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짠돌이 독서 일기

즐거운 숙제이자 놀이

by 김민식pd 2020. 1. 16.

한때 와인 모임에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일밤-러브하우스>를 연출하던 시절에 건축가 중 장순각 교수를 만났어요. 일하는 방식도 좋고, 건축에 대한 철학도 멋져, <러브하우스> 방송이 끝난 후에도 함께 일했던 작가/조연출과 함께 만났는데요, 그 모임의 테마가 와인 각 1병이었어요.

멤버가 김민식, 장순각 교수, 송종현 대표님(건축사무소), 김태호 피디, 선혜윤 피디, 정인환 작가, 김정수 작가였어요. 다 <러브하우스> 제작진이지요. 김태호 피디는 그 시절 저의 조연출이었고요. 모임 장소는 장순각 교수의 사무실이자, 갤러리가 있던 공간이었고요. 그림이 놓여있고, 멋진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에서 와인 모임을 했어요.

모임을 좀더 재미나게 만들기 위해 게임을 했어요. 각자 한 병씩 가져오는데, 누가 더 좋은 와인을 골라오나. 와인 한 병에 8잔 정도가 나오고요. 게스트까지 더해 8명이 모이면 8병이 준비됩니다. 이제 돌아가며 한잔씩 맛을 봅니다. 첫번째 병을 마십니다. 일단 그게 일등이지요. 2번째 병을 마신 후, 품평이 시작됩니다. 어느게 더 좋았나. 투표를 거쳐 순위가 정해집니다. 결과에 따라 1등부터 코르크 마개를 줄지어 세웁니다. 모임이 끝나면 가장 가성비가 뛰어난 와인, 가장 맛이 훌륭한 와인이 정해지고요.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취향이 드러납니다. 어떤 와인이 왜 좋은지 말로 설명을 하다보면, '아, 나는 와인에서 이런 점을 좋아하는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시간이 흘러 김태호는 <무한도전>의 스타 피디가 되었고, 선혜윤은 신동엽씨와 결혼하여 워킹맘이 되었고, 장순각은 한국의 대표 건축가가 되었어요. 다들 바빠졌어요. 제가 가장 한가했어요. 모임은 결국 사라졌지만, 그 시절 즐거운 추억은 또렷이 남아있습니다. 

매달 교보문고에서 10권의 신간이 집으로 배달됩니다. 매달 수천 권의 책이 쏟아져 나오는데요, 교보문고 북마스터들이 그중에서 엄선한 10권의 책입니다. 교보 북마스터가 고른 책을 읽고, 그 중에서 다섯 권을 골라 짧은 평을 씁니다.

http://bm.kyobobook.co.kr/common/greeting.do

 

지식이 되는 습관 - 북모닝

조롱의 대상에서 비즈니스 정글의 공룡으로 관리자 -->

bm.kyobobook.co.kr

 

제가 <교보문고 북모닝> 심사를 하는 요령은 와인 시음회와 같습니다. 열 권의 책을 읽으며, 한 권 한 권 줄을 세웁니다. 가장 먼저 집는 책은 표지와 저자를 보고, 가장 먼저 마음이 끌린 책이에요. 읽고 난 후에도 일등의 자리를 지키는 책이 있고, 다른 책에게 밀리는 책도 있지요. 1위부터 5위까지 순전히 개인적인 평점으로 순위를 매깁니다. 이게 제 나름의 공부이자 놀이에요.

그렇게 고른 책 다섯 권에 대해 짧은 리뷰를 쓰고요. 다시 한 두 권을 골라 블로그에 긴 서평을 올립니다. 거기에서 또 한 권을 추려 유튜브 채널 <꼬꼬독>에서 소개하기도 하고요. <꼬꼬독>에 소개하는 책의 경우, 다시 회의를 통해 정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의 제작진인 윤성아 작가님, 최준용, 김유리 피디님과 상의를 거듭합니다.

제가 책을 소개하는 과정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함께 합니다. 신문 서평도 읽고, <채널 예스>도 읽고, 작가들의 페이스북도 눈여겨 읽습니다. 좋은 걸 골라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이번달에 제가 고른 북모닝 다섯 권의 짧은 리뷰를 공유합니다. 이중에는 곧 꼬꼬독에서 만날 책도 있어요. 책과 함께 하기에 하루하루는 다 선물입니다.

(다섯 권의 순서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순전히 개인의 취향에 따라 고른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아웃퍼포머>

직장에서 성공하는 것과 행복한 삶이 양립할 수 있을까? 오래 일하고, 최대치의 노력을 투하하는 방식은 구시대의 산물이다. 워라밸의 시대, 똑똑하게 일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직장에서 개인이 성과를 내는 방법을 7가지로 추려내고 그 실전 테크닉을 소개하는 책. 맡은 업무에서 고수가 되는 법 4가지와 타인과 협업을 잘 하는 법 3가지. 최고의 성과를 내는 비밀은 재능이나 노력이 아니라 일하는 방법에 있다.

<밀레니얼의 반격>

100세 시대, 우리 모두는 새로운 인생 모델을 찾아 떠나는 탐험가이다. 경제적 성공만으로는 인생의 가치를 온전히 실현할 수 없다. 더 재미있는 삶, 더 의미 있는 삶이 중요하다. 저성장 시대, 새로운 희망을 찾아 떠나는 반격의 시작. 시스템과 조직에 안주하는 대신, 개인의 창의성으로 승부를 거는 밀레니얼 개척자들을 만난다. 여기, 새로운 희망이 있다.

<조선회화실록>

이야기를 전하는데 있어 글과 그림은 최고의 보완 관계다. 화공이 그림으로 남긴 자취를 통해 조선 왕조 500년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냈다. 왕의 풍모를 묘사하는 어진이라 할지라도 붓을 왜곡하지 않는 화공과 실록을 기록함에 있어 붓을 굽히지 않은 사관 덕분에 조선의 역사를 생생하게 만난다. 드라마처럼 그림으로 생생하게 펼쳐지는 조선회화실록, 기록의 시대를 이제 그림으로 만난다.

<네이키드 애자일>

애자일은 무엇을 중시하는가? 절차와 도구보다 사람 간의 상호작용을, 경쟁보다 협력을, 획일적이고 무비판적인 복종보다 개개인성을 중시한 주체적 행동을, 경직된 계획보다 유연한 적응을, 채찍을 통한 외적 동기부여보다 목적과 의미를 통한 내적 동기부여를 강조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간절히 바라는 조직문화 개선의 답, 그게 바로 애자일 경영이다.

<이제 몸을 챙깁니다>

과잉 경쟁의 사회, 몸이 가장 먼저 희생된다. 몸은 더이상 과시의 기준, 혹사의 대상이 아니다. 몸을 챙겨야 할 이유,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존재감은 몸과 마음의 교집합이다. ‘몸이 있는 곳에 마음이 온전히 머무르는 일’, 몸챙김은 공부이자 수행이다. 순간순간 따뜻한 주의를 몸에 기울이며, 몸을 수단으로 대하지 않고 삶의 동반자로 존중하는 일, 100세 시대 가장 중요한 과제는 몸을 챙기는 것!

 

 

반응형

'짠돌이 독서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이 알아주는 순간  (26) 2020.01.20
이제 우리 모두 학생이다  (9) 2020.01.18
찬기파랑가의 SF 버전  (11) 2020.01.15
미래의 소득, 소득의 미래  (16) 2020.01.14
읽고 쓰고 말하기의 생산성  (14) 2020.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