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서울의 동네길은 안산에 있다. 경기도 안산이 아니라 서대문구 안산. 서울에 사는 사람도 북한산, 관악산, 청계산은 알지만 안산은 모른다. 서울 시내 동네길, 오늘은 안산으로 떠나보자.



안산으로 들어가는 길은 여러갈래이나 내가 애용하는 길의 시작은 5호선 서대문역 1번 출구다. 충정로역 방향으로 걷다가 대우디오빌에서 오른쪽 언덕길을 오른다. 좀 편하게 가고 싶은 이는 아래 마을버스를 타고 가도 된다. 대우디오빌 맞은 편에 정거장이 있다. 미동 초교 육교 앞 정거장.


버스로 오거나, 언덕길을 계속 오르면, 천연뜨란채 아파트가 나온다. 아파트 입구에 아래 등산로 입구가 보인다. 


등산로는 어디나 그렇듯이 처음에는 계단을 꽤 오른다. 하지만 너무 걱정마시라.


이런 강아지도 오르는 산길이다. 그리고 안산의 좋은 점은 처음에만 가파르고 나머지는 긴 능선을 따라 서울 시내 명소를 관망하며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계단을 다 올라가서 왼쪽에 있는 정자에서 잠시 쉬었다가 조금 더 걸어가면 전망 포인트가 나온다. 이곳에서 보는 서울 전망은 참 좋다.


저 멀리 북한산과 인왕산이 보인다. 몇 걸음 오르지 않았는데도, 속세가 발 아래 펼쳐진다. 세속을 떠나 입산하는 일이 이리 간단한 일이거늘...


달에서 만리장성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곳에서 서울 성곽은 보인다. ^^ 다음에는 저 성곽길도 걸어야지. 연출에게 권하는 일상의 훈련은 걷기다. 체력 단련에 최고고, 여러가지 기획 아이디어를 고민하기에도 참 좋다. 책 한 권 들고 올라 독서하기도 좋고. 이 좋은 길을 두고 사람들은 산티아고길만 노래한다. 어차피 형편상 가지 못한다면 동네길이라도 올라야지.    


내가 애용하는 코스는 지도의 왼쪽 능선을 따라 죽 걸으면, 육모정-금화체력단련장-백암약수터-봉수대를 지나 무악정으로 해서 만남의 장소를 거쳐 안산공원 홍제지구로 내려오는 코스다. 사이 사이 울창한 숲도 있고 동네 어르신들 운동하는 장소도 많이 있다. 조용히 쉬기도 좋고, 길 모르면 물어가기도 좋다. 지도를 클릭하면 큰 화면이 뜬다. (이런 기능 나도 몰랐네~^^ 역시 블로그도 자꾸 해야 는다...) 꼭 한번 클릭해서 큰 화면으로 살펴보라. 신촌에 저런 산이 있어? 싶을 것이다.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싸이의 스탠딩 공연을 보러 갔을 때, 동네 어르신들이 손에 물통을 들고 학교 뒷산을 오르는 모습을 보고, 저 뒤에 산책로가 있구나, 알았다. 안산에서 내려 올 때, 연세대 캠퍼스로 나오는 코스도 좋다. 간만에 대학 풍경도 감상하고 언더우드 관 아이비 건물 앞에서 사진도 찍고. 아프기에 청춘이라지만, 나는 부럽기만 하다.^^


잠깐 퀴즈, 여기가 어디일까요?
강원도 태백의 정방산 폭포?
경북 안동 하회마을의 방아간다리?
여기는 안산 공원 홍제지구다.
안산을 내려오면 홍제천과 만난다. 홍제천 길은 따라 내려가면 다시 한강 시민 공원과 만나고. 서울 시내, 뒤져보면 재미난 풍경이 많다. 물론 가서 직접 보면 실망할거다. 뭐야, 가짜 폭포에 가짜 물레방아잖아! 이 주위 경관은 공개하지 않겠다. 여러분이 직접 찾아가 보시라. 자전거로 한강 시민 공원을 다닌다면, 홍제천을 따라 올라오면, 그 끝에 위의 장소가 있다.

지도에 왼쪽 끝에 있는 홍제사로 나가 한양 홍제 아파트를 빠져나오면 지하철 3호선 홍제역이다. 굳이 이 곳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출구가 있다. 길이 이렇게 많은데 길을 잃으면 어쩌냐구? 흠...

오늘의 자투리 PD 스쿨...

조연출 시절, 난 촬영 전날이면 잠을 못잤다. 눈만 감으면 촬영하다 잘 못 될 수 있는 수만가지 시나리오가 눈 앞에 펼쳐져 잠 못 자고 뒤척이기 일쑤였다. 공원 데이트 장면 촬영인데, 비가 오면 어쩌지? 레스토랑 영업 시간 때문에 오전 10시까지 촬영을 마쳐야하는데, 배우가 늦게 오면 어쩌지? 아니, 무엇보다 촬영하다 콘티가 생각 안나면 어쩌지?

그러다 겨우 잠이 들면, 꼭 악몽을 꾼다. 하루 종일 콘티를 그려놓은 책 대본을 잃어버리는 꿈... 그래서 스탭들 50명이 내 지시만 기다리고 있는데, 난 멍하니 서 있는 꿈...  방송을 앞둔 친한 작가를 만났더니, 그 작가는 요즘 잠만 잤다 하면, 꿈 속에서 컴퓨터 하드가 날아가 방송 대본을 날리는 꿈을 꾼단다... 허 참, 사람 다 똑같군.

내가 촬영 전날의 스트레스를 극복하게 된 계기는? 사람을 믿고 나서부터다. 날씨 탓에 공원 데이트가 불가능하면, 장소 섭외에게 실내 데이트가 가능한 장소를 상의한다. 그럼, 섭외가 돛대 월드나 대형 쇼핑몰을 잡아온다. 콘티가 생각 안나면 촬영 감독에게 물어본다. 어떻게 찍지? 그럼, 촬영 감독이 앵글을 일러준다. 스크립터에게도 단도리해둔다. 혹 내 콘티에서 빼먹고 안 찍은 컷트 있으면 알려줘.

나와 함께 일하는 스탭들은 모두 다 전문가들이다. 내가 혼자 다 해야할 필요가 없다. 내가 부족한 부분은 그들에게 물으면 되는 것이다. 이것을 깨달은 후로, 촬영을 앞두고 불안해 본 적이 없다.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내겐 50명의 스탭이 있는데 무엇이 걱정이랴!

산행도 마찬가지다. 모르면 지나가는 이에게 물어보면 된다. 그리고, 길이 나 있으면 그냥 따라가라.  길이 있다는 것은 어딘가 사람이 사는 동네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길을 믿어라. 아니, 그 길을 먼저 간 사람을 믿어라. 서울 동네길을 가다보면 때론 목적한 전철역이 아닌 엉뚱한 길로 내려오는 수도 있다. 그럼 그냥 그 동네 마을버스를 찾아 타면 된다. 때론 헤맬수도 있다고 생각해라. 그래야 여행이 즐겁다.

촬영하다 헤맬 수도 있다. 연출도 사람인데, 실수가 없겠는가? 인생에서 실패 없기를 바라지마라. 실패를 두려워않기만을 바래라.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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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포트무디 2012.01.26 0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실패를 두려워 않길 바래라.. 정말 명언이어요... ㅎㅎ 이 나이 되어서도 정말 다시 되새기고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