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며, 올 한 해 성과를 점검해봅니다. 블로그에 있어 스스로 다행이라 생각하는 점은, 휴일과 주말을 빼고 거의 매일 글을 올렸다는 점입니다. 드라마를 연출하면서 글을 매일 발행하는 건 좀 힘들었지만, 그래도 빼놓은 날은 없었다는 점에서 다행이라 생각해요. 블로그의 오랜 독자이신 야무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피디님은 매일 아침 든든한 밥상을 차려주신다. 그런데 드라마 하실 때는 그냥 콘프레이크에 우유 한 잔이 올라오기도 하더라."

^^ 멋진 비유입니다. 드라마 촬영할 때는, 오래전에 써놓은 글 중에 아쉬움에 발행하지 못한 글을 올리기도 했어요. 품질 유지를 생각해 그냥 하루 제낄까 고민하기도 했는데요. 한번 두번 빼먹다보면 포기하게 될까봐 그냥 부족해도 올렸어요. 끼니를 거르지는 않는게 중요하거든요. 매일 올리는 글이, 다 마음에 들거나 최선이라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럼에도 빼먹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인문학자 김경집 교수님이 신문에 기고하는 글을 즐겨 읽는데요. 글에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선생님이 최근에 내신 책을 읽었습니다.

<김경집의 통찰력 강의> (김경집 / 동아시아)


우리는 뭔가 잘하는 사람을 보면 자연스럽게 부러워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재즈카페에서 멋지게 피아노를 연주하거나 색소폰을 폼 나게 연주하는 걸 보면 감탄하고 부러워한다. '나도 저렇게 연주나 노래를 잘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작 그가 그렇게 능란해지기까지 들인 공과 노력은 보지 않는다. 그저 결과만 본다. 그러니 평생 남 잘하는 거 부러워만 할 뿐 자신은 그걸 즐길 수 없다.
다른 사람이 색소폰 연주하는 걸 보고 큰맘 먹고 레슨을 받기로 한다. 그러나 생각처럼 그리 쉽지 않음으로 금세 깨닫는다. 큰돈 들여 악기를 장만했기에 쉽게 포기하지는 못하지만 생각만큼 즐겁지 않다. 왜냐하면 실력이 일취월장하지도 않고 연습이라는 게 꾸준함이 없으면 별 성과도 없으며 초보 시절은 음악적 즐거움도 없기 때문이다. 삑삑 뻑뻑대는 소리는 자신이 들어도 소음일 뿐이다. (중략)
333 법칙이라는 게 있다. 뭐든지 처음 배우고 시작할 때 3주가 첫 고비다. 완전 초보의 입장에서 즐거움이 없다. 그 고비를 못 넘기고 그만둔다. 그 고비 잘 넘기고 나서도 3개월쯤 되면 한계를 느낀다. 이제 어지간한 흉내는 내는데, 매끄럽게 치고 나가지 못한다. 일종의 ‘문턱효과’처럼 해도 늘지 않고 안 해도 줄지 않는 정체 상태다. 그 고비를 넘겨야 하는데, 이때쯤이면 꼭 핑계 댈 만한 일이 생긴다. 그러면 기다렸다는 듯 그걸 핑계 삼아 그만둔다. 하지만 꾹 참고 3년쯤 하면 아무리 둔하고 늦된 사람도 어느 정도 경지에 올라가게 된다. 그러니 뭘 하나 시작할 거면 3년은 진득하게 지속할 각오를 해야 한다. 서당의 개조차도 풍월 흉내 내는 데에 3년이 걸렸다! 3년이라 하면 적지 않은 시간이겠지만, 인생 전체를 고려한다면 그리 대단한 투자도 아니다.

(위의 책 168쪽)



누군가 잘 하는 걸 보면 부럽지요. 그게 영어든, 글쓰기든. 저는 부러워하는 마음을 하루하루 꾸준한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관건이라 생각해요. 올해 저는 탁구를 시작했어요. 약 석 달 가까이 탁구를 배우고 있는데요. 처음엔 잘 치는 사람이 그렇게 부럽더라고요. 그런데 계속 부러워하기만 하면 결국 포기하게 됩니다. 내가 못 치는 게 너무 신경쓰이거든요. 어떤 운동이든 시작하고 처음 석달이 제일 어렵워요.

