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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의 경제 공부

새로운 시대에 자산가가 된다는 것

by 김민식pd 2024. 7. 22.

저를 비롯한 지금의 부모 세대는 운이 좋았어요. 경제 공부를 따로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었어요. 1980년대에는 대한민국 경제가 호황이라 대학만 졸업하면 취업이 쉽게 되었어요. 그 시절에는 재테크가 따로 필요 없었어요. 두 자릿수의 이자를 지급하는 예적금만으로도 재산을 불릴 수 있었고요. 분당 일산 등 신도시 건설 붐이 일면서 내 집 마련 역시 청약을 신청하고 당첨되면 월급을 더해 마련할 수 있었어요. 그러나 이제는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의 시기가 오지 않습니다. 일단 선진국에 들어서면 저성장이 이어질 수 밖에 없어요. 예전의 부자 공식은 먹히지 않는 시대, 이제 한국에서 자산 증식은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젊은 세대를 위한 신자산가의 경제 전략을 알려주는 책이 있습니다.

<신자산가의 인생 습관> (서정덕 / 지와인)

저자는 <서울경제TV>를 거쳐 <뉴데일리> 증권부장으로 일하며 아침 경제 생방송을 진행하는 서정덕 기자입니다. 부자가 되려면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을 하라고 하는데요. 한 방만 노리지 말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삶 대신,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인생이 달라져 있을 진짜 부자의 삶을 살라고 합니다.

요즘 시대에 자산가가 되는 것은 훨씬 더 어렵습니다. 환경이 바뀌었거든요. 주식과 코인 광풍이 몰아친 후,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손실을 본 사람도 상당합니다. 안타깝지만 이제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자산 증식은 예전처럼 쉽지 않습니다. 광풍처럼 몰아쳤던 코인, 주식 시장의 높은 수익률은 살아생전 다시 구경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빨리 깨달아야 합니다. 노동소득만으로는 내 집 마련은커녕 하루하루 생활조차 힘듭니다. 현재와 같은 고물가와 고금리 시대에 기댈 수 있는 것은 부자가 되기 위한 ‘한 방’보다는 ‘차근차근’입니다.

신자산가가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관점을 장착해야 합니다.

첫째, ‘현재 시점’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초저금리 시대에 살았어요. 결정타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였지요. 양적완화 정책을 강하게 쓰면서 엄청난 돈이 시중에 뿌려졌어요. 전 세계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돈의 가치는 하락하고 자산의 가치가 늘어났습니다. 이 시기에 대한민국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고요. 2020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지금껏 한 번도 볼 수 없던 유동성을 겪었습니다. 그 파도를 이용해 엄청난 부를 이룩한 사람도 있고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은 돈 가치 하락에 따라 자산 가치 하락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유례없이 큰 파도가 한 번 친 것을 마치 앞으로도 반복될 일인 듯, 이런 상황을 정상인 듯 착각하면 안 됩니다. 저 당시 만들어진 ‘자산가’들의 파도타기는 머리에서 지워야 해요. 언제 다시 올지 모를 큰 파도만 기다리며 세월을 낭비하기보다는 현재의 파도에 집중하고, 올 게 분명한 크기의 미래의 파도에 대비해야 합니다. 
당분간은 고금리가 계속될 것입니다. 고금리 시대에는 대출을 통해 자산을 구입하여 차액을 노리는 방식의 자산 증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부동산 ‘한 방’, 투자 ‘한 방’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원론적으로 투자하여 근로소득 이외의 것들을 만들어야 합니다. 신자산가가 되려면 ‘일시적’인 ‘특이한 상황’을 돌이켜보기보다는 ‘현재 시점’에서 돈을 모으고 불리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돈을 벌려면 돈에 시간을 써야 합니다.

경제가 고도성장을 하고 근로소득이 높아지던 과거에는 급여가 자산을 늘리는 데에 역할을 크게 했지만, 경제성장률이 정체된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자산을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급여는 여전히 소중합니다. 직장은 계속 다녀야 해요. 다만 일을 하다 보면 자산 축적에 투여할 노력과 시간이 적어진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산을 만들기 위해서는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최소한 남들보다 2시간은 부지런하게 자산을 늘리기 위한 생산적인 활동에 투자해야 합니다. 저자는 남들보다 1시간 빠른 기상과 1시간 늦은 취침을 권하는데요. 저는 수면 시간을 줄이는 건 반대입니다. 수면 부족은 면역력 약화로 인해 건강을 해칠 수 있거든요. 저도 추가 수입을 얻기 위해 새벽 시간을 활용한 건 맞습니다. <매일 아침 써봤니?>에서 말했듯 매일 새벽 5시부터 출근하는 7시까지 2시간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강연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썼으니까요. 그 덕분에 저는 높은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걸 위해 저는 저녁 약속을 잡지 않았습니다. 원래 술 담배 커피를 멀리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늦둥이 아이에게 밤마다 책을 읽어주며 같이 잠자리에 들다 보니 밤 10시 전에는 잠들 수 있었고요. 그래서 일찍 일어나는 게 가능했어요. 사회생활은 어떻게 하느냐고요? 무언가 하나를 얻으려는 사람은 하나를 포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전철에서 책을 읽으며 저는 자기계발에 매진했고요. 그런 공부가 조기 은퇴를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남보다 더 많이 벌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을 쓰셔야 합니다. 

