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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미래의 공부는 어떤 모습일까

by 김민식pd 2020. 5. 15.

한겨레21을 읽다 만난 인상적인 글 한 편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공부의 미래>를 쓴 구본권 선생님의 글입니다. 제가 평소 고민하던 지점과 닿아 있어 글을 편집해 소개합니다. 전체 원문을 보시려면 끝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먼저 질문 1. 
재난 상황이 불러온 온라인수업은 미래의 공부를 위한 복음일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5년 9월 발표한 보고서는 “학교에서 컴퓨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나라보다 적은 시간 활용하는 나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높았다”며 컴퓨터 활용 교육 옹호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교실에서 하루 평균 컴퓨터 이용 시간이 적은 국가일수록 학생들의 성취가 뛰어났다. 한국(9분), 중국(상하이 10분·홍콩 11분), 일본(13분) 등이 모범 사례로 제시됐다.
프랑스에서는 학교에서 태블릿PC 사용이 독해력 학습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의 교육평론가 제프리 셀링고는 2014년 책 <무크U: 온라인 교육의 중도포기 이유>에서 ‘무크는 학습 동기가 강하고 학습 능력이 뛰어난 5%의 자발적 학습자들에게만 효과적일 뿐, 대다수 학생에겐 오히려 역효과를 불렀다’고 했다.

디지털 기기는 학습용만이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며 멀티태스킹이 학생들의 주의산만과 중독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은 오래된 우려다. 온라인학습은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을 저해해 집중도가 떨어진다. 교육에서 지식 전달과 습득보다 학습 동기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교실이 없는 시대가 온다>의 저자 존 카우치는 “무엇을 배우느냐보다 왜 배우느냐, 즉 동기부여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미국 작가 니르 이얄은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기술은 주의를 빼앗기지 않는 능력인데, 교사와 학부모가 이를 가르치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의를 빼앗기지 않는 능력, 즉 집중력을 키우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독서입니다. 스마트폰 대신 종이책을 보는 거지요. 스마트폰은 플랫폼입니다. 수많은 앱들이 서로 사용자의 시간을 차지하기 위해 쉼없이 새로운 메시지를 보냅니다. “당신, 이런 거 좋아하지 않아?” 스마트폰은 가장 솔깃한 제안을 내게 합니다. 걸어가는데 여기저기서 호객꾼이 나를 부르는 시장통 같지요. 종이책은 달라요. 그냥 딱 한 사람의 저자를 앞에 두고 둘이 조용히 나누는 대화입니다. 책장 위로 카톡이 뜨거나 페북 알림이 울리지는 않아요. 온라인수업의 시대, 아이들에게 책읽는 습관을 길러줘야 할 이유는 더 커집니다. 

질문 2
코로나19 이후, 예상치 못한 변화가 찾아올 때, 미지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공부는 무엇일까?

급변하는 세상에서 공부는, 미래의 확실한 변화 방향을 탐지해 그것에 대비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공부를 위한 내면적 동기를 찾는 길이다. 생텍쥐페리가 “배를 만들게 하고 싶다면 배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대신 무한한 바다에 대한 그리움을 갖게 하라”고 말한 대로다.
<생활의 달인>(SBS) 프로그램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범접하기 어려운 수준의 기술과 전문성을 지닌 ‘달인’이 소개된다. 다양한 분야의 달인이 등장하지만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무엇보다 생활의 달인들은 ‘1만 시간의 법칙’을 구체적 생업에서 구현해낸 사람이라는 것이다. 달인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보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고객의 요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그 일을 정말 사랑해서 몰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달인들은 노력과 연구를 통해 기술과 전문성이 개선되는 것을 무엇보다 즐거워하고 보람 있어 한다.
달인들은 더 나은 상태를 추구하는 배움을 향한 열정으로 가득 찬 사람이다. 누구보다 분명한 자신만의 동기와 목표를 지닌 사람이다. 그들이 생활의 달인이 된 또 다른 비결은 외적 보상과 동기가 아니라, 자기만의 내면적 동기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외적 동기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끌려다니는 것이고요. 내적 동기는 스스로 동기부여에 따라 움직이는 거지요. 인생은 주체적으로, 자발적으로 사는 편이 더 즐습니다. 내적 동기를 키우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저는 혼자만의 여유 시간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내적 동기가 약한 이유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 그 시간을 가지고 어떤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루 종일 업무에 치이고 공부에 치이는 사람은 내적 동기를 자극할 수 없어요. 그냥 허덕허덕 하루하루 살아내느라 바쁘거든요.

저는 회사 회식에 안 가고, 동창회에 안 가고, 모르는 사람을 만나지 않습니다. 낯가림이 심한 저로서는,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크거든요. 회사 회식에 가면 조직 내에서 출세에 신경이 가고, 동창회에 가면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초라해지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사람을 만나는 대신, 혼자 글을 씁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 자신과의 대화입니다. 책에서 읽은 내용을 가지고 글을 씁니다. 지금처럼 잡지에서 본 기사를 옮기고 내 생각을 정리하며 글을 씁니다. 기사를 쓴 구본권 선생님과 마주 앉아 배우고 또 혼자 곱씹어보며 생각을 다듬어봅니다. 

앞으로 저의 공부의 목표는 2가지입니다. 
주의를 뺏기지 않는 집중력을 기르고요. 
성장을 향한 내적 동기를 기르고 싶습니다.

(다음주에는 아이들의 책읽는 습관과 글쓰는 습관을 도와주는 책들을 소개할게요.)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8625.html

 

미래 공부의 기술…내가 모른다는 걸 발견하라

어떤 때보다 미래 예측 불가능성이 도드라지는 ‘코로나 시대’‘모른다는 사실을 직면하면서 사는 기술’이 가장 중요한 공부의 기술

h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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