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이 두 가지 있어요. 하나는 돈, 하나는 시간. 돈을 버는 건, 쉽지 않아요. 하지만 시간을 버는 건 노력으로 가능해요. 시간을 버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겁니다. 나이 마흔에 술을 끊고, 담배는 평생 입에도 안 대고, 매일 자전거 출퇴근까지 했어요. 오래 살고 싶은 제게 솔깃한 제목의 책이 있어요. 

<노화의 종말> (데이비드 A. 싱클레어 / 매슈 D. 러플랜트 지음 / 이한음 옮김 / 부키)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싱클레어는 하버드 의대 유전학 교수이자 노화와 장수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입니다. 나이 들면 노화를 겪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저자는 노화가 정상이 아니라 질병이라고 주장합니다. 치료 가능한 질병이요. "노화는 늦추고, 멈추고, 심지어 되돌리기까지 할 수 있다"는 다소 과격한 주장까지 펼칩니다.

늙지 않는 방법을 연구한다고 하면, '약장수인가? 사기꾼인가?' 싶습니다. 노화의 종말이라고? 이게 말이 돼? 책을 다 읽고 나니, 앞으로 인류의 평균수명이 33세 정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희망이 생깁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의 평균수명은 80세 정도니, 이게 113세가 되는 거죠. 그렇게 늘어난 30년이 병상에 누워 고통스럽게 지내는 시간이 아니랍니다. 더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거죠. 생각보다 환상적인 노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요.

책은 3부로 나뉘어 있어요.

1부 우리가 아는 것 (과거)
2부 우리가 배우고 있는 것 (현재)
3부 우리가 가고 있는 곳 (미래)

1부에서는 인류의 수명이 비약적으로 증가해온 과정을 살펴보고요. 2부에서는 수명을 늘리기 위한 현재 의약학계의 노력이 소개됩니다. 3부는 수명 연장이 가져올 미래의 변화에 대한 내용입니다. 624쪽에 이르는 책에서 제가 가장 열심히 읽은 대목은, 2부 4장 <건강하게 장수하는 법>입니다. 오래 사는 데 도움이 되는 6가지 지침이 나옵니다.

1. 적게 먹어라

'25년 동안 노화를 연구하고 수백 편의 논문을 읽은 내가 할 수 있는 조언이 하나 있다면, 즉 건강하게 더 오래 살 확실한 방법, 지금 당장 수명을 최대화하는 데 쓸 수 있는 방법을 하나 꼽으라면 바로 이것이다. "적게 먹어라."

(175쪽)

얼마나 좋은 방법인가요. 적게 먹으면, 돈도 적게 들테니 말이지요. 물론 이게 쉽지 않지요.  

2. 간헐적 단식 또는 주기적 단식 

간헐적 단식은 16:8 단식이라 하여, 8시간 사이에 두끼를 먹고 하루 16시간을 공복으로 유지하는 겁니다. 예전에 주말연속극 <글로리아>를 연출할 때 배우 오현경씨와 일했어요. 어느 날 배역에 대해 상의하자면서 저녁을 같이 하자고 하셨어요. 촬영 중간에 잠깐 짬을 내어 식당에 앉았는데, 정작 본인은 주문도 안 하시고, 저만 혼자 먹었어요. 저녁 6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데요. 점심을 먹고 다음날 아침까지 공복을 유지하는 거지요. 그게 벌써 10년 전 일인데요. 책을 보니, 그렇게 하루 16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는 16:8 식단이 장수 비결이랍니다.

3. 육식을 줄여라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 사자의 저녁보다 토끼의 점심에 훨씬 더 가깝게 식단을 짤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연구 결과들은 동물성 단백질을 식물성 단백질로 더 많이 대체할수록 온갖 질병에 따른 사망률이 상당히 줄어든다는 것을 보여 준다.'

(190쪽)

대학생이 된 큰 딸은 채식주의자가 되었어요. 저도 같이 해보려다 포기한 적이 있는데요. 책을 읽고 나니 완전한 채식은 아니더라도, 육류의 섭취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4. 땀을 흘려라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6~8킬로미터를 뛰는 (대다수에게는 하루에 15분 이내로 할 수 있는 운동량이다) 사람은 심장마비로 사망할 확률이 40퍼센트 줄고 갖가지 원인에 따른 사망률이 45% 줄어든다고 한다. 엄청난 효과다.'

(197쪽)

저는 요즘 탁구의 재미에 빠져있는데요. 공을 치다보면 땀이 줄줄 흐르고 숨이 가빠요. 숨이 가쁠 정도로 운동하는 게 좋다는군요. 같이 운동하는 분들 중에는 나이 80에도 탁구를 치는 분들이 있어요. 저도 그분들처럼 오래오래 공놀이의 즐거움을 누리고 싶습니다.

5. 몸을 차갑게 하라

좀 추운듯 지내는 것이 갈색 지방에 든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시켜 수명을 연장한다고 합니다. 겨울에 티셔츠 차림으로 활기차게 걷는다든지, 잘 때 얇은 이불만 덮고 자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요.

6. 후성유전적 경관을 흔들지 마라 

후성유전적 경관이라는 말이 어려운데요. 쉽게 말하면 건강에 좋지 않은 유해물질을 피하라는 조언입니다. 담배, 화학물질, 질산염 처리 식품, 방사선 등을 피하라고 하네요. 몸에 좋은 걸 찾아 하기는 힘들어도, 나쁘다고 알려진 걸 굳이 할 필요는 없겠지요. 

