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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

세상이 원하는 것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서

by 김민식pd 2012. 3. 28.

큰 딸 민지와 아내는 가끔 실랑이를 벌입니다. 12살 딸을 아침에 깨우면 아이는 울상을 짓습니다.

숙제다 학원이다 할 게 너무 많아서 불행하대요.

아내가 묻습니다. '그럼 넌 뭐가 하고 싶은데?' '잠!' ^^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이 없으면, 엄마는 불안해서 가서 자꾸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잔소리를 합니다. 스스로 하고 싶은 일에 빠져 있는 아이에게는 부모도 잔소리 못합니다. 대견할 뿐이죠.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이 없으니까, 적성을 찾아준다고 이거도 시키고 저거도 시킵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아이는 질려서, 재밌어야 할 피아노나 수영이 숙제가 되는 거죠.

 

 

"아빠, 난 커서 뭘해야 할까?" "무엇이든 네가 하고 싶은 걸루~" (얘는 둘째 민서에요.)

 

어른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학생이 되어, 가장 중요한 일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도 모르고, 일단 스펙부터 쌓는 이들이 있습니다. 스펙을 쌓는 이유? 자기가 하고 싶은 게 분명하지 않으니, 일단 세상이 요구하는 모든 조건을 다 충족시키겠다... 그런 자세죠.

이건 정말, 아니 아니 아니 되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언지 모르는 사람은, 세상 사람들의 눈치를 봅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좋다는 일에 도전합니다. 문제는 다들 그러다 보니, 일부 직업과 일부 직장에 편중됩니다. 경쟁률이 높다 보니 삐까뻔쩍한 스펙을 갖고도 떨어집니다. 그걸 보고, '와, 저 정도 스펙으로도 안되면, 나는 스펙을 더 쌓아야겠구나' 하고 다시 스펙만 죽어라 쌓습니다. 이건 전형적인 악순환이죠.

 

PD 면접을 볼 때, 스펙이 좋다고 사람을 뽑진 않습니다. 스펙이 좋은 사람은, 창의성은 제로인 모범생입니다. 그냥 세상의 기준에 자신을 맞춘 사람입니다. 그보다는 세상 눈치 안보고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한 사람을 뽑습니다. 자기 멋대로 사는 사람이 훨씬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재입니다.

 

20대, 가장 중요한 일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입니다. 여행도 해보고 연애도 해보고 책도 읽고, 다양한 삶을 경험하면서 나의 길을 찾아보세요. 청춘은 즐거운 시간입니다. 마음껏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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