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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우리는 환상적으로 오래 살 것이다

by 김민식pd 2021. 11. 12.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이 두 가지 있어요. 하나는 돈, 하나는 시간. 돈을 버는 건, 쉽지 않아요. 하지만 시간을 버는 건 노력으로 가능해요. 시간을 버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겁니다. 나이 마흔에 술을 끊고, 담배는 평생 입에도 안 대고, 매일 자전거 출퇴근까지 했어요. 오래 살고 싶은 제게 솔깃한 제목의 책이 있어요. 

<노화의 종말> (데이비드 A. 싱클레어 / 매슈 D. 러플랜트 지음 / 이한음 옮김 / 부키)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싱클레어는 하버드 의대 유전학 교수이자 노화와 장수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입니다. 나이 들면 노화를 겪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저자는 노화가 정상이 아니라 질병이라고 주장합니다. 치료 가능한 질병이요. "노화는 늦추고, 멈추고, 심지어 되돌리기까지 할 수 있다"는 다소 과격한 주장까지 펼칩니다.

늙지 않는 방법을 연구한다고 하면, '약장수인가? 사기꾼인가?' 싶습니다. 노화의 종말이라고? 이게 말이 돼? 책을 다 읽고 나니, 앞으로 인류의 평균수명이 33세 정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희망이 생깁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의 평균수명은 80세 정도니, 이게 113세가 되는 거죠. 그렇게 늘어난 30년이 병상에 누워 고통스럽게 지내는 시간이 아니랍니다. 더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거죠. 생각보다 환상적인 노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요.

책은 3부로 나뉘어 있어요.

1부 우리가 아는 것 (과거)
2부 우리가 배우고 있는 것 (현재)
3부 우리가 가고 있는 곳 (미래)

1부에서는 인류의 수명이 비약적으로 증가해온 과정을 살펴보고요. 2부에서는 수명을 늘리기 위한 현재 의약학계의 노력이 소개됩니다. 3부는 수명 연장이 가져올 미래의 변화에 대한 내용입니다. 624쪽에 이르는 책에서 제가 가장 열심히 읽은 대목은, 2부 4장 <건강하게 장수하는 법>입니다. 오래 사는 데 도움이 되는 6가지 지침이 나옵니다.

1. 적게 먹어라

'25년 동안 노화를 연구하고 수백 편의 논문을 읽은 내가 할 수 있는 조언이 하나 있다면, 즉 건강하게 더 오래 살 확실한 방법, 지금 당장 수명을 최대화하는 데 쓸 수 있는 방법을 하나 꼽으라면 바로 이것이다. "적게 먹어라."

(175쪽)

얼마나 좋은 방법인가요. 적게 먹으면, 돈도 적게 들테니 말이지요. 물론 이게 쉽지 않지요.  

2. 간헐적 단식 또는 주기적 단식 

간헐적 단식은 16:8 단식이라 하여, 8시간 사이에 두끼를 먹고 하루 16시간을 공복으로 유지하는 겁니다. 예전에 주말연속극 <글로리아>를 연출할 때 배우 오현경씨와 일했어요. 어느 날 배역에 대해 상의하자면서 저녁을 같이 하자고 하셨어요. 촬영 중간에 잠깐 짬을 내어 식당에 앉았는데, 정작 본인은 주문도 안 하시고, 저만 혼자 먹었어요. 저녁 6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데요. 점심을 먹고 다음날 아침까지 공복을 유지하는 거지요. 그게 벌써 10년 전 일인데요. 책을 보니, 그렇게 하루 16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는 16:8 식단이 장수 비결이랍니다.

3. 육식을 줄여라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 사자의 저녁보다 토끼의 점심에 훨씬 더 가깝게 식단을 짤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연구 결과들은 동물성 단백질을 식물성 단백질로 더 많이 대체할수록 온갖 질병에 따른 사망률이 상당히 줄어든다는 것을 보여 준다.'

(190쪽)

대학생이 된 큰 딸은 채식주의자가 되었어요. 저도 같이 해보려다 포기한 적이 있는데요. 책을 읽고 나니 완전한 채식은 아니더라도, 육류의 섭취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4. 땀을 흘려라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6~8킬로미터를 뛰는 (대다수에게는 하루에 15분 이내로 할 수 있는 운동량이다) 사람은 심장마비로 사망할 확률이 40퍼센트 줄고 갖가지 원인에 따른 사망률이 45% 줄어든다고 한다. 엄청난 효과다.'

(197쪽)

저는 요즘 탁구의 재미에 빠져있는데요. 공을 치다보면 땀이 줄줄 흐르고 숨이 가빠요. 숨이 가쁠 정도로 운동하는 게 좋다는군요. 같이 운동하는 분들 중에는 나이 80에도 탁구를 치는 분들이 있어요. 저도 그분들처럼 오래오래 공놀이의 즐거움을 누리고 싶습니다.

5. 몸을 차갑게 하라

좀 추운듯 지내는 것이 갈색 지방에 든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시켜 수명을 연장한다고 합니다. 겨울에 티셔츠 차림으로 활기차게 걷는다든지, 잘 때 얇은 이불만 덮고 자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요.

6. 후성유전적 경관을 흔들지 마라 

후성유전적 경관이라는 말이 어려운데요. 쉽게 말하면 건강에 좋지 않은 유해물질을 피하라는 조언입니다. 담배, 화학물질, 질산염 처리 식품, 방사선 등을 피하라고 하네요. 몸에 좋은 걸 찾아 하기는 힘들어도, 나쁘다고 알려진 걸 굳이 할 필요는 없겠지요. 

저는 오래 살고 싶습니다. 도서관에 가면 읽고 싶은 책이 쌓여있고, 아직도 걷고 싶은 길이 전국에 너무 많아요. 제게 필요한 건, 돈보다 시간입니다. 이 책 덕분에 우리는 환상적으로 오래 살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어요. 기나긴 시간을 선물받은 기분입니다. 

주말입니다.

하고 싶은 일, 다 해보는, 주말 보내시고요.

언젠가 기나긴 노후를 덤으로 누리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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