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짠돌이의 경제 공부

돈을 아끼려면 자존감부터 키우세요

by 김민식pd 2024. 4. 1.

돈을 아끼면 짠돌이로 살게 됩니다. 짠돌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구두쇠 스크루지? 굴비를 보며 침만 흘리는 자린고비? 인색하기만 한 노랭이 영감? 돈은 많이 모았을지 모르나 왠지 행복할 것 같지는 않죠? 그런데 저는 평생 행복한 짠돌이로 살았어요. 저는 돈을 아끼는 습관을 기른 20대 이후 평생 돈 걱정을 해본 적이 별로 없어요.

쇼핑을 하면 뇌에서 도파민이 나옵니다. 도파민은 신경전달물질로서 게임을 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쇼핑을 할 때 많이 분비되지요. 그런데 저는 어려서부터 자극적인 취미엔 관심이 없었어요. 오히려 책을 읽을 때 쾌감이 더 컸어요. 책을 많이 읽고 나니 마음의 허전함이 사라졌고요. 굳이 술 담배 커피를 하거나 돈을 쓸 이유가 없었어요. 무엇보다 저는 에리히 프롬의 책 <소유냐 존재냐>를 읽고 무엇 하나 더 가지려고 노력하기보다 나의 존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고 결심했거든요. 그래서 20대부터 책을 읽고 영어 공부를 하고 여행을 다녔어요. 비록 가진 게 많지는 않았어도 자존감만은 높았지요. 예전에 소개한 <EBS 다큐 프라임 자본주의>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낮아진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서 소비를 하게 됩니다. 이 소비로 인해 잠시 자존감은 회복이 되지만 결국은 다시 낮아진 자존감 때문에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되죠. 결국은 낮은 자존감이 과소비를 불러옵니다.” (곽금주 교수)
 
억지로 돈을 아끼고 모으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남들 다 하는 걸 왜 나는 못하고 살지? 스스로 초라하다고 여겨질 수 있어요. 그럴 때는 소비 말고 다른 방식으로 자존감을 키워보세요. 나는 무엇을 할 때 즐거운 사람인가? 돈을 써야만 즐거운가? 돈을 쓰지 않고도 즐거운 활동, 나를 성장시키는 활동을 찾는 겁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병후 선생님은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부정적인 정서가 있으면 쇼핑중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하고의 관계에서 사랑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고, 현재 본인이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본인의 어떤 성격적인 부분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에서 적절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쇼핑중독이 될 수 있습니다. 애정적인 부분에서 불균형을 이루는 경우가 쇼핑중독의 원인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외로움 수업> 책에서 강조한 이야기인데요. 남이 나를 좋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나를 아끼는 마음입니다. 한도 초과로 찍힌 카드 명세서를 보고, 펑크 난 통장을 보고 화를 내지 마세요. ‘도대체 돈을 어디다 쓴 거야?’ 그럼 다시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고요. 이는 다음 소비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어요. 

나를 안아주세요. 제가 세상 사람들에게 비난받을 때 나를 안아준 것처럼요. 모두가 나를 손가락질할 때 나마저 나를 외면하면 내가 얼마나 불쌍해요? 가만히 자신을 토닥여주는 겁니다. ‘마음이 너무 허해서 그랬나 봐. 괜찮아. 이제 우리 돈을 안 쓰고도 나를 아껴줄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나 한번 찾아보자 응?’
 
20대에 책을 읽으면서 저는 자존감이 올라갔어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외모에 자신이 없어지고 관계를 맺는 데 용기를 내기 어렵습니다. 자존감이 낮으면 ‘나는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고, 그러면 나를 멋지게 치장해 주고, 나의 가치를 높여줄 물건을 구하게 되는 거죠.

20대에 동네 도서관에서 다독상을 받거나, 전국 대학생 영어 토론대회에 나가서 입상하는 경험이 인생을 바꾸어 놓았어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혼자 영어책을 외우는 데는 돈 한 푼 들지 않았어요. 하지만 내 삶을 그 어떤 명품보다 더 값지게 만들어줬어요. 물질에 대해서 돈을 쓰는 소비보다는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경험에 투자하는 쪽이 훨씬 더 만족스럽고 행복도 오래 지속 하더라고요.

나이 쉰 다섯, 저는 요즘 매일 근력 운동을 합니다. 하루에 100개씩 스쿼트를 하거나 탄력밴드로 1시간씩 운동을 합니다. 매일 30분씩 일본어 회화책을 외우고 있고요. 연금을 모으고, 자산을 불리는 것보다 나를 더 좋아하도록 만드는 노력이 최고의 재테크라고 믿습니다. 

“자존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자신을 보다 깊이 사랑하게 만들고, 돈을 덜 쓰게 해줄 수 있습니다.” (올리비아 멜란 임상심리학자, 머니 코치) 
    
내가 나 자신을 좋아하게 만드는 작은 루틴을 만들어보아요. 그럼 돈을 아끼는 것도 더 쉬워질 거예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