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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세계여행

런던이여 다시 한번

by 김민식pd 2018. 11. 22.

런던 1일차 여행기 (오전)

<토크 노마드: 아낌없이 주도록> 촬영을 위해 영국 런던에 왔습니다. 숙소는 타워브릿지 근처에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 타워브릿지를 향해 걸어갑니다. 템즈 강을 중심으로 런던을 구경하면 길찾기가 쉬워요. 타워브릿지에 올라가니 아침 출근길 바쁜 런던 시민들 사이로,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런던탑입니다. 입장료가 꽤 센 곳이라 그냥 바깥에서 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런던에는 공짜로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아 입장료를 내는 곳은 주로 패스합니다. 

런던탑, 3가지 역사를 가지고 있지요. 왕궁, 요새, 감옥. 원래 궁궐이었어요. 권력 투쟁이 잦으니, 적들의 침략을 막으려고 해자를 두르고 담장을 올립니다. 요새가 되어 바깥에서 침입하기 쉽지 않은데요. 그러다보니 나중에는 왕권 다툼에서 밀린 왕자들을 가두는 감옥이 되기도 했어요. 이 곳에서 어린 나이의 왕자들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지요. 영국의 왕실에서 태어나는 건, 그리 부러운 운명은 아닙니다. 자신의 힘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요. 직업이든, 배우자든.

템즈 강변을 따라 산책을 합니다. 걷기 여행, 돈 안들고 운동 되고 구경도 하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여행의 방식입니다. 템즈 강변만 따라가도 볼 게 많아요.

런던은 수백년 전, 마차가 다니는 길을 중심으로 도시가 발달해 차도가 좁아요. 올림픽 대로니, 강변북로니 하는 길도 없고요. 차는 막히는데, 오히려 쌩쌩 달리는 건 자전거입니다.

중간에 턱이 있어, 차도와 완전 분리되는 자전거 전용도로입니다. CYCLE SUPERHIGHWAY라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자전거 고속도로인데요. 자전거의 속도가 진짜 빠릅니다. 접이식 자전거 브롬톤의 모습도 많이 보이네요.

강을 따라 걷다보니, 다리 건너 테이트 모던 미술관이 보입니다. 현대 미술은 어렵게 느껴져 이제껏 런던에 몇번을 왔지만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습니다.

테이트모던  Free and Open to all 이라는 글자가 크게 적혀 있어요. 무료라는 글자에 혹해 찾아갑니다. 내셔널 갤러리는 자주 갔지만 테이트 모던은 처음이네요.

피카소의 <우는 여인> 1937년작이 있고요. 몬드리안의 <콤포지션 B> 1935년작이 있어요. 앤디 워홀과 백남준이 있는 미디어아트 전시관도 있어, 단편영화 상영도 하네요. 그림은 그냥 지나치다가 단편 영화 상영관에서는 한참을 보다가 나왔어요. 난 역시 움직이는 그림이 좋아요. 저는 역시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좋아하나 봐요. 

타워브릿지에서 시작한 템즈강 산책은 런던아이까지 이어집니다. 런던 아이에서 다리를 건너 이제 강변을 벗어나 중심가로 향합니다.

트라팔가 광장과 내셔널 갤러리.

2월에 보고 다시 보니 또 반갑습니다. 콘텐츠 진흥원 연수도 영어 면접을 통과했고, 이번에도 통역사 출신 코미디 피디라 하여 런던 촬영을 제안받은 것이니 20대에 한 영어 공부로 얻는 것은 끝이 없군요.

레스터 스퀘어에 가서 오늘 저녁에 볼 뮤지컬 티켓을 예매합니다. 어제 <토크 노마드> 촬영하며 만난 옥주현씨가 추천한 <컴퍼니>를 보려고요. 요즘 인기가 뜨겁다더니, 가격도 앗 뜨거! 입니다. 주로 4,50파운드짜리 할인 티켓이 난무하는 이곳에 80파운드 정가 그대로 받는 표를 삽니다. 그래요, 쓸 때는 또 써야죠.

전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호텔을 찾다가 길을 잃었어요. 지도를 보면 되는데, 데이터 로밍을 하지 않는 관계로 휴대폰에서 길찾기를 할 수 없어요. 결국 다시 템즈 강변으로 향합니다. 강에서 숙소로 가는 길은 알거든요. 가다가 멋진 몰을 만났어요. 

 

길을 잃는 순간, 진짜 여행이 시작됩니다. 길을 잃지 않는다면, 예정된 목적지만 보지만, 길을 잃는 순간 새로운 여정이 펼쳐지거든요. 인생도 그래요. 드라마 피디의 삶이 끝났다고 느낀 순간
진짜 내 인생이 시작되더라고요.

길을 잃고 헤매다 엉뚱한 몰에 들어섰는데 조각 장식이 멋있어요. 배 모양인걸 보니 근처에 템즈강이 있는 거죠.


템즈강에 왠 군함인가 했더니, 벨파스트 군함공원입니다. 저 뒤로 아침에 본 타워 브릿지가 보이네요. 이제 숙소로 들어가 낮잠을 잡니다. 어제 12시간 비행기 타고 런던에 날아온 후, 도착과 동시에 예능 촬영을 했어요. 영국 현지 시간으로 밤늦게까지 촬영은 이어졌는데요. 김구라씨가 그러더군요. 한국으로 치면, 우리 지금 새벽 4시에 일하고 있는 거라고... ^^

런던에 왔다는 설렘으로 아침 일찍 눈을 떴고, 오전 내내 돌아다녔는데, 점심을 먹고 나니 졸립니다. 이럴 땐 시차 적응을 겸해 호텔에 가서 낮잠을 한 시간 정도 자고 나옵니다. 

무리하지 않아요. 놀러 나온 거니까... 오후엔 캠든 타운 워킹 투어에 갈 겁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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