통찰력은 어디에서 올까요? 상식을 뒤집어보고, 내가 가진 지식을 반문하고, 맥락을 되짚어보는데서 온다고 생각해요. 책에서는, 역사와 현대사를 오가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통찰력의 중요성을 곱씹어보는데요, 무엇이든 가장 중요한 힘은 역시 꾸준함이라 생각해요. 

작심삼일을 넘어, 3년을 지속하는 어떤 습관을 만드는 것, 저의 새해 목표입니다. 탁구도 한 삼년은 쳐야 좀 알 것 같아요.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얼마나 더 진득하니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모두, 새해에도 화이팅!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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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꿈트리숲 2018.12.31 09: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든든한 밥상과 콘프레이크에 우유라니. . .
    야무님의 탁월한 비유 완전 멋진데요.^^

    드라마 촬영을 하고, 여행을 하면서도
    거르지 않고 글을 발행하시는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을 듯 한데, 그걸 해내셨어요.
    쌍엄지 척!!! 입니다.^^
    피디님 블로그 보면서 저도 성실을 많이 배웁니다.
    나 자신과의 약속 잘 지키는 믿음직한 사람이 되고 싶네요.

    김경집 선생님은 강의로만 만나봤는데,
    책을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올한해 공짜로 즐기는 세상 덕분에 좋은 책, 좋은 여행지
    많이 알게 되어 정말 좋았어요. 내년에도 쭈~~욱 부탁드려요.
    모쪼록 시작하신 탁구, 일취월장 하기를 바랍니다~~^^

  2. 카이리 2018.12.31 09: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3년 정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인것 같아요
    아들과 외국여행 갔을때 영어로 가벼운 대화를 하는게 목표입니다
    아직 아들이 두살이니 더 여유 잡고 5년후면 가능하겠죠?ㅎ

  3. 2018.12.31 09: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래전부터 하려고 계획 했지만 미뤄둔 일이 있습니다.
    눈으로 도자기 굽듯 지그시 지켜보기만 하면 저절로 될줄 알았나봅니다.
    333법칙 한번 시도해보겠습니다.
    피디님도, 저도, 멋진 섭섭이짱님을 비롯한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
    2019년 화이팅!!!

  4. 섭섭이짱 2018.12.31 09: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피디님 어제 시상식 잘 봤어요.
    배우들 사이에서 빛났던 피디님... 멋지던데요.
    <이별이 떠났다> 배우들 상 받으거 축하드려요.

    새해가 이제 14시간정도 남았네요.
    시간 정말 빨리 지나간거 같아요.
    올해도 피디님 글, 책, 강연, 방송 들으며
    즐겁게 보낸 한해였네요.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얼마나 더 진득하니 하느냐가 중요하다"

    공감 만퍼센트 가는 글이네요.
    저도 새해에는 지금까지 하던걸 꾸준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내년에도 블로그뿐만 이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자주 뵐께요.

    기해년도 피디님 해가 되시길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5. 헤니짱 2018.12.31 1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글 읽으면서 제 내년 계획에 <작심삼일을 넘어 3년을 지속하는 습관 만들기> 추가했습니다~
    2018년 마지막날.. 피디님 글 읽으면서 좋은자극 팍팍 받으면서 마무리하네요~
    올 한해도 고생많으셨구요~ 내년에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꾸뻑^^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시구요~ 건강하세요^^

  6. 야무 2018.12.31 10: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콘플레이크가 올리더라도 굶기진 않겠다는 의지!

    고맙습니다. 오늘도 든든한 아침글을 잘 먹었습니다^^

    올 한해 좋은 글 감사드리고요

    내년에 나올 새책도 기대합니다.

    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7. 게리롭 2018.12.31 13: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야무님의 비유 정말 찰집니다. ㅎㅎㅎㅎ

    정말 바쁜 스케쥴임에도 불구하고
    피디님의 꾸준함과 끈기의 역작인 하루 1포스팅 대단하신것같아요~~ 짝짝짝

    올 한해 피디님의 블로그에서 주옥같은 글을 읽으며
    용기도 얻고, 감동도 받고, 저를 뒤돌아 볼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19년에도 좋은 글들 계속 기대하고 응원하겠습니다.


