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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내 몸을 살리는 단식의 효능

by 김민식pd 2022. 7. 8.

피디로 일하며, 미남 배우들과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모니터 화면을 보며 늘 탄식했어요. “사내로 태어나려면 저 정도는 생겨 줘야 하는데 말이야.” 외모는 타고난 재능이라 생각하며 부러워했죠. <느낌표>라는 예능 프로그램 연출할 때, 다니엘 헤니와 필리핀 출장을 갔습니다. 르왁이라는 시골 마을에서 하룻밤 묵었는데 아침에 난리가 났어요. 다니엘 헤니가 사라진 겁니다. 6시에 일어나 보니 방에 다니엘 헤니가 없어요. 마땅히 갈 곳도 없고 연고도 없는 마을이라 어떻게 찾나 고민하고 있는데 2시간 뒤에 땀투성이가 된 헤니가 나타났어요. 아침에 운동 삼아 2시간 정도 달렸다고요. “처음 온 낯선 곳이라 길을 모르는데 어떻게 조깅을 해요?” “저는 어디를 가든 아침에 일어나면 나가서 큰길을 따라 계속 직진으로 달립니다. 그러다 1시간이 되면 다시 방향을 돌려 계속 뛰면 출발점으로 돌아오죠.” 그때 깨달았어요. 잘생긴 얼굴은 타고날지 몰라도, 멋진 몸매는 꾸준한 노력으로 만들어지는구나.

나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건강하고 매력적인 몸이 아닐까요? 그걸 도와주는 책 한 권 소개합니다.

<간헐적 단식? 내가 한 번 해보지! : 3인 3색 간헐적 단식 체험기> (아놀드 홍,에스더 킴,임세찬 저 / 한국경제신문)

저자인 아놀드 홍, 보디빌더 선수에 억대 연봉을 받는 국내 1호 퍼스널 트레이너입니다. 요즘은 간헐적 단식 예찬론자로 유명합니다. 어린 시절,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선망해 보디빌딩을 시작했고요. 근육을 키우기 위해 26년간 하루 예닐곱 끼를 먹고, 안 해본 다이어트가 없답니다. 특히 닭가슴살을 신물이 나도록 먹었는데요. 먹기 싫어도 시간이 되면 알람 소리에 맞춰 지하철에서건 버스에서건 먹었다고요. 보디 빌더는 사육하듯 먹는답니다.

그걸 옆에서 지켜보던 어머니가 많이 안타까워하셨어요. 보디빌더로 활동하던 시절, 중요한 시합은 10월이고 어머니 생신은 9월인데요. 매년 어머니 생신상에서도 자신은 닭가슴살만 먹었어요. 어머니는 시합이 끝나면 먹으라며 케이크 한 조각을 냉동실에 따로 넣어두셨죠.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자식이 얼마나 안타까우셨는지, 돌아가실 때 유언을 남겨요. “제발 더는 그렇게 살지 않으면 좋겠다.”

고민이 시작됩니다. ‘나는 뭘 위해 이렇게 살고 있는 거지? 사람이 먹는 즐거움도 있어야 되는데……. 근데 보통 사람들처럼 먹으면 절대 이 몸을 유지할 수가 없는데…….’

그러다 방송을 통해 간헐적 단식을 접했어요. 자신의 26년 다이어트 상식을 뒤집는 이야기를 듣고 놀랍니다.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으면서 살을 뺄 수 있다고?”
멋진 몸매를 위해 입맛을 포기하라고 가르쳤는데 말이죠.
“평생 근육을 만들기 위해 그 고생을 했는데, 단식을 하면 그 근육이 싹 빠지는 거 아냐?”
보디빌더 선수 시절, 저자는 매일 일곱 끼를 먹습니다. 근육을 만드는 보디빌더에게 배고픔은 금기에요. 공복이 생기면 근육이 손실된다고 보았기에 배고플 틈 없이 음식을 먹는데요. 닭가슴살, 잡곡밥, 고구마, 채소와 보충제를 하루 일곱 번 나눠 먹는 엄격한 식단 제한을 합니다. 그러다 간헐적 단식을 만나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두 번만 먹습니다.

‘간헐적 단식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부분은 정해진 시간에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방송에 소개된 쥐 실험을 보니 두 마리의 쥐에게 똑같이 고칼로리의 음식을 주고 한쪽은 정해진 시간에, 다른 한쪽은 아무 때나 먹게 했다. 그 결과, 정해진 시간에 먹은 쥐는 살이 찌지 않았고, 아무 때나 먹은 쥐는 비만이 되었다. 즉, 무엇을 먹느냐보다 언제 먹느냐 하는 것이 비만과 그로 인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핵심이란 것이었다.

또 간헐적 단식을 하면 살이 빠질 뿐 아니라 장수유전자라 불리는 시르투인(Sirtuin)이라는 효소의 활동이 증가하여 노화를 억제하는 다양한 기능들이 깨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대사계가 변화하면서 탄수화물이 아닌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몸으로 변할 수 있다고 한다.’

간헐적 단식의 효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호르몬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특히 비만인 사람들은 호르몬 체계가 무너진 경우가 많거든요. 살을 빼고 싶다면 인슐린이 비정상적으로 자주 자극되는 일을 피해야 합니다.

‘우리 몸의 인슐린 스위치를 올리는 건 탄수화물과 당분이다. 빵, 떡, 국수, 라면, 주스가 인슐린을 자극하고 살을 찌게 한다는 건 대부분 알고 있다. 그러나 시리얼, 요거트,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등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음식들도 인슐린을 자극한다. 음식 맛을 살려주는 액상과당, MSG는 인슐린을 치솟게 하는 주범이다. 가공품을 주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이어트를 할 때, 어떤 음식을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언제 먹느냐도 중요합니다. 음식을 하루 두 끼만 먹으면 인슐린도 두 번만 분비되지만, 세끼에 짬짬이 간식까지 먹는다면 당연히 여러 번 인슐린이 분비됩니다. 이렇게 인슐린이 지속적으로 분비되면 우리 몸의 인슐린 민감도가 떨어지지요.

