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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노후의 공부를 위하여

by 김민식pd 2019. 6. 18.
10년 후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금 준비해햐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은퇴 후 가고 싶은 공동체를 찾고 있어요. 몇 개의 후보가 있어요. 수행공동체인 '정토회', 공부 공동체인 '남산강학원' 그리고 독서 공동체인 '숭례문학당'. 정토회의 가르침은 법륜 스님의 책을 통해 만나고요. 남산강학원의 공부는 고미숙 선생님의 책으로 소개받았지요. 최근에는 숭례문학당에서 나온 책 <이젠, 함께 읽기다> <글쓰기로 나를 찾다>를 읽으며 은퇴 후 삶의 방식을 공부하고 있어요. 독서공동체에서 책을 함께 읽고, 글쓰기를 통해 내 삶을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은퇴자의 공부법>이라는 책을 보면, 숭례문학당에서 만난 3명의 저자가 책을 함께 쓰며 '공부하는 은퇴자에게는 정년이 없다'는 주제로 이야기를 하는데요. 그 책을 읽다 찰스 핸디라는 저자를 만났어요. 

(퇴직 후) 책과 여러 교육 기관들을 헤매고 다니던 중 가뭄 끝의 단비처럼 찰스 핸디와 만나게 되었다. 그가 쓴 <찰스 핸디의 포트폴리오 인생>을 읽고 막연하기만 했던 은퇴 후 삶의 방향을 명확하게 잡기 시작했다. 내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한 권의 책을 꼽으라면 나는 단연 이 책을 꼽을 것이다. 자칭 사회철학자라는 그는 회사원과 교수 등의 생활을 하다가 49세라는 이른 나이에 자유직업인이 되어 공부하고 집필과 강연을 하는 포트폴리오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는 직장인의 미래를 예측한 저서 <코끼리와 벼룩>을 통해 한국에도 꽤 알려진 세계적 경영 사상가이다.
(<은퇴자의 공부법> 22쪽)

찰스 핸디라는 이름은 생소했어요. 모르는 저자가 있으면 도서관에 가서 이름을 검색해봅니다. 그 저자의 책이 3권 이상 뜨면 책을 읽습니다. 3권 이상 책을 냈다면 유명 저자이고, 그렇다면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책에서 언급한 <코끼리와 벼룩>을 찾아 읽었어요. 

책을 읽을 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읽는 걸 좋아합니다. 한가지 주제를 정해놓고 관련된 책을 이어서 읽다보면 공부가 쉽고 깊어집니다. <코끼리와 벼룩>은 20년 전에 쓴 책이라 그런지 앞부분은 좀 지루했어요. 그러다 마음에 남는 문장을 만났어요. 

 
'남보다 낫기보다 다르게 되자.'

'진정한 혁신은 해당 산업 혹은 회사 바깥에서 온다. 회사 내부에서 오는 것은 친숙한 것의 변형일 뿐, 진정으로 새로운 것이 아니다. 나는 이 통찰이 남보다 낫기보다는 다르기를 바라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물을 새롭게 보기 위해 혹은 새로운 것을 보기 위해 때때로 낯선 세계를 거닐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우리 자신에게 그것을 강요해야 한다.

(<코끼리와 벼룩> 279쪽)

남과 다르게 살자, 이건 제 삶의 모토입니다. 공대를 다니며 형편없는 학점으로 자존감이 바닥을 치던 시절, 늘 괴로웠어요. '나는 왜 공대생인데 공업수학을 못할까?' '나는 왜 정역학 수업이 재미가 없을까?' 그러다 결론을 내렸죠. '흥미없는 공부를 못하는 건 당연한거다. 나라는 존재를 증명하는 길은,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이다.' 책읽는 공대생이 되자, 영어를 잘하는 공대생이 되자고 결심했어요. 지금도 항상 나다운 삶은 무엇일까 고민하며 삽니다. 경쟁은 즐겁지 않아요. 나답게 사는 게 즐겁지요.

책에서는 대기업을 코끼리, 혼자 일하는 1인 기업가를 벼룩으로 비유합니다. 저자는 대기업에 고용된 사람의 숫자는 갈수록 줄고 프리랜서가 늘어날 것이라 말합니다. 프리랜서로 살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해요. 은퇴자에게 필요한 공부는 무엇일까요?

찰스 핸디는 1980년대 이미 프리랜서의 시대가 온다고 생각하고 교수라는 직함을 버리고 프리랜서의 길을 걸었어요. 여러권의 책을 내고 BBC에서 방송도 진행했지요. 그는 평생 쓰기, 강연하기, 방송하기를 실천하며 살았는데요, 유명한 저자가 되었기에 가능했겠지요. 그런데 지금 시대는 누구나 집필, 강연, 방송을 할 수 있어요. 블로그와 유튜브의 시대거든요. 은퇴자에게 앞으로 필요한 공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책을 읽고, 공부하고, 글을 쓰는 게 쉽지 않다고 느껴지신다면, 숭례문학당의 책을 찾아보고 교육 프로그램을 참고하셔도 좋아요. 은퇴자들에게는 공부만한 취미 활동도 없거든요. 퇴직 후, 공부하는 삶을 꿈꾸신다면, 현업에 있을 때, 조금씩 연습해도 좋겠지요. 하루 1시간 전철에서 책읽기, 새벽에 한 시간 블로그에 글쓰기 등을 실천함으로써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도 있고요. 

역사상 유례없는 기나긴 노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요. 우리의 선조들 중 그 누구도 누리지 못했던 선물이지요. 하루하루 공부하는 자세로, 즐겁게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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