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도 중요하지만, 즐겁게 사는 것도 중요하지요. 추천하고 싶은 개봉작 3편 나갑니다~
1. 디센던트
제목만 보면, 디센던트? 그거 몇년전에 나온 영국제 공포 영화 아닌가? 헷갈릴 수 있습니다. 네, 그건 '디센트'구요, 이건 '디센던트'.
조지 클루니가 멋지게 늙어가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는 영화랍니다. 전 ER 첫 시즌을 보며 조지 클루니에 완전 뿅 반했답니다. 제가 95년에 외대 통역대학원 다닐 때, ER이 인기를 끌었죠. '저 잘생긴 의사는 누구지? 대머리 의사랑 완전 비교되는?' 그가 조지 클루니였구요. 그는 나이 34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배우로 이름을 날립니다. 저는 이듬해 나이 설흔살에 피디 시험에 처음 응시하구요, 나이 마흔에 드라마 피디로 전업합니다. 인생에 늦은 나이란 없더라구요. 하고 싶은 걸 하느냐 못 하느냐만 있을 뿐이지.
우리에게 눈부신 10대 청춘 스타로 다가와 나이 들어 사라지는 배우가 있는가하면 조지 클루니처럼 처음부터 원숙한 모습으로 다가와 늙어가며 더욱 빛을 발하는 배우가 있습니다.
'디센던트'는 찌질한 중년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줍니다. 당연하지요. 감독 알렉산더 페인은 '어바웃 슈미트'와 '사이드웨이'로 찌질한 루저의 삶을 그리는데 탁월한 솜씨를 입증한 연출가니까요. 그런 루저 코미디의 대가에게 자신을 맡기고,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살을 찌우고 망가지는 모습을 그리는데 최선을 다하는 조지 클루니... 감독이 보기에 얼마나 사랑스러웠을까요!
멋지게 태어나는데 실패한 저로서는, 클루니처럼 멋지게 늙고 싶은게 소망인데...
루저의 정의? 실패해서 루저가 아니라, 졌다는 걸 인정하지 않아서 루저라는군요.
조지 클루니를 보니, 그냥 인정하렵니다. 졌어요. 그대가 진정 멋진 루저입니다.
2. 아티스트
3D 블록버스터 영화가 주름잡는 세상에 흑백 무성영화라니요, 이 무슨 시대착오랍니까? 망한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며 아쉬운 점은 3가지입니다. 1. 스토리, 2. 스토리, 3. 스토리...^^ 화려한 그래픽과 물량 동원으로도 빈약한 이야기의 구멍을 메울수는 없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아티스트는 화려함이나 기술의 발전을 역행하고도, 이야기의 진정성 하나로 멋진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걸 증명합니다.
개인적으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클라크 게이블과 '사랑은 비를 타고'의 진 켈리를 좋아하는데, 두 사람의 부활을 2011년판 흑백영화에서 목격하는 것 같아 기분 좋았습니다. 고전 영화의 팬이라면 누구나 즐기실 수 있습니다.
3. 자전거 탄 소년
음... 이 영화는... 추천과 비추 사이에서 갈등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해외 영화제에서 항상 호평받는 다르덴 형제 감독의 신작입니다. 폭력의 기원은 무엇인가를 성찰하는 영화인데, 영화를 보면서 자꾸 마음이 불편해진다는 점에서 강추하기엔 꺼려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낄낄거리며 즐기는 걸 좋아하는데, 이 영화는 그러기엔 살짝 불편한 지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결손 가정에서 문제아가 나온다는 도식은 동의할 수 없어요. 그러기에 아이에게는 부모의 사랑이 중요하다는 얘기는 될 수 있겠으나,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가정 환경의 문제로 누군가를 잠재적 범죄자로 몰고갈 수는 없으니까요.
영화를 보는 것, 연출가에게 중요한 일상입니다. 연출 지망생 여러분께도 마찬가지구요.
디센던트의 클루니를 보며, 인생에 너무 늦은 나이란 없다는 것,
아티스트를 보며, 역시 이야기가 기술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
자전거 탄 소년을 보며, 매체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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