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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근육이 연금보다 강하다

by 김민식pd 2022. 6. 24.

(오늘은 꼬꼬독 원고를 공유합니다.)

제 직업이 코미디 피디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만나면 웃기는 걸 좋아하는데요. 누가 그러시더군요. “아, 나이 든 사람을 자꾸 웃기시면 안 돼요.” “왜요?” “요실금 때문에 웃으면 곤란해져요.” 아....... “그럼 어떻게 해요?” “저는 웃을 때 이렇게 다리를 꼬으며 웃어요. 오호호호호.... 이렇게... 혹시 새면 안 되니까......”

웃거나 기침을 하거나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릴 때 배의 압력이 높아져서 소변이 새어 나오는 것을 복압성 요실금이라고 합니다. 웃음을 참느냐, 오줌을 참느냐, 이것 참 고민이네요. 그런데요. 요실금이 부끄럽다고 그냥 혼자 끙끙 앓고 버티면 안 됩니다. 더 심해지면 사람을 만나는 걸 피하게 되고요. 노인이 집 안에서만 지내면서 활동량이 줄어들면 노화가 더욱 가속화됩니다. 작은 불편이 나중에는 큰 문제가 됩니다. 요실금으로 불편한 분들이 병원 치료는 기피합니다. 부끄러운 일이라 여겨 병원을 안 가거든요. 요실금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책에서 배운 걸 알려드리겠습니다. 

퇴직하고 저는 노후 대비를 위해 책을 읽는데요. 일본에서 나온 건강 관련 서적을 많이 읽습니다. 일본은 우리보다 수십 년 먼저 고령화가 진행된 국가고요.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이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아 참고하기 좋아요.

<근육이 연금보다 강하다 : 건강나이를 10년 앞당기는 최강의 근력 운동< (김헌경 / 비타북스)
 
저자 김헌경 박사님은 1989년 일본 문부성 국비유학생으로 일본에 가서 학위를 받고 노화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건강 장수와 관련된 요인을 찾기 위해 20년 이상, 대도시와 농촌 등 수많은 지역을 조사해 65세 이상의 노년층 5만 명의 장기 추적 자료를 가지게 되었어요. 일본에서는 1990년 말부터 2000년도 초까지 고령자 낙상 골절이 사회문제로 크게 대두되었습니다. 그에 맞춰 낙상 예방 지도를 하던 저자는 요실금과 보행 장애로 고생하는 어르신들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해결법을 고민합니다. 그러다 내린 결론, 건강하고 활기차게 이상적인 노년기를 보내기 위해서는 넘어지지 않고, 자기 발로 걸으며, 근력을 유지하고, 화장실 실수를 하지 않는 생활이 필수라고요. 김헌경 박사님이 직접 개발한 ‘노년 근력 강화 운동 프로그램’은 현재 일본의 각 지역 노인센터와 요양원, 보건소 등에서 실제 활용되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요실금을 해결하기 위해 3가지를 권합니다.
첫째, 케겔 운동을 합니다. 
요도괄약근도 골격근이기 때문에 팔다리와 마찬가지로 근육의 수축과 이완 운동을 통해 근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항문에 힘을 준 상태에서 2~3초 혹은 8~10초 정도 수축하고 이완하는 운동을 합니다.
둘째, 복부 지방을 감소시킵니다.
복부 지방을 줄이면 방광에 실리는 무게를 줄일 수 있어 요실금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셋째, 빠르게 걷는 연습을 합니다.
걸을 때 골반저근에 많은 자극이 갑니다. 빠르게 걷는 연습을 한다면 요실금 걱정을 줄일 수 있습니다. 



고령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낙상, 요실금, 보행 장애, 근감 소증, 허약을 묶어 5대 노년증후군이라고 부르는데요. 다섯 가지 증후군에 공통된 요인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근력 저하’. 무작정 근력 운동을 한다고 해서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증상에 따라 단련해야 할 근육이 각각 다르기 때문입니다. 책에서는 각 증상별로 다양한 근력 운동 방법이 소개됩니다. 노후에 근력 운동이 필요한 이유가 뭘까요?

'보건소에서 검사를 한 후 근감소증이라는 결과가 나오면 납득할 수 없다는 어르신들이 있다.
“나는 매일 40분씩 걷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내 나름대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는데 왜 근감소증인 거죠?”
걷기가 좋은 운동인 것은 분명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으며 쉬운 방법에 비해 혈액순환 촉진, 생활 습관병 예방, 다이어트 효과, 신진대사 촉진, 스트레스 해소, 뇌활성화 등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매일 걷기 운동을 한다고 노화까지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걷는 곳으로 알려진 아이치현 주민들을 대상으로 걷기 운동이 노화 예방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연구를 진행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6년 동안 걷기 운동을 열심히 했어도 악력 11%, 등 근력 25%, 수직 뛰기 20%, 심폐 기능 12%가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열심히 걷기만 하면 언제까지나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깨진 순간이다.'

