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인문학>을 읽다 반가운 이름을 만났어요. 바로 <경쟁 우위>의 저자 마이클 포터입니다. ‘현대 전략 분야의 아버지’라 불리는 포터는 26살에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로 임용되었고요. 35살 때 하버드 최연소 정년 보장 교수가 되었습니다. 마이클 포터는 1979년에 “어떻게 경쟁 요소들이 전략을 형성하는가(How Competitive Forces Shape Strategy)”라는 논문에 ‘5가지 경쟁 요소’를 처음 소개했는데, 이 이론은 경영학계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마이클 포터에 의하면, 어떤 기업의 수익성은 이미 정해져 있다. 어떤 기업이 얼마나 벌 수 있는지는 그 기업이 속한 산업의 경쟁 강도에 따라 달라진다. 경쟁이 없을수록 경쟁이 덜 치열할수록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
경쟁이 얼마나 치열할지는 5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즉 산업의 경쟁 강도를 결정짓는 5가지 요소로, 신규 진입 위협, 라이벌 기업 간의 경쟁, 공급자의 교섭력, 구매자의 교섭력, 상품이나 서비스의 대체 위협 등이다.’
이 중 구매자의 교섭력과 공급자의 교섭력을 제외한 3가지 요소를 살펴보지요.
첫째, 신규 진입 위협. 진입장벽이 없어 누구나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면 큰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 아닙니다. 돈을 좀 번다는 소문이 나면 바로 경쟁자들이 치고 들어오거든요.
둘째, 라이벌 기업 간의 경쟁. 경쟁 기업의 수가 적을수록 돈을 많이 벌 수 있습니다. 시장을 독점한 기업은 막대한 이윤을 올릴 수 있어요. 저자는 독점사업에 투자하라고 합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독점사업은 무엇일까요? 바로 부동산입니다. 그 위치에 그 땅은 하나뿐이기 때문이지요.
셋째, 상품의 대체 위협. 만약에 기업이 만드는 상품이 하나뿐이라면 이 상품의 대체 상품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이 회사는 망하게 됩니다. 경쟁사에서 대체 가능한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더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회사는 위기를 맞습니다.
경영학과를 다니고 재무관리를 전공한 우석님은 수업 시간에 마이클 포터를 배웠습니다. 나는 어떻게 포터 교수를 만났을까요? 1992년 대학 졸업을 앞두고 경영학과 수업을 청강했습니다. 저는 자원공학과에서 배우는 석탄채굴학이나 암석역학 같은 과목이 대학 졸업 후 내게 무기가 되어 줄 것 같지 않았어요. 그래서 국제경영학 수업을 들었습니다. 영어를 잘 하는 내가 국제 경영을 배운다면, 무역상사에 취업할 수 있는 길도 열리지 않을까 하고요. 그러다 수업 시간에 마이클 포터의 논문을 읽고 그의 이야기에 완전 반했어요. 포터 교수는 국가의 경쟁력을 말하지만 같은 원칙을 적용하면 개인의 경쟁력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1992년에 마이클 포터의 책을 원서로 찾아 읽고 고민해봤어요. 나의 경쟁 우위는 어디에 있는가? 대학 다니면서 받은 상장이 2개 있어요. 1년에 200권의 책을 읽고 울산 남부 시립도서관에서 받은 다독상, 영어 회화책 한 권을 외우고 나간 전국 대학생 영어 토론대회에서 받은 2등상. 영어와 독서가 나의 경쟁 우위라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졸업할 때 삼성물산과 KOTRA 같은 종합상사에 지원했습니다.
세계화 시대에 해외시장 개척의 첨병이 되고 싶었는데요. 아무도 나를 뽑아주지 않았어요. 괜찮아요. 내가 원하는 곳에서 나를 받아주지 않으면 나를 받아주는 곳에 가서 최선을 다하면 되니까요. 그래서 외국계 기업의 영업사원으로 일을 시작했고요. 나중에 통역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통역대학원을 다니며 깨달았어요. 나보다 영어를 잘 하는 동기들은 많은데, 나보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드물더라고요. 그렇다면 나의 진짜 경쟁 우위는 독서를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아닐까? 이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 분야가 무엇일까? 저는 그게 피디라고 생각했어요. 대본을 읽어 영상을 창작하는 사람. 스토리텔링을 즐기는 능력. 그래서 MBC PD 공채에 지원했고요.
공대를 다니던 제가 경영학과 청강 수업에서 마이클 포터 교수를 만났고요. 제 삶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나이 쉰에 경제 공부를 하다 투자의 고수가 쓴 책에서 오래전 스승을 다시 만나니 반갑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꾸준히 공부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그게 저의 경쟁 우위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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