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잘 하는 것이 제 오랜 소망입니다. 그래서 이 분야의 고수들을 스승으로 모시고 사는데요, 그중 한 분이 기생충학자 서민 선생님입니다. 압도적인 비주얼로 자학 개그의 새 지평을 여신 분이지요. 저의 경우, 어설프게 못생긴 탓에 그렇게 나쁜 외모가 아닌데 왜 자꾸 그러시나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세상에 천사가 있다는 증명이지요. 저는 물론 세상에 천사가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예전에 저를 만나준 여자 친구들은 다 천사였거든요. (그렇지 않다면 저처럼 생긴 남자를 왜 만나겠습니까...^^)

 

서민 선생님의 인터뷰가 참여연대 소식지인 참여사회에 실렸는데요, 읽으면서 크게 공감하는 대목이 많았어요. 우선 선생님은 글쓰기의 보람이 타인의 인정이라고 하셨어요. 자존감이 낮아서 다른 사람이 자신의 글을 칭찬하면 희열을 느끼신다고. 저도 그렇거든요.

 

'의대 들어간 뒤 문화적 충격을 받았는데요. 나보다 못생긴 애들이 몇 명 보이더라고요. 지금까지 안 죽고 살아남은 게 기적이다 싶은 애들이 있더라고요. 제가 가서 너는 혹시 못 생겨서 죽고 싶은 마음은 없었냐?’ 물었더니 그런 게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걔네들은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했더라고요. 한 가지라도 잘하는 게 있으면 죽고 싶지 않은 겁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게 없어서 힘들었습니다. 고교 때부터 공부를 좀 했는데, 중학교 때까지 죽고 싶었습니다. 요즘 내가 사는 보람이 글쓰기입니다.'

(아래 인터뷰 중에서)

 

이 말씀에 확 공감했어요. 저도 고등학교 때까지 죽고 싶었어요. 연애도 안 되고, 거울을 보면 우울하기만 하고, 대학 1,2학년 때는 미팅 소개팅 과팅 나가서 스무 번 연속 차이고. 제 인생에 찾아온 첫번째 반전이 영어 공부였어요. 방위병 입대해서 영어 책을 외운 후, 자신감을 찾았어요. ‘한 가지라도 잘하는 게 있으면 죽고 싶지 않다.’ 정말 공감하는 말씀입니다.

 

어려서 공부를 잘 하지 못해서 괴로웠다면 어른이 되면 잘 할 수 있는 걸 새로 만들 수 있어요. 노래방 가서 춤 잘 추고 노래 잘 하는 것도 특기가 됩니다. 결혼 전, 아내가 저를 친구들 모임에 데려가 소개를 시켜요. 그럼 친구들 표정이 떨떠름하지요. ‘자존감이 낮은 아이가 아닌데 어쩌다 저런 남자를 골랐을까.’ 다음부터 아내는 친구들과 노래방에 갈 때 저를 불러요. 가서 한번 신나게 놀아드립니다. 랩하고 춤추고 개그도 하고 열심히 웃겨드려요. 그제야 분위기가 좀 풀리지요. ‘, 나름 서비스마인드는 있는 남자구나.’ 하고요.

 

열심히 살고 싶어요. 저처럼 생긴 사람이 노력도 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거든요. 오늘도 서민 선생님께 한 수 배웁니다. 아래 인터뷰를 읽어보시길, 강추합니다 

http://www.peoplepower21.org/Magazine/1508618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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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08.30 07: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저처럼 생긴 사람이 노력도 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거든요. "

    PD님이 이렇게 얘기하시면 저는 얼마나 더 많이 노력해야 하는건가요. ㅠ.ㅠ
    서민교수는 방송에서 가끔 보는데, 글도 잘쓰시는거 같아요. 책도 여러권 내시고..
    이분도 찾아보니 블로그가 있네요.. ( http://seomin.khan.kr/ )
    그러고보면 글 잘쓰기 위해서는 꾸준히 글을 쓰는게 필요한데, 그중 블로그를 하는게 좋은 방법 같네요.