노후 대비라고 하면 돈을 모으는 것만 생각하는데요. 저자는 '근육이 연금보다 강하다'라고 말하십니다. 고령기의 건강은 질병의 유무로 나뉘는 게 아니래요. 질병을 가지고 있어도 자신의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해나갈 수 있어야 하는 거죠. 우린 무병장수를 꿈꾸지만 현실은 유병장수의 시대입니다. 즉 노후의 건강은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가 아니라, 일상생활의 자립에 필요한 근력이나 보행 기능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요. 이를 위해서는 꾸준히 근육을 단련시켜야 합니다.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무거운 역기를 드는 게 아니라 생활 속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근력 운동법을 소개하십니다.

첫째, 버스를 기다리며 손가락 마디를 굽힌다.
고추장통이나 꿀통의 뚜껑이 안 열릴 때가 있죠. “누가 이렇게 뚜껑을 세게 닫아놨어?”라고 버럭 역정을 내시는데요. 누가 나 곯리려고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내 손힘이 약해졌다는 신호입니다. 악력은 노쇠나 근감소증의 주요 평가 항목 중 하나고요.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릴 때 가만히 서 있지 말고 손가락 힘을 키우는 체조를 합니다. 양손을 쫙 편 다음, 두 번째 손가락 마디를 축으로 굽혔다 폈다 하는 거죠. 포인트는 손가락을 굽힐 때도 힘을 주고 펼 때도 힘을 주는 것입니다.

둘째, 앉으면 무릎에 수건을 끼우고 조인다.
하루 중 가장 자주 앉아 있는 자리 옆에 두꺼운 수건을 둥글게 말아서 놓거나 쿠션을 놓아둡니다. 그 자리에 앉으면 무릎 사이에 끼우고 양 무릎을 조였다, 풀었다 합니다. 텔레비전을 보면서도 습관처럼 무릎에 끼우고 운동을 한다. 외출을 해도 할 수 있어요. 버스나 전철에 앉아서 눈을 감은 상태에서 항문을 쥐었다 풀었다 합니다. 매우 효과적인 골반저근 운동입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졸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요실금 예방을 위해 운동을 하는 중이다.
“앉으면 습관처럼 항문을 조이세요.”

셋째, TV를 보다 광고가 나오면 무릎을 쭉 편다.
“텔레비전 볼 때는 열심히 보고 광고 시간에는 무릎을 펴며 근력도 강화시키고 피로도 푸세요.”
드라마든 예능이든 재미있게 보다가 광고가 나오면 허리를 펴고 바로 앉아서 양발을 약간 들고 무릎을 쭉 폅니다. 이때 발끝을 무릎 쪽으로 당기며 발꿈치로 밀어내듯이 무릎을 펴면 허벅지에 힘이 많이 들어갑니다. 간단히 할 수 있는 하체 근력 운동이죠.

넷째, 오르막이 나오면 빨리 걷기 구간이라 생각한다.
걷다가 오르막길이 나오면 근력 증진을 위한 운동이라 생각하고 조금 빠르게 올라갑니다. 종아리 근육이 굉장히 튼튼해집니다. 종아리 근육이 튼튼해지면 몸이 앞으로 넘어지지 않게 지지할 뿐 아니라, 걸음걸이에 힘이 생깁니다. 종아리 근육은 하체에 혈액이 정체되지 않게 정맥혈류를 심장으로 돌리며 혈액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심장 건강에도 도움이 됩니다.

다섯째, 서서 일할 때 잠깐씩 엉거주춤한다.
집 안에서는 싱크대보다 더 좋은 운동 장소는 없습니다. 설거지할 때 무릎을 약간만 구부리면 하체 근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양치질을 할 때도 무릎을 구부리고 하면 좋은 하체 근력 운동이 됩니다. 아침에 3분, 저녁에 3분 엉거주춤한 자세로 양치질을 하면 하루 6분 다리 근력 운동을 하는 셈이죠.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이렇게 말하십니다.

‘정년퇴직을 하고 2~3년 동안은 그동안 못했던 일을 하며 즐겁게 산다. 취미 생활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며 여행도 자주 다닌다. 하지만 정년퇴직 효과는 오래 가지 못한다. 점점 할 일도 사라지고 의욕도 함께 사그라진다. 시간은 많지만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흘려보내게 된다.
정년퇴직 후의 삶은 굉장히 길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기간이다. 그런데 왜 이 기간 동안 몸을 노화되도록 방치하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퇴직 후에는 ‘건강 만들기’ 또는 ‘건강 지키기’라는 새로운 직장에 취직을 했다고 생각하세요. 직장에 다닐 때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일을 하지 않았습니까? 운동을 퇴직 후 새로 얻은 일이라고 생각하시고 매일매일 하세요.”

퇴직 후에는 건강 지키기라는 새로운 직장에 취직했다고 생각하고 매일 운동을 하라는 충고가 팍 와닿았습니다. 퇴직하신 선배님들을 보니, 꾸준히 운동을 하시는 분과 하지 않는 분들이 차이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벌어지더군요. 요즘은 탁구장이든 헬스장이든 동네 뒷산이든 매일 출근하는 기분으로 운동하러 다닙니다. 웃음을 참느냐, 오줌을 참느냐, 고민하기 전에 근력 운동부터 꾸준히 하렵니다.


돈을 벌고 연금을 모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근육입니다. 

근육이 연금보다 강하다! 

근력 운동으로 노후의 활기를 지켜나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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