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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

누군가를 짝사랑할 때 필요한 것, 두 가지

by 김민식pd 2022. 8. 8.

2017년에 짝사랑을 고백하는 글 한 편을 블로그에 썼어요. 제목이 대놓고 '장강명이 좋아서'예요. 장강명 작가님에 대한 저의 애정을 고백하는 글에서, <한국 소설이 좋아서 (장강명 기획/50인 공저)>라는 무료 전자책을 소개했어요.

'한국 소설을 소개하는 50인의 리뷰를 모은 책인데요. 누가누가 더 재미난 소설을 찾아내나, 누가누가 더 맛깔난 글로 독자를 유혹하나. 글쟁이들의 진검승부를 보는 재미가 있어요. 흥미진진한 한 판 대결입니다. 이 멋진 향연을 공짜로 즐기다니 황송할 지경인데요, 이 책이 무료로 나온 사연이 있어요. 
장강명 작가는 공모전 당선작인 소설 <댓글부대>로 '오늘의 작가상'을 또 받았는데요. 한 작품으로 상금을 두 번 받기 민망했다네요. 상금을 의미있는 작업에 쓰기 위해 내놓습니다. 그리고 재미난 한국 소설을 소개하는 서평을 모읍니다. 50명의 작가, 독서가, 서평가들에게 원고를 받아 모은 것이 이 무료 전자책입니다.'
 
https://free2world.tistory.com/1315 

 

장강명이 좋아서

저는 심한 활자 중독이라, 읽을 거리가 없으면 불안 장애가 옵니다. 화장실에서 가서, 읽을 게 없으면 비데 사용법이라도 읽습니다. ^^ 전철 타고 책을 읽다가 남은 페이지가 줄어들면 불안해집

free2world.tistory.com

저는 공짜를 좋아합니다. 마트에 가면 1+1 상품을 무조건 고릅니다. 하나를 사면, 하나가 공짜가 된 것 같은 착각? 제가 한 작품으로 문학상을 두 번 타고 그래서 상금을 1+1으로 받았다면, '이게 왠 횡재수냐!'를 외치고 좋아하고 말 것 같아요. 그런데 장강명 작가님은 그 돈을 내놓습니다. 아, 이런 멋진 자세는 좀 배워야하는데... 감히 제가 범점할 수 없는 경지이므로, 그냥 멀리서 흠모하기만 합니다.

제가 즐겨 읽는 무료 전자책 중에는 <채널 예스>라는 잡지가 있어요. 예스24에서 만드는 잡지인데요. 좋은 책을 소개하는 리뷰와 저자 인터뷰들로, 읽을 거리가 풍성합니다. 장강명 작가님이 잡지에 연재도 하시는데요. 어느날 <한국 소설이 좋아서 2>의 제작 소식이 올라옵니다. 이번에도 같은 작품으로 상금을 두 번 받으신걸까요?


'한 책으로 영화 판권을 두 번 팔게 됐다. 어느 영화사가 구매한 판권을 다른 제작사가 웃돈을 주고 가져갔다. 그 과정에서 내 몫이 또 생겼다. 그런 일이 가능한지 미처 몰랐다. 어쨌든 그렇게 생긴 돈으로 『한국 소설이 좋아서 2』를 만들기로 했다. 이번에는 장편소설을 대상으로 할 계획이다.'

그냥 무료 전자책을 만들어 배포하고 말게 아니라, 온라인 독서 플랫폼까지 만들어 책 읽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꾸미겠다는 생각까지 하십니다.

'『한국 소설이 좋아서 2』와 독서 플랫폼을 아내와 대학 동기와 개발자 청년들과 함께 준비하고 있다. 내년 5월이나 6월쯤 공개할 수 있을까? 사이트 이름은 ‘그믐’이라고 지었다. 아직도 책을 읽는 독자들, 바로 우리들이 문명의 그믐달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https://ch.yes24.com/Article/View/46489

 

[장강명 칼럼] 우리가 사라지면 | YES24 채널예스

‘한국 독자들은 유명한 작가가 쓴 작품을 읽는다’는 말은 한국 독자들의 지성을 비웃는 소리가 아니었다. 사실 책을 아예 안 읽는 사람과 열심히 읽는 사람으로 독서 인구가 양극화되면서 후

ch.yes24.com

2021년 12월호에 실린 칼럼을 보고 생각했어요. '아, 이분의 멋짐은 끝을 모르겠구나...' 

예전에 도서관 문화 행사에서 섭외가 온 적이 있어요. 평소 제 블로그를 눈여겨 보시던 도서관 관장님이 제가 장강명 작가의 오랜 팬인 걸 알고 장강명 작가와의 대화 시간에 저를 사회자로 섭외하신 거죠. 아, 좋아서 미쳐 팔딱 뛸 지경이었어요. ^^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자꾸 말해야 해요. 그래야 내가 좋아하는 대상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도 생기거든요. 좋아한다고 말 안 하면, 몰라요. 좋아한다고 자꾸 떠들고 다니면 주위에서 이어주기도 하십니당. ^^ 도서관에서 뵙고 작가님과 연락처를 교환했어요. 그런데요. 올해 초 메일이 한 통 왔어요.