셋째, 자산 축적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돈에는 중력이 있어요.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큰 중력이 작용합니다. 돈을 행성이라고 생각해봐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을 축적하여 일정 궤도에 오르면 그 다음은 수월해집니다. 각각의 행성이 자기만의 궤도를 가지고 도는 것처럼, 안정된 수익을 얻으려면 자신이 가진 자산이 돌아가는 궤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묵혀두지 말고, 일확천금을 노리지도 말고, 돈이 돈을 버는 자기만의 반복되는 리듬을 만들어야 합니다. 

돈으로 이루어진 천체들로 나만의 은하를 만들 때 가장 큰 빛을 발하는 건 급여일 것입니다. 내가 버는 돈 중 가장 무거운 중력을 발휘하는 월급. 월급이라는 항성 주위로 작은 행성들이 돌아갑니다. 강연 소득, 연금 수입, 인세 수입, 블로그 수익, 새로운 구조물을 하나씩 하나씩 늘려 나의 밤하늘이 크고 작은 별들로 빛나게 하는 거죠.



현재 전 세계는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와 낮은 물가에서 고금리와 높은 물가로 단기간에 변화하며 자산 가격의 급변동을 맞이하고 있어요. 당분간은 고금리 시대가 이어질 것 같습니다. 이럴 때 몸을 웅크리며 다음에 올 커다란 기회를 잡겠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넋 놓고 기다리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기다리기만 하면 작든 크든 일어나는 수많은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특히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가 본격화된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자산가가 되려면 인생의 역전 홈런 한 방을 노리고 웅크리고 있으면 안 됩니다. 크든 작든 기회라 생각하면 바로 실행에 옮기고, 타석에 자주 올라 베이스를 밟아야 합니다. 드라마 피디로 일하던 제가 그랬어요. 저는 매 작품마다 히트를 시키는 스타 피디는 아니었어요. 타율이 높지 않은 타자가 안타를 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타석에 더 자주 들어서야 합니다. 기회를 늘려야 해요. 

저자는 ‘자기 업에서 전문가가 돼라’고 말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이런 말을 했죠. “훌륭한 일을 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일단 본업에 충실해야 합니다. 직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불안해진다면, 투자 자체에도 불안감이 그대로 전해질 수 있어요. 본업이 흔들리면 심리적으로 불안해지거든요.

이제 우리는 본캐, 부캐 등 여러 정체성을 갖고 사는 시대에 삽니다. 많은 이들이 본캐가 잘 안 될 때 부캐를 만들려고 하는데요. ‘일정 정도의 전문성’을 계속 쌓아가는 본캐가 존재해야 부캐도 가능합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재테크를 통해 자산을 모아 조기 은퇴를 꿈꾸는 이들이 많습니다. 월급 받아 어느 세월에 부자가 되느냐고 하는데요. 본업에서 일가를 이루는 사람이 전문성과 직업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투자라는 부업에서도 성과를 이루기 쉽습니다.

본업이 확고하고 전문성이 있으면 투자도 잘됩니다. 덜 불안하고 하락장에 조급해져서 실수해서 돌이키지 못할 손해를 보지도 않고요. 손해를 입어도 소득이 있으니 다시 회복할 수 있어요. 여윳돈으로 투자하니 과감하게 베팅을 할 수도 있고, 급전이 필요할 때 조기 수익실현을 위해 돈을 빼는 조급함도 사라집니다. 

부모처럼 부자가 될 수 없는, 현재의 젊은이들, 신자산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많은 조언들을 해주시는데요. ‘경제 눈치를 키워라. 자기 업에서 전문가가 돼라. 새벽같이 실행하라. 오늘의 관점을 가져라. 반복을 통해 부지런해져라. 즐기지 말고 성취하라. 제발 일찍 일어나라. 신뢰받는 자산가가 돼라.’ 책을 읽다 보니 시대는 바뀌었어도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대전제는 변화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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