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짠돌이 독서 일기/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치매 완전 정복 가이드북

by 김민식pd 2022. 7. 22.

안녕하세요, 좋은 책 좋은 삶, 꼬꼬독의 김민식입니다.

설날에 손주가 놀러 와요. 할아버지가 세뱃돈을 주십니다. 아이는 어려서 돈 귀한 줄 모르죠. 지갑도 없고. 세뱃돈을 그냥 소파에 올려놓고 놀아요. 할아버지는 돈을 함부로 흘리고 다닌다고 화를 내시죠. 그리고 돈을 옷장 안에 숨겨 놓습니다. 실컷 놀던 손주가 세뱃돈 생각이 나 소파로 와서 보니 돈이 없어요. 온 식구들을 상대로 탐문을 합니다. 돈을 숨긴 할아버지에게도 물어봐요. 할아버지께서는 태연히 모른다고 대답하죠. 누가 돈을 훔쳐갔다고 아이가 울고불고 난리를 쳐도 할아버지는 꿈쩍도 하지 않아요. 왜 그럴까요? 할아버지가 치매 증상이 있거든요. 당신이 손주의 세뱃돈을 숨겼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겁니다.
노인이 되어 기억력이 줄어들면, 아, 이러다 통장을 잃어버릴 수도 있겠구나, 싶어 통장을 숨겨둡니다. 나중에 자신이 통장을 숨겨 놓았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합니다. 누가 통장을 훔쳐갔다고 난리가 나죠. 온 가족이 모인 명절날, 시어머니가 갑자기 엉뚱한 말씀을 늘어놓습니다. “며느리가 나를 굶겨 죽이려고 밥을 안 준다!” 식사를 꼬박꼬박 차려드려도 밥을 먹은 걸 잊어버리는 치매의 비극이죠.

100세 시대에 장수는 축복일까요, 저주일까요? 둘을 가르는 기준 중 하나가 건강인데요. 육체의 질병은 환자에게 고통을 안겨주지만, 치매는 환자를 돌보는 가족에게도 크나큰 시련입니다. 고령화 시대에 인지 기능 저하를 겪는 노인의 수는 갈수록 늘어날 겁니다. 자녀의 수는 갈수록 줄기에 치매 노인의 돌봄이 한두 사람에게 집중되면서 부모의 장수가 자녀들에게는 크나큰 고통이 될 수 있어요. 치매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치매가 더 심해지는 걸 막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힘든 시간을 보내는 치매 환자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될 책 한 권을 소개합니다.

<절대 지식 치매 백과사전> (홍경환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뇌경색은 흔히 중풍이라는 말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엄밀하게 따지면 중풍에는 2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뇌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뇌출혈, 둘째는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입니다. 
혈관성 치매는 전체 치매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알츠하이머 치매 다음으로 많은 수치입니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 베타 아밀로이드 또는 타우 단백질로 인해 뇌 신경세포가 죽고, 계속 사라지면서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하는 병입니다. 반면 혈관성 치매는 뇌경색 또는 뇌출혈로 인해 발생하는데요. 뇌혈관이 뇌경색으로 막히면 혈관이 막힌 부위에 피가 공급되지 않고, 세포가 영양 공급을 받지 못해 죽게 됩니다. 뇌의 신경세포가 죽는 원인은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가 다르지만, 신경세포가 죽어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은 같습니다. 그래서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행 및 혈관을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치매 가족의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라 36시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족의 고통은 큽니다. 치매 가족의 고통을 줄이는 첫걸음은 조기 진단을 통해, 환자가 빨리 치료에 돌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치매 백과사전>은 치매 가족들에게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 정보가 가득합니다.


치매 가족들이 모여 있는 단톡방에 어느 날 다급한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질문자의 아빠가 청소기라는 단어를 기억하지 못해, 청소기를 가리키며 “저거 저거!”라고 말했다고요. 혹시 치매가 아닌지, 어디로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하느냐고 묻지요. 이럴 때, 보건소에 가서 치매 검사를 무료로 받으라는 사람도 있는데요. 저자는 보건소가 아니라, 빨리 대학병원으로 모시고 가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 뇌에서 ‘언어’를 담당하는 영역 중 브로카 영역이 있는데요. 여기가 손상되어서 나타나는 증상을 브로카 실어증이라 합니다. 뇌경색, 뇌출혈 환자를 생각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신체의 마비입니다. 오른쪽 손과 다리는 정상적으로 움직이지만, 왼쪽은 마비되어서 절뚝거리며 걷는 모습이지요. 


뇌졸중이 아주 경미한 경우,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언어를 담당하는 뇌 부위의 혈관이 막혀 영양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했을 수 있어요. 그 후유증이 청소기와 같은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죠. 많은 사람이 ‘좀 쉬면 괜찮아질 거야’ 하는 생각으로 병원에 가지 않는데요. 경미한 뇌졸중이 발생한 사람은 또 혈관이 막힐 가능성이 큽니다. 계속 재발하면 혈관성 치매로 전이되고요. 