'김민식 PD님, 안녕하세요. 장강명입니다.
잘 지내셨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렇게 메일을 드리는 이유는 원고 청탁을 드리기 위해서인데요. 제가 6년 전에 『한국 소설이 좋아서』라는 무료 전자책을 사비로 만들어 배포한 적이 있습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35241280


이번에 또 여윳돈이 생겨서, 아내와 함께 『한국 소설이 좋아서 2』를 만들려고 해요. 이번에는 필자를 30명으로 줄이되 『한국 소설이 좋아서 1』에서 하지 못했던 다른 작업들을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작품 소개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독서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작가와 온-오프라인 만남 자리를 마련하는 일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혹시 『한국 소설이 좋아서 2』 필자가 되어주실 수 있으실지요.'

아, 이건요, 마치... 오랜 세월, 한 사람을 향한 연모의 정을 담아 공개 구애 편지를 썼는데, 그 답장을 받은 기분이었어요. 그런데요. 덜컥 겁이 났어요. 감히 나 따위가 이런 훌륭한 기획에 함께 해도 되는 걸까? 평소 짝사랑하던 사람이 갑자기 말을 걸어 오니까, 얼어버리는 느낌? '제가요, 그렇게 글을 잘 쓰는 편이 아니라서요...' 하고 달아나버릴까...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때, 블로그에 들어왔어요. 제가 10년 간 꾸준히 블로그에 올린 독서 일기 중 한국 소설에 대한 리뷰를 하나하나 읽어봤어요. 아쉬운 글도 많아요. 아, 정말 즐겁게 읽은 책인데, 내공이 부족해서 책의 재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구나. 다시 써보고 싶어졌어요. 이번에는 진지하게, 더 열심히!

누군가를 짝사랑할 때 두 가지 자세가 필요해요. 하나는 자신감, 또 하나는 욕심. 저 사람도 멋지지만, 나도 못지않게 괜찮은 사람이라는 자신감이 있어야 관계가 가능해지고요. 나는 저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야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장강명 작가님의 원고 청탁을 받고 부담스러웠어요. 하지만 제가 쓴 블로그 독서일기를 보며 자신감이 조금 생겼어요. 나름 꽤 읽었더라고요. 저는 회사에서 유배지로 발령났을 때도 드라마 원작이 될 소설을 찾아 헤맸거든요. 욕심도 생겼지요. 다시 쓰면 이것보다는 더 잘 쓸 수 있겠다. 그래서 원고 청탁에 응했습니다.

어쩌면 자신감과 욕심은 한몸입니다. 저는 무언가 잘 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면, 매일 꾸준히 같은 일을 반복하며 습관을 만듭니다. 매일 반복하는 일을 기록합니다. 나중에 자신감이 부족할 때, 그 기록을 들여다보면 용기가 생기거든요.

얼마 전 장강명 작가님의 페이스북에서 '그믐' 첫 모임 공지를 보고 반가웠어요. 아, 작가와 온-오프라인 만남, 진짜 하시는구나! 독자와 저자를 연결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장강명 님이 직접 사회를 맡고 자리까지 마련하셨구나. 

<다리 위 차차> 북토크 장면. 왼쪽부터 재수 작가, 윤필 작가, 그리고 장강명 작가.

이날 행사는 정말 즐거웠어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책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에 경청하는 시간. 오랜 시간 짝사랑하고 흠모해온 사람을 만나는 그런 멋진 자리였어요. 뒷풀이 시간에는 장강명 작가님이 쏘신 피자와 맥주를 마시며 즐거운 수다를 이어갔는데요. 정말 즐거운 자리였어요. '그믐' 앞으로도 함께 하고 싶은 공간입니다. 

'아직도 책을 읽는 독자들, 바로 우리들이 문명의 그믐달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장강명 작가님이 만드신 독서 온라인 플랫폼, 그믐의 주소를 공유합니다.

우리, 그믐에서 만나요~

https://www.gmeum.com/

 

의미있는 대화 속으로, 그믐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www.gme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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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8

  • 섭섭이짱 2022.08.08 06:45 신고

    안녕하세요.

    글에서 장강명 작가에 대한 사랑이 하트뿅뿅입니다😍
    장강명 작가에 대한 김민식 작가님의 애정은 익히 알고 있죠.
    영어공부 댓글부대 만들때부터 ^^

    저도 독서플랫폼과 <한국 소설이 좋아서2> 를
    만든다고 해서 대단하다 생각했는데 실행을 하셔서.....
    역시 장강명이라 생각했죠,
    그믐 사이트 개설된 소식듣고 바로 가입했죠.
    그라고 작가님 댓글도 봤어요.
    ㅁ ㅋ ㅌ ㅇ ㅋㅋㅋ

    소설 안 읽는 저도 리뷰하신거
    읽으면 궁금해서 무조간 읽는데요.
    김민식의 믿고보는 소설 리뷰...아닙니까 ^^
    <한국 소설이 좋아서 2>에 김민식 작가님이
    어떤 책을 얘기하실지 궁금하고 기대되네요.

