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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최민석 작가의 탄생

by 김민식pd 2018. 7. 10.

최민석 작가의 책을 연이어 읽다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이토록 유머러스하고 재미난 작가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도서관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해서 나오는 책은 다 읽고 있는데요, 그러다 드디어 작가의 첫 책을 만나게 되었어요. 그 책을 통해 그가 작가로 전업하게 된 상황을 엿보게 되었지요.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최민석 글 / 유별남 사진 / 조화로운삶)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월드비전 희망의 기록'이라는 부제에 눈을 잠시 의심했어요. 응? 내가 아는 코믹 소설가 최민석이랑 같은 작가가 맞나? 혹 동명이인 아닌가? 작가의 에세이에서 국제구호기관에서 일하다 그만두고 나왔다는 대목을 읽은 기억이 있어, 같은 작가라고 짐작은 했지만 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더군요. 

2008년 말, 월드비전 후원관리팀에서 일하던 최민석 작가 (당시로서는 그냥 직장인)에게 이런 제안이 옵니다. 후원자들에게 후원금으로 어떻게 구호사업을 실시하고 있는지 알리기 위해 1년 동안 월드비전 사업장이 있는 전 대륙에 직접 가서 취재를 통해 글을 써보는 게 어떠냐는 거죠. 고민이 시작됩니다. 그에게는 사연이 있었거든요. 


학생 때 시집을 출판했다가 보기 좋게 망한 탓에 나는 더 이상 글을 쓰지 않기로 결심했었다. 그리고 그 결심은 지난 10년 동안 내가 유일하게 지켜온 나와의 약속이었다. 그것을 깬다는 것도 꺼림칙했거니와, 더욱 큰 문제는 그 결심을 지키느라 끈기 있게 전혀 글에 손을 안 댄 탓에 글 쓰는 감을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것이었다.

(위의 책 12쪽)


망설임 끝에 글을 쓰고 책까지 내기로 하는데요, 여기엔 에티오피아에서 만난 친구의 말이 자극이 됩니다. 

"사막에서 가장 큰 죄악은 물을 찾고도 그것을 말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블로그 '공짜로 즐기는 세상'을 통해 매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올리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저는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통해 재미와 감동과 배움을 얻습니다. 공짜로 얻은 소중한 글귀를 어떻게든 나눠야한다는 의무감에 글을 씁니다. 돈 안들이고 영어 공부하는 방법이나, 새로운 직업을 찾는 방법을 찾고 그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합니다. 글을 잘 쓸 자신은 없지만, 왠지 해야 할 일 같거든요. 

최민석 작가가 마무리한 서문으로 오늘의 포스팅을 마무리하려고요. 

살면서 반드시 해야겠다 싶은 일을 만나면, 때론 적성을 무시해야 한다고. 그리고 현실성이 전혀 없는 꿈일지라도 계속 꾸다보면 어느새 그것이 하나씩 현실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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