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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2017 MBC 파업일지

용역깡패냐, 언론인이냐, MBC 파업을 가르는 기준.

by 김민식pd 2012. 2. 10.
파업 시작하고 평소 제가 좋아하는 분들을 다 만나고 있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정연주 KBS 사장님, 동아특위 선배님들, 명진 스님, 탁현민 교수님, 김미화 선생님 등등... 어제는 '무려 철학박사!' 강신주 박사님을 MBC 파업 집회 현장으로 모셔와 특강까지 들었습니다. '무려 철학박사'라는 표현은 강신주 박사님이 '색다른 상담소'에 출연하실 때 김어준 총수가 외모와 달리 '무려 철학박사!'라고 놀릴 때 붙인 별명입니다. '색다른 상담소', 제가 참 좋아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었는데, 단명했죠... 참 아쉬웠어요. '이 좋은 기획을!' 하긴 생각해보니, 프로그램 열심히 한 DJ들, 김미화 윤도현 김어준 김흥국, 다 자르고 지금 도망다니는게 바로 김재철 사장입니다. 

강신주 박사님은 학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에 나가 첫머리에 이렇게 묻는답니다. 
"유괴범이 될 거에요? 선생님이 될 거에요?"

유괴범과 선생님을 가르는 기준? 간단합니다. 아이를 인질로 부모에게 돈을 받으면, 유괴범이구요, 아이를 가르치는 일이 재밌어서 열심히 했는데 나라에서 돈까지 주면, 선생님입니다. 우선순위의 문제죠.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느냐? 좋아서 일을 했는데 돈까지 생겼느냐?' 아이들보다 돈이 우선이라면, 좋은 선생님은 커녕 유괴범 되기 쉽상입니다.

방송사 직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 입사했느냐,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입사했느냐?'로 인생은 크게 갈립니다. 돈을 벌기 위해 MBC 입사한 사람은 회사 말을 들어야합니다. 낙하산사장이 정권 홍보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취재를 하지 말라고 하면 취재하지 말고, DJ 자르라 하면 자르고, 정권 찬양하라고 하면 해야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양심도 팔아야합니다. 직장인이라면 당연한거 아니냐구요?

자, 돈을 벌기 위해 양심을 팔았다면, 그가 회사 말만 들을까요? 돈만 주면 다하는 사람이 됩니다. 돈 받고 비리 눈감아 주고, 돈 받고 배우 캐스팅하고, 돈 받고 뉴스 내보내줍니다.방송사 피디로 입사했다가 비리 사범이 되어 회사를 떠난 선배들 많이 봤습니다. 다 우선순위를 잘못 선정한 탓입니다. 

돈을 받고 힘센 자의 뒤를 봐주고, 돈 받고 약한 자를 괴롭히는 사람을 뭐라고 부르나요? 용역깡패라고 부릅니다. 정권의 하수인이 되어 권력의 눈치를 보고 재벌 대기업에 돈 받아 서민들을 속이는 사람, 비리 공범이자 용역깡패지요.  
   
돈을 벌기 위해 언론사에 취직한 사람들, 자칫하면 비리 사범 되고, 용역 깡패 됩니다. 돈 한 푼 안 받아도 좋으니, 나는 기자를 해야겠다, 나는 피디를 해야겠다, 나는 카메라맨을 해야겠다, 나는 엔지니어를 해야겠다. 그런 분만 MBC 오세요. 그런 분들이 더 열심히 일하구요, MBC는 그런 분들 덕에 먹고삽니다.

결국 인생의 모든 문제는 하나로 귀착됩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제 블로그는 여러분에게 보내는 편지이자,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되새기는 다짐입니다.

'공짜로 즐기는 세상', 이 한 문장에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저의 답이 담겨있습니다.

돈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즐겁게 살고 싶습니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최고의 언론사에 다니고 싶지, 모두가 정권의 하수인이라고 손가락질하는 회사는 다니고 싶지는 않습니다. 차라리 돈 없이 즐겁게 사는 편을 택하지,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부패한 조직의 일원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쪽팔리기 싫어서...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믿기에 우리는 파업을 합니다. 

내 삶을 사는데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돈이냐, 재미냐,
용역깡패냐, 언론인이냐,
회사의 노예로 살 것인가, 내 삶의 주인으로 살 것인가,

파업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저의 결정은 20대에 이미 내려졌습니다.
저의 파업 슬로건은 제가 1년 넘게 운영해오는 블로그의 제목입니다.
'공짜로 즐기는 세상' 돈보다 중요한 즐거움의 가치, 그 하나를 위해 싸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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