    그럼, 그믐에서 만나용
    감사랑합니다 🥰😍😆😁😊
    답글

    • 섭섭이 2022.08.08 19:38

      <한국 소설이 좋아서> 관심 있으신 분들이 있을거 같아 내용 공유합니다.

      현재 전자책(ebook)으로 제공하며 온라인 서점을 통해 다운로드 받으시거나 웹에서도 바로 읽을 수 있습니다.
      자세한 사이트 정보는 아래와 같습니다.


      <웹 전자책 뷰어>
      이 사이트 통하면 바로 책을 읽을 수 있음
      https://www.epubx.com/book/694/9


      <yes24>
      http://m.yes24.com/Goods/Detail/35241280


      <알라딘>
      https://www.aladin.co.kr/m/mproduct.aspx?ItemId=100854207


      <리디북스>
      https://ridibooks.com/books/2678000001


      <교보문고>
      https://digital.kyobobook.co.kr/digital/ebook/ebookDetail.ink?barcode=480D170107710

  • ladysunrise 2022.08.08 09:17 신고

    피디님의 열정이 팍팍팍 전해지는 글입니다.
    저도 막 왠지 자신감과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짝사랑이 이루어지신거 정말 축하드립니다♡
    그믐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답글

  • 김주이 2022.08.08 22:58

    어머나 작가님
    이 글은 기쁨을 넘어 감동 그 자체입니다.👍👍👍👏👏👏
    세상은 역시 좋아하는 것을 표현하고 살아야하네요. 좋은 것도 표현하고 알리면 더 좋아지고 좋은 일이 생기고 나도 더 좋아지려고 노력하게되고 그런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축하드리고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답글

  • 관계도대왕 2022.08.10 15:29 신고

    그리스 신 끼리 만난 느낌이네요 -_-;
    답글

  • 아리아리짱 2022.08.12 19:02 신고

    김민식 작가님 아리아리!
    작가님의 장강명 작가에 대한 찐사랑은
    익히 알고 있었습니당♥
    답글

  • 섭섭이짱 2022.08.17 08:44 신고

    작가님

    기쁜소식 전달해드리려고요
    장강명 작가의 신간이 드디어 나왔네요.
    전 바로 장바구니 고고고 하러 갑니다.

    ---------------------------
    [장강명 작가 페이스북]


    *** 제 장편소설 『재수사』가 나왔습니다. ***

    제 장편소설 『재수사』가 나왔습니다. 어제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했고, 다음 주에 서점에 깔립니다. 분량이 좀 깁니다. 200자 원고지 3,000매가 넘어서 부득이 1, 2권으로 분권해서 내게 되었어요.
    장르는 범죄소설입니다. 제목 그대로 22년 전에 벌어진 미제 살인사건을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형사들이 다시 수사하는 내용입니다. 사건 관계자들을 만나던 형사들은 22년 전 수사본부가 몰랐던 사실을 한 가지 알게 됩니다. 사건 현장이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백치』의 한 장면과 놀랍도록 닮았다는 것입니다.
    『재수사』를 쓸 때 두 가지 목표가 있었습니다. 첫째, 현실적인 경찰 소설을 쓰자. 한국 형사들이 수사하는 과정을, 과장된 액션이나 초능력 같은 도구 없이 사실적으로 그려보자. 둘째, 2022년 한국 사회의 풍경을 담고, 그 기원을 쫓아보자.
    두 가지 목표를 어느 정도 제가 달성했다고 믿고, 개인적으로는 무척 만족합니다. 첫 번째 목표를 위해서는 강력팀 형사 다섯 분을 포함해 현직 경찰관 아홉 분을 여러 차례 인터뷰했어요. 두 번째 목표에 대해서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2022년 한국 사회를 설명하는 키워드 두 가지는 ‘공허’와 ‘불안’이라고.
    우리의 불안은 추락에 대한 공포를 개별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데서 옵니다. 공허에 대해 저는 그 기원을 계몽주의로까지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이 모든 일의 배후에 객관적 가치의 붕괴, 혹은 ‘신의 죽음’이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내용이 길기는 하지만 재미있게 읽히도록 썼고, 여태까지 제가 쓴 소설 중 가장 마음에 듭니다. 예스24, 알라딘, 교보문고에서 초판 1쇄를 구매하시면 제 초단편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합니다. 서점마다 초단편 내용이 달라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꾸벅... ^^
    답글

  • 꿈트리숲 2022.08.19 22:45 신고

    올바른 성덕의 길
    물개박수 보내드립니다
    짝짝짝짝짝
    장강명 작가님 소설이 영화 판권으로
    두번 팔렸다는게 바로 댓글부대 아닐까요?
    영화화 한다는 기사를 얼마전에 보고
    장강명 작가님과 김민식 작가님을 동시에
    떠올렸거든요.
    댓글부대 영화 만들어지면 젤 먼저 보러
    가시겠다 하구요.
    한국소설이 좋아서2 기대하겠습니다.
    어떤 책을 뽑으실지 궁금합니다^^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