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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은퇴자의 세계일주

태국 꼬란섬 여행

by 김민식pd 2023. 3. 21.

작년 12월에 태국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방콕에서 하루 지낸 후, 파타야로 버스를 타고 넘어가, 다시 배 타고 꼬란섬으로 들어갔어요. 예전에 방콕+파타야 패키지 투어를 갔을 때, 꼬란섬 (산호섬) 스노클링을 한 적이 있는데요. 언젠가 다시 오고 싶었어요.

꼬란 섬의 한적한 해변.

새우볶음밥 더하기 콜라 150바트 우리돈 5500원. 2001년에 코사모이 여행 왔을 때, 볶음밥이 1000원 정도였던 것 같은데, 이제는 태국의 관광지 물가도 많이 올랐네요.

하긴 그때랑 비교하면 한국의 물가도 많이 올랐으니까요. 

해질 무렵, 사람들이 튜브를 타고 바다로 나갑니다. 낚시대를 하나씩 들고 나가네요.

저렇게 튜브를 타고 바다낚시를 하는군요.

다음날 아침, 스노클링을 나갑니다. 혼자 배낭여행 다니다보니,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저렴한 투어를 예약했어요. 배타고 나가서 1시간 정도 스노클링하고 돌아오는데 8천원.

저빼고는 다 태국인 현지 여행자들이에요. 산호초가 있는 곳에 도착해 배에서 내릴 준비하는데, 선장이 와서 뭐라뭐라 태국어로 막 설명합니다. 내가 못 알아듣고 눈만 똥그랗게 뜨고 있으니까, 옆에 있는 태국인 손님에게 뭐라 그래요. 분위기로 봐서는...

"얘 왜 우리말 못 알아들어?"
"그 사람 태국 사람 아닌가봐요."
"뭐? 그럼 어느 나라 사람이야?"
"그러게요?"
ㅋㅋㅋㅋㅋ

선장님, 당황하셨어요? 저 한국 사람이에요. 동남아 여행 가면 언제나 현지인 대접을 받는 코스모폴리탄~^^

물 속에 들어가니 산호초랑 열대어들이 반겨줍니다. 파타야 인근에서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는 게 강점이네요. 방콕까지 비행기 삯이 싸고요. 방콕에서 파타야는 버스로 2시간. 가까워서 편해요.

서울에서 사 간 스노클링 마스크, 아주 만족스러워요. 얼굴을 다 덮으니까 호흡하기도 편하고요. 고글 안으로 물이 들어오는 일도 별로 없어요. 여름이 오면 제주에 가서 또 하고 싶네요, 스노클링.

꼬란 섬에는 부둣가로부터 해변을 따라 좌우로 숙박업소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예쁜 오션뷰 숙소들이 많아요. 저는 혼자 배낭여행 다니기에 저가형 숙소를 찾았어요.

방갈로 독채를 쓰는데요.

1박에 32,000원.

어딜 가든 저는 걸어서 동네 산책하는 걸 좋아합니다.  

골목마다 늘어져 낮잠을 즐기시는 견공들이 많습니다. 개가 온순하다는 건 사람들이 순하다는 뜻 아닐까요?
길에서 잔다고 혼내는 사람이 없고, 귀찮게 하지 않으니 개들도 평화롭게 사는 거지요.

아무리 그래도 이 녀석은 너무 마음 편하게 자네요. ^^

그런데 마을 끝을 지나는데 개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한 녀석이 나를 향해 짖어대니까 잠자던 개들까지 몰려와 너댓마리가 나를 쫓아옵니다. 얘들은 들개인가? 인도 여행할 때 들개를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는데, 방금 전 본 온순한 친구들은 어디로 가고?

역시 사람이나 개나 섣불리 일반화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사람이 좋을 리가 없듯, 개들도 나쁜 개가 있는거죠. 순한 녀석들이 패거리를 지어 몰려다니면 공격성이 드러납니다. 

어떻게 하지? 나를 빙 둘러싸려고 합니다. 내가 겁먹은 걸 눈치챘는지 조금씩 다가오며 더 자신만만하게 이빨을 드러냅니다. 할 수 없지. 최후의 수단을 강구합니다. 길바닥에서 돌멩이를 주워들어요. 그 순간, 개들이 바로 줄행랑을 놓습니다. 개들도 이 동작의 의미를 아는 거죠. 


인간에게 두 팔이 있다는 건, 동물들 중 유일하게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내가 개와 맞붙어 서로 이빨로 물고 뜯고 싸운다면, 송곳니가 퇴보한 내가 필패지요. 하지만 투석전으로 가면 내가 우위에 섭니다. 개들은 팔이 없거든요. 

황급히 도망가는 개들을 보고 깨달아요. 아, 많이 겪어봤구나. 사람들이 개를 쫓을 때는 돌이나 물건을 던졌을 거예요. 그러니 내 동작의 의미를 이해하고 바로 도망치는 거죠. 그냥 내빼기는 자존심이 상하는지 한 녀석이 다시 돌아오려고 합니다. 돌을 하나 더 집어들었어요. 이제 양손에 돌이 있어요. 저 녀석이 조금 더 다가오면 본보기로 저 녀석은 혼내줘야 합니다. 약한 녀석들이 무리지어 덤빌 때는 제일 세 보이는 우두머리를 공격하면 나머지는 도망가거든요. 그런데 우두머리가 머리는 있어요. 양손에 든 돌을 보더니 그냥 내뺍니다

돌이 두 개라는 거, 하나를 못 맞춰도 또 하나가 남는다는 거지요. 하나가 틀릴 각오는 해야해요. 예비책은 있어야 마음이 든든합니다.

살다보면 가끔 불행이 달려들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주머니 속 조약돌을 만지작거리며 마음의 안정을 구합니다. 독서, 여행, 운동, 취미, 몇개의 대비책이요.

태국 배낭여행은 제게 저가 여행의 아이콘입니다. 작년 12월에 8박9일 여행하는데 총경비가 74만원 들었어요. 항공권을 41만원에 샀으니, 숙식 및 교통비는 33만원 정도 든 거죠. 나이 들어 연금생활자로 살 때, 해외여행이 당긴다면 그때도 태국을 찾을 것 같네요.

태국이라는 가성비 좋은 여행지가 있어 늘 든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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