    추신 :
    저 바본가봐요 3년 넘게 꾸준히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데
    제가 원하는만큼 안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 보리보리 2018.12.31 14: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코칭하는 학생들을 봐도 3개월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예요 ㅠㅠ 3년 하신 분은 10% 될까요? 올한해 유튜브 쉬지 않고 올린 저에게도 짝짝짝~♡

  9. 찬휘헌 2018.12.31 17: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 님 말씀대로 한가지를 꾸준히 하는 것이 제일 효과적이지만,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사람에 대해 평가하려면, 그 사람이 여태까지 쌓아 온 것을 보면 된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2019년에 항상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0. 상큼한딸기 2018.12.31 18: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잘읽었습니당! 제블로그도 방문해주세요!!

  11. 아리아리짱 2018.12.31 20: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피디님책<영어책 한권 외워봤니?>를 통해 블로그를 읽기전 나와, 2년동안 날마다 일용할 양식으로 블로그를 읽어온 나는 엄청큰 변화가 있는듯 합니다. 피디님을 통해 긍정의 에너지를 키우고, 대가없이 가진것 나누려 애쓰는 삶의 변화
    느낍니다.
    우선,영어회화책 한권 외웠구요, 2권의 빵빵한 일기장을 보며 내자신의 머리를 쓰윽 쓰다듬어주고,피디님 추천도서, 영화 다 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블로그 개설 첫글을 쓴것과 날마다 블로그 올릴 글감이 아닌 일기쓰기에 머무는 글솜씨로 지금은 일단 휴식이지만 블르그 글도 재개 할 것입니다.
    피디님을 통해 새로운 삶의 지평이 열린듯 하여 제마음대로 스승님으로 모시고 따라쟁이가 되려구요! 풍부하게 소유하느것이 아닌 풍성하게 존재하는것이 삶의 목표인 피디님처럼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되는 존재로, 담백하게 나이들어
    '나이의 향기'를 풍기고싶습니다.
    한해를 되돌아보며,
    또 힘차게 나아갈 새날을 기대하며!
    쭈욱 피디님과 함께 나아 가겠습니다.^^

  12. 2019.01.01 08: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3. 김수정 2019.01.01 09: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 아침 피디님 블로그의 글을 읽으며
    좋은 책을 소개 받고,
    재있는 영화를 추천 받고,
    많은 위안을 받았습니다.
    매일 아침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올 한 해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14. KIMROOCHI 2019.01.01 11: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매일 피니님 글을 읽고 있습니다. 볼때마다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소개해 주신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올해 매일 블로그에 글쓰기 도전 할려고 하는데요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새로운 작품을 하신다는 소식이 있던데 잘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5. 2019.01.01 19: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6. 아솔 2019.01.01 21: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연기대상 시상식에 나오신 모습 뵀어요!
    채널 돌리다 갑자기 만나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7. 다락방나비 2019.01.02 00: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의 책을 읽고 다시금 블로그를 시작하는 저입니다. 앞으로 매일 들러서 기운받아 저도 꾸준히 써보려고요. 과연 매일의 글쓰기가 나를 바꾸나..
    뭐든, 또 그 결과가 어떻든, 시작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8. 하하하 2019.01.02 09: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가끔 듣는 말이
    "그러니까 힘들지"에요.
    무슨 일을 하든 '매일 아침 든든한 밥상'이라는
    완벽주의거든요.
    그러니 저는 지레 겁먹고 시작도 못하는 편이에요.
    김피디님은 부족한 걸 아시면서도
    최선이 아닌 걸 아시면서도
    글을 올리셨군요.
    저도 올해는 그 용기를 배워보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결심도 해봤어요.
    '해낼 수 있을까 미리 걱정 말고
    딱 3일만 해보자'
    ^^*

  19. 이채원 2019.01.05 01: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론인을 꿈꾸는 저에게 필수도서인 것 같습니다...통찰력이 어디서 오는지 빨리 배워보고 싶습니다! 통찰력을 갖춘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피디님처럼요:)

  20. 플릇사랑 2019.01.18 1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길 새벽 문득 생각 나 피니딤의 글을 만나니 반갑고 저를 다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기쁘고 고맙습니다. 삶에 대한 불평이나 불안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면 글로 써 보는 활동을 하다보니 그 강도가 차츰 얇아짐을 느낍니다. 언제나 좋은 글로 가르침을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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