 만들 때까지는 위대한 자동이체의 힘을 빌려야 합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기분이 좋든 나쁘든 딴생각을 하든 말든 급여가 들어온 다음 날 바로 돈을 강제로 빼서 적립하다 보면 어느새 목돈이 만들어집니다. 기본적인 저축을 하고 남는 여유 자금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맞습니다.
재테크를 시작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3가지가 있어요.
첫째, 재테크는 상대가치입니다.
2017년 서울 중위 가격 아파트는 6억 원 정도였고요, 2021년 말에는 무려 12억 원으로 2배나 올랐습니다. 그렇다면 집을 소유한 사람의 부가 2배 늘어난 것일까요? 6억 원을 현금으로 가지고 있으면서 은행에 예금을 한 사람과 비교하면 당연히 재테크를 잘한 것이지요. 하지만 서울에 비슷한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비교해보면 부가 늘어났다고 할 수 없습니다. 지금 집을 팔고 다른 집으로 이사 간다고 해도 12억 원이 그대로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즉 부가 늘어난다는 것은 결국 자신이 가진 돈의 구매력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고요, 재테크를 할 때는 늘 상대가치를 고려해야 합니다.
둘째, 재테크는 반드시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재테크는 선택의 연속입니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는 또 다른 선택을 포기한다는 뜻입니다. 재테크라는 선택에는 반드시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선택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만일 어떤 선택이 가져다주는 만족(효용)과 보상이 그것을 포기하는 기회비용에 비해 적다면 그 선택은 잘못된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재테크의 가장 큰 기회비용은 무엇일까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자동으로 돈의 가치가 줄어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선택 아닐까요? 여기서 공부의 필요가 생깁니다.
셋째, 재테크는 미래의 현금 흐름을 만드는 것이다
소득에는 노동소득과 자본소득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노동소득에 의존합니다. 일하고 월급을 받던가, 대가를 받던가. 자본소득이란 내가 일하지 않아도 일정한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언젠가 은퇴를 하더라도, 즉 노동소득이 끊기게 되더라도 일정한 소득이 발생하는 현금 흐름이 필요하고요. 이 현금 흐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자본소득이며, 이것을 획득하려면 자산이 필요합니다. 재테크의 목적은 자산을 만들고, 그 자산을 키우고, 근로소득이 없어지더라도 그 자산을 통해 미래의 현금 흐름을 계속 발생시키는 것이지요.
‘월급을 받는 모든 사람은 꼭 명심해야 할 사실이 있다. 바로 월급은 유한하다는 것이다. 월급은 딱 300번 받으면 끝난다.
월급이 유한하다고 생각하면 월급이란 현재의 나뿐만 아니라 10년 후의 나, 20년 후의 나, 그리고 먼 훗날 은퇴한 나에게 필요한 돈이다.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관리하라고 맡긴 공금인 것이다.’
저축하는 데 있어 이보다 더 명확한 이유는 없습니다. 미래의 현금 흐름을 만들기 위해 돈을 모은다면 목표액은 얼마가 좋을까요? 수입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지만, 누구나 공동의 목표로 삼을 숫자는 바로 1억 원입니다. 직장 생활 5년, 아무리 늦어도 7년 안에는 1억 원을 손에 쥐어야 한답니다. 아끼고 벌고 모아서 일단 종잣돈 1억 원을 만드는 게 재테크의 핵심입니다. 일정 수준의 목돈을 모으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거든요. 자본소득의 단계로 넘어가는 데 1억 원이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우선 1억 원은 결혼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본이 될 수 있고요. 1억 원은 갭 투자가 가능한 최소한의 자본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자기 사업을 하고 싶다면 1억 원은 새로운 도전을 위한 최소한의 자본이 될 수 있습니다. 아파트 청약을 준비한다면 최소 1억은 있어야 합니다. 분양가 5억 원인 아파트에 당첨되었다면 계약금으로 10%인 5,000만 원을 납입하고, 3년 동안 3억 원을 중도금으로 납입해야 하거든요. 중도금의 경우 규제 지역은 분양가의 40%까지만 대출해주므로 중도금 중 1억 원은 직접 부담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아파트를 청약하고 당첨되었을 때 최소 1억 원이 없다면 내 집 마련을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여러 개의 통장을 만들어 예금을 관리했어요. 일단 보너스가 나오지 않는 달의 급여액에 맞춰 최소한의 금액을 정기 적금에 넣고요. 보너스가 나오는 달에는 분기별 납입한도가 있는 또 다른 통장에 여윳돈을 넣었습니다. 갑자기 연말정산이나 연차 휴가 보상으로 목돈이 생기면 또 정기 예금을 들고요. 그렇게 돈이 모이면 주택 구입 자금으로 옮겼지요.
김경필 저자는 투자를 하더라도 그 금액이 정기적금의 50%를 넘어선 안 된다고 합니다. 단기 목돈을 만드는 시기라면 투자가 0이어도 상관없습니다. 만일 50만 원을 매월 주식에 투자하고 싶다면 최소한 100만 원 정도는 원금과 이자가 보장되는 적금에 납입해야 합니다. 그게 손실액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본 장치라고요.
머니 트레이너로서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영어 단어가 있답니다. 바로 SAVE. SAVE는 3가지 의미가 있는데 ‘아끼다’ ‘모으다’ ‘구원하다’라는 뜻입니다. 아끼고 모으면 그 돈이 여러분의 미래를 구원해줄 것입니다.
'짠돌이의 경제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산관리의 골든타임 (15) | 2024.08.16 |
---|---|
Winter is coming! (15) | 2024.08.14 |
경제 공부, 뼈 때리는 책 (11) | 2024.08.05 |
부자들의 8가지 비밀 (11) | 2024.08.02 |
경제적 자유를 얻는 두 가지 방법 (15) | 2024.0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