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휴가를 더해 제주 올레길을 다녀왔다. 여행을 무척 좋아하는데, 이번 걷기 여행 역시 아주 만족스러웠다. 7코스부터 10코스까지 4일간 혼자 걸었다.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혼자 걷느냐고 하지만, 사실 걷기 여행은 혼자 가야 제 맛이다. 길을 걸으며, 자신과 오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인생을 살며, 우린 늘 반성과 위로와 결심이 필요하다. 스스로를 위해 시간을 내어 자신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삶의 새로운 길이 보인다. 길을 찾는 자, 길을 떠나라!


걷기 여행을 좋아해서, 태국 치앙마이 트레킹도 가고,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도 다녀왔지만, 제주 올레길 여행이 특히 좋은 이유!

1. 짧은 일정으로 언제든 다녀올 수 있다.
2박 3일도 좋고, 주말 동안 1박 2일 여행도 좋다. 언제든 내키면 떠날 수 있고, 코스를 하나 하나 나누어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번에는 서귀포 인근 7~10코스를 걸었는데, 다음에는 우도를 포함해 1~3코스를 걷고, 다음에는 4~6코스, 이런 식으로 1년 동안, 몇 번에 나누어 올레길 순례를 할 예정이다. 직장인도 장기 휴가 없이 누구나 떠날 수 있는 걷기 여행! 올레의 장점이다.

(파도 소리 자장가 삼아 낮잠을 청했던 올레길 옆 오두막...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2. 가벼운 마음으로 걸을 수 있다.
산티아고 길은 일직선으로 걷는 순례 여행이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걸어야 한다. 히말라야 트레킹은 가이드나 포터에게 베낭을 맡길 수 있지만, 사람을 부린다는 점에서 마음은 가볍지 않다. 올레는 다르다. 배낭은 숙소에 맡겨두고 홀가분하게 걸으면 된다. 심지어 숙소에서 다음 숙소로 베낭을 옮겨주는 서비스도 있다. 5천원~1만원이면, 베낭을 대신 옮겨준다. 여행하다보면 알거다. 때론 돈보다 몸이 소중하다. 걷다가 힘들면 그냥 콜택시 부르면 어디든 달려온다. 언어 장벽도 없지, 돈도 덜 들지, 이보다 편한 걷기 여행이 어디 있으랴!   


3. 길을 걸으며, 문화를 배운다.
올레길을 걸으며 문화를 즐기는 사람의 소중함을 배웠다. 내가 좋아하는 무엇을 세상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표지판을 세우는 것은 중요한 시작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 표지를 따라 걷지 않으면 그 표지판은 그냥 산 속의 외로운 나무조각일 뿐이다. 문화를 만드는 데 있어, 리더쉽 못지않게 중요한게 팔로우쉽이다. 표지판만 세운다고 길이 되더냐, 수많은 사람이 걸어야 길이 된다. 그래서, 요즘 대중 문화에서 중요한 것은 팔로우쉽이다. 커버댄스 열풍 없는 K-POP 한류는 없다. 팬 없는 인기 드라마 없듯이. 길을 걸으며 또 배운다. 문화를 만드는 이의 자세는 무엇인지, 그것을 따라 즐기는 이들의 소중함은 또 무엇인지.  


간단 여행 정보:
추천숙소: 민중각 (서귀포 시외 버스 터미널 옆에 있어 올레 코스 어디나 쉽게 이동 가능하다. 다음 카페에 검색하면 나오는 올레꾼 전용 게스트하우스다. 여기 사장님이 직접 인솔하시는 오름 투어도 참 좋다. 2만원에 하루 종일 차로 경치좋은 오름-화산 분화구로 생긴 얕은 언덕-을 찾아다니고 점심에는 맛있는 흑돼지 구이도 먹는다. 올레꾼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다. 도미토리 1박에 12000원, 방은 26000원. 인근 '건강나라' 찜질방도 괜찮았다. 7000원.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 있는 워터 월드 찜질방도 위치가 좋다. 터미널 옆이다.)
추천맛집: 민중각 맞은 편 음식 거리를 헤매다 찾은 곳.



아침 7시부터 영업을 한다. 설렁탕 7천원. 도보 여행을 하는 이에게 아침은 소중하다. 든든하게 먹어둬야 종일 걸을 수 있다. 이 집 옆의 두루치기 가게도 추천. 1인분에 6천원인데, 혼자 가도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왜? 이 집은 메뉴가 두루치기 하나 뿐이다. 저녁이면 자리가 없을 지경.

코스선호도: 7코스>10코스>8코스>9코스

제주도 저가 항공도 괜찮더라. 진 에어를 이용했는데, 저렴해서 좋았다. 아침 7시 반 비행기로 가서 숙소에 도착하니 10시. 배낭은 숙소에 맡기고 나와서, 7코스를 걷고 나니 오후 5시 경... 1박 2일로 간다면 도착한 날, 7코스, 오는 날 아침 일찍 10코스를 걷고 오후에 숙소에서 짐을 챙겨 저녁 비행기로 오는 일정을 추천해드린다.  
 
올레 패스포트를 샀다. 길을 다녀보면 알 것이다. 길을 만든 분들이 참 고맙다. 작은 감사의 표시로 올레 패스포트를 사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제주 공항 3층 이스타 항공에서 판다.

올레길, 참 잘 만들었다. 다양한 길의 조합과 지칠만 하면 나타나는 쉼터들. 놀멍 쉬멍 걸으멍, 여러분도 다녀오시길. 

인생의 새로운 길은, 길 위에서 찾을 수 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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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유진 2011.10.05 21: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저도 약4일전 제주도 학술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우와.. 저는 지리적인 시각으로 제주도를 바라봐서 PD님과는 다른 느낌이었던거 같아요!!! 아쉽게도 올래길을 가지 못했는데..ㅠㅜ 담엔 올래길을 꼭 걸으며 문화도 배우고 휴식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네요!! (마지막 사진에 절리가 참 멋잇지요? ㅎㅎ)

  2. 김민식pd 2011.10.06 07: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번의 화산 폭발과 수천년동안의 파도의 만남으로 일구어진 그 자연의 경관... 압도되더군요. 주상절리를 알아보시다니, 역시 지리적 시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