    #MBC파업_투표가결
    #찬성율_역대최고
    #이번에는_끝냅시다
    #국민들도_응원합니다
    #돌아와요_마봉춘
    #김장겸은_물러나라
    #김장겸은_물러나라
    #김장겸은_물러나라
    #질기고_독하고_당당하게


  2. 쏘라 2017.08.30 0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이든 말이든 드라마든 진실이 담겨 있다면 ~^^ 어제 jtbc뉴스룸 [모래시계]는 다시 써야하지 않을까~에 공감하며 사람들이 어떻게 세뇌되어가는지 방송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새삼 깨닫네요..

  3. haeum_se 2017.08.30 09: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선생님 책 읽고, 블로그 글 보고, 요즘은 인터뷰하고 그러시는 것. 정말 고맙게 잘 보고 있습니다. 저는 경남 하동에서 1인 출판사를 하고, 농사도 짓고 있는데요. 선생님 글이 올해 저한테 큰 활력이 되고 있어요. 지역 방송국에서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어서 선생님 책 이야기를 몇 마디 했습니다.
    [KBS진주 - 라디오 - 지금은 정보시대 8.28일]이에요. 부족한 독후감입니다만.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안녕히 계세요. 전광진 드림.
    링크는 아래입니다. (01:33초 부터입니다. 헌데 플래쉬를 써서 크롬에서는 잘 안 되는 거 같아요.)
    http://nkoreanet.kbs.co.kr/vod/vod_view.html?no=340124&pgcode=162&local_id=8220&current_page=#

  4. 게리롭 2017.08.30 09: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민박사님의 유쾌한 인터뷰를 읽으니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집니다.
    한가지라도 잘하는게 있으면 그게 큰 힘이 되는것같습니다.

  5. 서경화 2017.08.30 1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그 한가지를 잘하고 싶은 열망에 에너지 얻으려고 방문했습니다.글보며 오늘도 어김없이 희망 한조각 얻어갑니다.감사합니다.

  6. 암소9마리 2017.08.30 1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 pd님, 아리아리!
    이렇게 피디님을 통해 서민교수님을 알게되군요!
    긱분야의 글쓰기 고수님들을 만나게되어 정말기쁩니다.
    저도 올해 부터 글쓰기를 위해 날마다 일기 쓰기 시작했고 틈틈이 독서도 더많이 하려 애씁니다.
    이런좋은 인연들 더 많이 알려 주시게 mbc가 하루빨리 정상화되서 피디로서의 평범한 일상이 팔리 돌아 오도록 응원하면서.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질기고 독하고 당당하게!

    • 김민식pd 2017.08.31 06: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페이스북 댓글로도 만나고! 친구를 맺고 싶은데, 인원 제한이 차서... ㅠㅠ 블로그에서 이렇게 종종 뵐게요, 고맙습니다!

  7. 쿨한인생 2017.08.30 16: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경향신문의 칼럼을 통해 서민교수님 글을 읽으며 이명박근혜 시절을 견뎌왔습니다.

    칭찬의 탈을 쓴 디스^^
    제가 수욜 아침마다 크게 웃을 수 있게 해주었지요 .「서민의 글쓰기」라는 책도 읽었구여
    유머속에 숨겨진 냉철한 시각을 발견하는 기쁨...
    넘 좋았어요
    김PD님의 글도 비슷한 느낌이라 즐겨읽고 있습니다. 참여연대회원인 저는 PD님의 특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봉춘과 고봉순이 제자리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8. 청춘의 건강 블로그 2017.08.31 16: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티스토리 메인을 둘러보다 우연히 들러 좋은 글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9. 보리 2017.08.31 23: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눈물나게 웃었습니다.
    잠이 확깸 ㅋㅋ
    깬김에..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안물러나면 죽는다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