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조조 영화로 '철의 여인'을 봤습니다. 마가렛 대처의 일생을 그린 영화에서, 내가 가장 인상적으로 본 장면은 대니스 대처가 청혼하는 대목입니다. 마가렛이 26세의 나이로 하원의원 선거에 나섰다가 패배하고 실의에 차 있을 때, 대니스가 옵니다. "당신이 왜 졌는지 알아요? 당신은 보수의 이념을 내세웠지만, 아직 미혼 여성이에요.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는 보수주의자들에게는 어필하기 힘들죠. 다음 선거에는 당신이 이기게 해 줄게요. 나랑 결혼을 해주세요." 



이 얼마나 멋진 청혼인가요. 당신이 선거에 이겨서, 여성 하원의원이 되었으니까 청혼하는 게 아니라, 선거에서 졌으니까 하는 청혼. 다음에는 당신이 잘되도록 내가 옆에서 돕겠다고 하는 청혼.

사람들은 연애를 미룹니다. '지금은 내가 가진 게 없으니까, 연애를 할 수 없어.'
어른들도 연애를 말립니다. '지금은 공부하고, 연애는 나중에 성공해서 해.'

미안하지만, 좋은 대학 간 후에, 좋은 직장 간 후에 찾아오는 인연은 당신을 보고 오는 게 아니라 당신의 조건을 보고 오는 사람입니다. 어렸을 때, 남자가 사업하다 망하면 그 집 아내가 도망가는 경우를 보며 정말 이상했어요. 정작 가족이 필요한 순간은, 잘 나갈 때가 아니라 누군가 고난에 빠져 힘들어할 때 아닌가요? 돈 보고 오는 사람은 돈이 없어지면 사라지는구나... 잘 나갈때는 옆에 있다가, 힘들 때 도망가는 건 가짜 사랑이구나.

영국 최초의 여자 수상이 되어 냉전을 종식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한 '철의 여인', 그녀를 평생 곁에서 지켜준 남자, 대니스 대처. '철의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법? 간단합니다. '철의 여인'을 만나는 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그녀가 '철의 여인'으로 성장하도록 든든하게 곁을 지켜주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나의 조건이 초라하다하여 다가오는 남자를 마냥 내치지는 마세요. 그 사람이 당신의 꿈을 도와줄 사람일 수도 있으니까요. 역으로, 최고의 조건을 가진 남자와 만나기를 꿈꾸지도 마세요. 지금 당신 옆에 있는 그 사람을 최고의 남자로 만들어 주세요. 그게 진짜 보람찬 인생이니까요.

조건보다는 가능성을,
가능성보다는 사람을 보세요.  
그게 진짜 사랑입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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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iret 2012.02.27 08: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건을 따지기 이전에 대상이 없는걸요 @.@

  2. 강냉돌이 2012.02.27 11: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늘 좋은글이 쉼없이 올라오는군요 오늘도 잘봤습니다.

  3. 연애상담사 2012.02.27 1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연애상담사&돗자리도사&파업전문가! 새로운 달도 끼어 있으니 뭔가 기대하게 됩니다. 피디님도 즐거운 일주일 되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