‘음식의 양보다는 빈도가 중요하다. 몸이 소량이라도 인슐린을 분비하기 시작하면 우리 몸은 지방을 태우는 대사를 멈춘다. 그래서 나는 사탕 한 알이라도 신중하게 먹는다. 한번 인슐린이 급증하면 우리 몸은 48시간이 지나서야 지방을 태우는 몸으로 다시 전환된다. 그러니 이런 음식들을 피하거나 자주 먹지 말아야 한다. 몸이 스스로 지방을 태우는 것을 방해하다 보면 당연히 살이 찔 수밖에 없다.’

적게 먹는데 살이 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혹시 너무 자주 먹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합니다. 다이어트를 할 때 가장 나쁜 습관 중 하나가 음식을 자주 먹는 것이라고요. 아놀드 홍이 추천하는 간헐적 단식은 16:8 단식이라 해서 8시간 동안 두 끼를 먹고 16시간 동안은 공복을 유지하는 겁니다. 배를 비우고 장을 깨끗이 하는 열여섯 시간을 저자는 클린 식스틴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때 두 끼도 가급적 클린 푸드로 먹는 게 좋다고 합니다. 다이어트의 적이 가공식품이라고요. 원래 자연의 맛이란 짠맛, 신맛, 단맛, 쓴맛, 4가지죠. 그런데 가공식품은 화학물질들을 섞어서 식욕을 돋구는 감칠맛을 만들어냅니다. 이 감칠맛에 중독되어 사람은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게 됩니다.

‘쥐한테 꿀을 주면 꿀을 조금밖에 먹지 않는데, 치즈케이크를 주면 계속 먹어서 살이 찐다고 한다. 사람의 입맛을 확 사로잡는 치즈케이크의 완벽한 맛은 화학물질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사람도 꿀 한 통을 먹으라고 주면 몇 숟갈 먹고 먹지 못한다. 그런데 왜 큰 사이즈의 아이스크림 한 통은 다 먹을 수 있는 걸까? 바로 콘시럽, 액상과당 등 각종 식품 첨가물이 사람을 중독시키기 때문이다. 자연이 주는 건 중독되지 않는다. 하지만 식품회사가 만든 음식은 배부르다고 느끼면서도 계속 음식을 먹게 만든다.’



사람들이 “간헐적 단식의 단점은 무엇인가요?”하고 물으면 단점이 없는 게 단점이라고 답한답니다. 간헐적 단식을 실천하며 저자는 음식과의 전쟁을 끝냈고, 근육통과 불면증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고요. 현재 자신의 몸은 인생 그 어느 시기보다 건강하다고요. 건강검진 결과에서도 신체 나이가 20대 후반으로 나왔습니다. 해병대 전우들과 팔굽혀펴기 1,000개를 했는데 유일하게 1,000개를 해낸 사람이 아놀드 홍! 간헐적 단식 덕분에 삶이 더 행복해졌다고 자신있게 권하십니다.

저 역시 요즘 간헐적 단식을 칭송하고 다닙니다. 2020년 여름에 코로나로 살이 확 쪄서 73킬로라고 하는 인생 최고 중량을 기록했는데요. 그해 가을 추석 연휴 열흘 동안 간헐적 단식으로 8킬로그램을 빼고 인생이 바뀌었어요. 우선 나이 쉰 셋에 30대 몸무게로 돌아가니 자신감이 생겼고요. 24년을 다닌 회사에 사표를 낼 수 있었어요. 누가 그러더라고요. 사직서를 쓰기 전에 반드시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나는 자기 관리에 능한 사람인가?’ 프리랜서가 되면, 하루 24시간이 자유시간입니다. 자기 관리가 어려운 사람은 처음 한 두 달은 잘 지내도 시간이 지나면 일상의 루틴이 무너져 힘들대요. 자기관리가 되지 않는 사람은 그냥 아침마다 꼬박꼬박 회사 출근하며 상사가 시키는 일을 하며 사는 게 나을 거라고요. 저는 추석 휴가 기간에 하루 16시간 공복을 유지하고 두 끼만 먹고 살을 뺐어요. 50대에 다시 청춘의 몸을 얻어 새롭게 제2의 인생에 도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추석 연휴 시간 동안 저는 자전거 전국 일주를 하며 간헐적 단식을 했어요. 아침을 간단히 먹고 3시간에서 5시간 정도 자전거를 타고요. 점심은 잘 먹습니다. 포항에 가면 물회를 먹고, 속초에 가면 오징어 순대를 먹어요. 단 오후 2시 이후엔 물만 마십니다. 저녁이 되면 격렬하게 배가 고팠어요. 그때 아놀드 홍님이 쓰신 책을 읽으며 의지를 키웠어요.

책에는 10대 시절 90킬로그램에 육박하는 몸무게로 친구들의 놀림과 따돌림을 받았던 에스더 킴의 사연이 나옵니다. 이 분, 아놀드 홍을 만나 단식에 성공하고 피트니스 모델이 되셨어요. 몸무게 110킬로그램이 넘던 임세찬 님이 간헐적 단식을 통해 30킬로그램 감량에 성공하고 3년째 간헐적 단식을 실천하는 사연도 나옵니다. 저도 이 책 덕분에 허기와 싸우고 간헐적 단식에 성공할 수 있었어요. 그 덕분에 인생이 바뀌었고요.
가볍고 즐겁게, 건강한 노후를 오래오래 즐기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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