여러분 혹시 치매 예방주사가 있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저자의 어머니께서 “나도 치매 예방주사를 맞고 싶다.”라는 말씀을 하셔서 저자가 깜짝 놀란 적이 있답니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병 위험 요소 중에 당뇨병이 있는데요. 당뇨병은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에 매우 치명적인 위험 요소 중 하나입니다. 당뇨병 환자는 혈관 벽이 좁아지는데, 당뇨병으로 인해 혈관이 막힐 위험성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혈관을 막는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 심장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이 됩니다. 당뇨병 환자는 뇌경색 발병 위험이 크고, 2차적으로 혈관성 치매에 걸릴 위험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들은 혈관을 막는 혈전을 녹여 없애는 약을 복용하면 혈관성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질 겁니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들은 혈관이 막히는 것과 관련이 없는 알츠하이머 치매에 잘 걸립니다. 한 방의 주사, 한 알의 약으로 치매를 예방한다는 건 무리입니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십 가지의 생활 습관을 고쳐야 하는데, 한두 가지 약으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게 되면, 오히려 생활 습관을 개선하지 않아서 치매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치매는 생활습관병입니다. 주사나 약으로 해결하려 하지 마시고요.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치매를 예방하는 수십 가지 생활 습관 중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학습, 바로 공부입니다. 자, 공부라고 하면 벌써 머리가 아프지요? 어렵게 생각할 것 없어요. 손주들과 영상 통화를 하기 위해 스마트폰 사용법을 익히는 것도 노인에게는 공부입니다. 새로 나온 유행가를 연습하는 것도 훌륭한 치매 치료입니다.
‘송영민의 바른자세 만들기’ 영상을 보면 놀이터에 있는 운동 기구 사용법을 알려주시거든요? 영상을 보고 운동 기구 사용법을 배우는 것도 공부입니다. 새로운 기구 사용법을 배우는 게 뇌 가소성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요소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뇌는 죽을 때까지 성장합니다. 뇌는 하나의 신경세포와 다른 신경세포를 연결해 신경망을 구축합니다. 뇌가 죽을 때까지 성장하는 이유는 새로운 신경망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기 때문이고요. 신경망을 새로 구축하는 것을 뇌 가소성 또는 신경 가소성이라고 합니다. 

인지 기능 장애를 앓으시는 아버님을 10년간 모신 아들이, 어떻게 하면 치매 노인의 삶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드릴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 치매의 다양한 원인과 증상, 치료법을 공부하고요. 그 결과 치매 백과사전을 써냈어요. 저는 책 읽으며 진심 감탄했어요. 요즘 세상에 이런 효자가 다 있네. 

정부에서 발표한 치매 예방을 위한 9가지 수칙이 있어요.
3권勸, 3금禁, 3행行. 
3권은 3가지 권장 사항입니다. ①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기, ② 생선과 채소 골고루 
먹기, ③ 부지런히 읽고 쓰기입니다. 
3금은 금지해야 할 3가지입니다. ① 술 적게 마시기, ② 금연하기, ③ 머리 다치지 
않게 조심하기입니다.
3행은 반드시 실행해야 할 것 3가지입니다. ① 가족, 친구들과 자주 소통하기, ② 정
기적으로 검진받기, ③ 60세 이상부터는 매년 치매 조기 검진받기입니다.

9가지 중 당장 오늘부터 실천해야 할 것 딱 하나를 고르라면, 바로 소통입니다. 친구들과 가족들을 자주 만나야 합니다. 사람을 만날 때 뇌가 가장 활성화되기 때문이지요. 상대방의 목소리와 행동 하나하나를 관찰하면서 우리 뇌는 정보를 분석합니다. 내게 위협적인 사람인지 아닌지 또는 내게 우호적인 사람인지,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인지, 내게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인지 여부를 분석하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사람을 많이 만나면 만날수록 뇌가 활성화되어, 그 결과 치매와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입니다. 사람들을 가까이, 치매를 멀리.
저자가 아버지의 치매 치료를 위해 가장 많이 하는 일 중 하나가, 부모님을 모시고 친인척을 찾아뵙는 것이랍니다. 부모님의 치매 증상을 발견한 자녀들은 부모님의 친척 또는 친구들과 만남을 갖는 것을 꺼려하기도 하죠. 같은 질문을 계속 반복하는 것이 폐를 끼치는 거라 생각하니까요. 
치매 환자가 발생하면, 보호자는 전략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치매 환자와 함께 외출하는 번거로움 또는 부끄러움은 일시적인 것입니다. 하지만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면 보호자는 더 큰 심리적, 육체적,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됩니다. 자꾸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야 합니다. 고독은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우울증은 치매의 고위험 요소 중 하나입니다. 치매가 아니더라도 노년의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고독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자, 이제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을 시간입니다. 사람을 만나러 나가야 할 시간입니다. 부모님께 전화를 드려 주말에 아이들과 약속을 잡을 시간입니다. 

치매가족이 쓴 <치매 백과사전>은 생생한 경험이 녹아있어 확실히 다릅니다. 다음 시간에는 저자를 모시고 치매가족과 치매가 걱정인 분들의 다양한 궁금증에 대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꼬꼬독 꼬꼬독,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댓글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