저는 오래 살고 싶습니다. 도서관에 가면 읽고 싶은 책이 쌓여있고, 아직도 걷고 싶은 길이 전국에 너무 많아요. 제게 필요한 건, 돈보다 시간입니다. 이 책 덕분에 우리는 환상적으로 오래 살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어요. 기나긴 시간을 선물받은 기분입니다. 

주말입니다.

하고 싶은 일, 다 해보는, 주말 보내시고요.

언젠가 기나긴 노후를 덤으로 누리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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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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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주이 2021.11.12 06: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읽다보니 제 생활습관을 많이 반성하게 되네요.
    너무 많이 먹고 너무 적게 움직이는 것 같아서요.
    저도 식탐을 줄이고 소식하고 더 많이 움직여야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2. 아리아리짱 2021.11.12 06: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작가님 아리아리!

    이제 작가님의 톤으로 우리에게 좋은 책을 조근조근 알려주시는
    목소리가 제대로 들려와 마음이 놓입니다.
    그동안은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 지 이정표를 잃어버린 느낌이었거든요.
    매일 매일 좋은 책 밥 안내를 받을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기나긴 노후, 작가님과 <공즐세>가 있어서 Don't worry 입니다.^^
    즐기는 주말 되어요!

  3. 소중한하루 2021.11.12 06: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

  4. 아침 2021.11.12 07: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뎌 오셨네요.
    무진 반갑습니다.^^

  5. 우리상희 2021.11.12 07: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더위를 많이 타서 몸을 차갑게 하긴 하는데 ㅎㅎ

  6. 김성윤 2021.11.12 09: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책읽기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다시 돌아오셔서 정말 반갑습니다.^^

  7. 보리랑 2021.11.12 09: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번 : 심리적 허기 때문에 먹는 경우가 많아서 소식은 쉽지 않다 합니다. 그래서 다이어트 하고나서 요요 오니 다이어트 산업이 무지 잘되고요.

    5번 : 몸을 차갑게 하래서 찬물로 목욕하고 외출했다고 기절할 뻔 했어요. 그냥 따뜻하게 살래요 😅

    "오늘도 글이 올라왔네요" 라는 댓글에 찡합니다. 비난하던 댓글러들, 먹이를 찾아다니는 하이에나거나 매크로였을거라 생각해 봤습니다. 진심인 사람들은 비판은 해도 비난해서 상처주지 않거든요.

  8. 섭섭이짱 2021.11.12 11: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좋은 내용들이네요.
    모두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면 좋겠어요^^
    피디님도 항상 건강하세요

    오늘은 문득 이 가사가 떠오르네요.

    🎼🎶🎵🎶🎵🎶🎵🎼

    행복하자 우리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그래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그래 그래

  9. sara_yun 2021.11.12 13: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금식이 슈명을 늘려쥬는군요 음식 조절이 가장 힘들지만 그만큼 효과가 확실한 것 같네요!!

  10. 유튜브 창작동화채널 2021.11.13 07: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또 다짐을 합니다. 단식은 어려워도 15분 걷고 뛰는건 꼭 해야겠어요 감사드립니다

  11. 뮤제 2021.11.13 1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래 기다렸습니다. 피디님 목소리가 음성 지원되네요.
    자주 올려주세요. 팬들의 마음은 그대로 ^^

  12. 익명 2021.11.14 0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3. 제경비어뭉 2021.11.20 07: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나이에비해 아이들이 어려서 오래살아야하는데 간혈적 단식 빼고는 다 저하고 거리가 먼 얘기들이네요ㅠㅠ
    오늘부터 15분 뛰는거 정도는 해야겠어여ㅜㅜ
    백살이 넘어서도 글 쓰실거죠?ㅎㅎㅎ

  14. littletree 2021.11.24 17: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글을 다시 읽을 수 있어 무척 반갑고 즐겁습니다. 계속 들려주세요~!

  15. 보리수리맘 2021.11.30 22: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다렸습니다
    작가님의 제 2의 인생 기대됩니다

  16. Change doesn't happen suddenly 2021.12.19 16: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릴 때 어른들께서 하시던 말씀 '건강이 최고다'
    그 말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아프고나니 위 말에 공감을 하게되고 나이가 들수록 옛 어른들의 말을 제가 하고 있습니다.
    요즘같이 코로나로 친구들 보기 힘든 때, 돈 문제와 일에 치여사는 친구들에게 인사말로 합니다.
    '건강한게 돈 버는 거잖냐, 아프지말고 건강 잘 챙겨라.'
    건강하십쇼 작가님.

  17. 세렌디피티 2022.01.01 12: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글을 다시 볼 수 있어 넘넘 좋습니다.
    소개해주신 책 읽고 싶네요

  18. 저녁노을함께 2022.01.10 2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돌아오셨네요.
    어제밤 문득 생각이 나서 들어와 보니 반갑게도 글들이 그것도 많이 올라와 있었네요.
    피디님 글 아니면 티스토리를 들어와 볼 일이 없어서 ....글이 많이 올라 온지도 몰랐네요.

    스승님이 돌아 오셨으니 열심히 또 방문하겠습니다.
    '새벽에 나도 일어나고 싶다. 글도 써보고 싶다. 영어공부도 하고 싶다`. 이런 생각들이 쓱 스쳐 가면서
    힘이 솟네요. 컴백 감사합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