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독이 보편화된 시대입니다. 옛날에는 책을 소리내어 읽었습니다. 신앙공동체나 서당에서 다함께 소리내어 책을 읽는 게 수행이자 공부였지요. 선비가 혼자 집에 있을 때도 소리내어 책을 읽었고요. 고미숙 선생님이 기획하고 감이당에서 펴낸 낭송 시리즈에는 경전이 많습니다. 오랜 세월 입으로 전해온 것들이 많아 소리내어 읽기에 좋은 텍스트입니다. 오늘은 <논어>에서 제가 좋아하는 구절을 소개합니다. 

<낭송 논어/맹자> (공자, 맹자 지음 / 류시성 풀어 읽음 / 고미숙 기획)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부가 추구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채찍을 잡는 마부 노릇이라도 하겠다. 하지만 추구한다 해도 얻을 수 없는 것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 - <술이> 11

(25쪽)

'자공이 사람들을 비교하고 평가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공아, 너는 현명한가 보구나! 나는 그렇게 한가하지 않구나." - <현문> 30

(41쪽)

자공이 말했다. "가난하면서도 아부하지 않고, 부유하면서도 잘난 체하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그것도 괜찮다. 하지만 가난하면서도 도를 즐기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다." 자공이 말했다. "<시경>에서 말하기를 '뼈로 자른 듯(절), 상아를 간 듯 (차), 옥을 쫀 듯(탁), 돌을 간 듯(마)하다'고 했습니다. 절차탁마라는 말이 그런 맥락이군요."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공아! 비로소 너와 함께 시를 이야기할 수 있겠구나. 지나간 일을 말해 주자, 알려 주지 않은 것까지 아는구나." -<학이> 15

(42쪽)

염구가 말했다. "선생님의 도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따라가기에는 힘이 부족합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힘이 부족한 사람은 중도에 그만두게 된다. 지금 너는 해보지도 않고 미리 선부터 긋는구나!"  -<옹야> 11

(43쪽)

자로가 말했다. "군자도 용기를 숭상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의로움을 최상으로 여긴다. 군자가 용기만 있고 의로움이 없다면 난리를 일으키고, 소인이 용기만 있고 의로움이 없다면 도둑질을 하게 된다." -<양화> 23

(81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세상일에 대해 '이것만은 꼭 해야 된다'는 것도 없고, '이것만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는 것도 없다. 단지 의로움을 따를 뿐이다." -<이인> 10

(105쪽)

주말에 방에 홀로 앉아 소리내어 고전을 읽는 이 시간이 참 좋습니다. 

역시 삶은, 하루하루가 다 선물입니다.

 

https://youtu.be/QwWpHkiwKdA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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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랑 2020.04.11 07: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 너는 해보지도 않고 미리 선부터 긋는구나!" 운전이 딱 그래요. 집에만 있는 딸아이 어디가고 싶다 하면 싫어하는 운전이지만 넵 하고 했듯이, 이제는 병원 자주 가시는 엄마를 위해서 무섭지만 다시 운전을 해야 할까 봅니다. ㅎㅏㅎㅏ

  2. 섭섭이짱 2020.04.11 09: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피디님 목소리로 듣는 논어 넘 좋은데요 ^^
    나중에 김민식이 읽어주는 고전이라는 제목으로
    오디오북 하나 만드셔도 좋을거 같은데요

    그리고 글을 읽다보니 예전에 피디님과 얘기 나누던 것들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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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섭섭이가 말했다. "피디님은 책 좋아하시니까 주변에서 책선물 많이 받으셔서 좋겠어요"

    민식께서 말씀하셨다 "누가 나에게 책 선물을 해줄 때마다 그걸 행복이라고 느낀다면, 그건 나의 행복을 타인의 의지에 맡기는 일이에요. 선물을 주고 안 주고는 타인의 의지니까요. 도서관에서 책을 찾는 건 오로지 나의 노력에 따라 만들 수 있는 습관입니다. 스스로를 공짜 책선물보다 도서관 대출에 길들이고 싶어요. 그게 책벌레로서 무한한 행복을 누리는 비결이라 믿습니다."

    섭섭은 그 얘기를 듣고 머리를 꽝 한대 맞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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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물 같은 하루 행복하게 보내세요~~~

  3. 헤이쭌 2020.04.11 09: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즐거운 주말되시고요.전 사전투표 하러 가야겠어요

  4.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4.11 09: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생을 살면서 논어를 한 번쯤은 봐야한다고 생각하고는 있는데.. 어떨까요? 논어 전과 후의 삶이 말이에요.

  5. 꿈트리숲 2020.04.13 09: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논어는 혼자서도 여럿이서도 읽어보고
    한글필사 원문필사도 해봤어요.
    아이한테도 강독과 필사를 권유했고요.
    그럼에도 아직 논어의 말씀이 다 제것이
    된 것 같지는 않아요.

    수시때때로 낭독을 하며 그 말씀을
    되새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 같다 싶습니다.

    아직 접해보지 않은 맹자도 이 책으로
    예습가능하겠죠?^^

  6. 나겸맘 리하 2020.04.14 09: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한때 논어를 펼쳐 읽으며
    마음을 달래기도 했었는데요.^^
    <술이>11.
    저도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부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나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면
    부가 따라올 것이다...믿기로 했어요.ㅎㅎ

    책읽다가 졸리면 몇 페이지씩 소리내어
    읽기도 하는데요. 그럼 잠이 깨더라고요.
    고미숙선생님의 유머를 너무나 좋아하는 저는
    언젠가 감이당에서 수업받는 날을 꿈꿔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