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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딴따라 글쓰기 교실

나에게도 희망이 있다

by 김민식pd 2017. 8. 30.

글쓰기를 잘 하는 것이 제 오랜 소망입니다. 그래서 이 분야의 고수들을 스승으로 모시고 사는데요, 그중 한 분이 기생충학자 서민 선생님입니다. 압도적인 비주얼로 자학 개그의 새 지평을 여신 분이지요. 저의 경우, 어설프게 못생긴 탓에 그렇게 나쁜 외모가 아닌데 왜 자꾸 그러시나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세상에 천사가 있다는 증명이지요. 저는 물론 세상에 천사가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예전에 저를 만나준 여자 친구들은 다 천사였거든요. (그렇지 않다면 저처럼 생긴 남자를 왜 만나겠습니까...^^)

 

서민 선생님의 인터뷰가 참여연대 소식지인 참여사회에 실렸는데요, 읽으면서 크게 공감하는 대목이 많았어요. 우선 선생님은 글쓰기의 보람이 타인의 인정이라고 하셨어요. 자존감이 낮아서 다른 사람이 자신의 글을 칭찬하면 희열을 느끼신다고. 저도 그렇거든요.

 

'의대 들어간 뒤 문화적 충격을 받았는데요. 나보다 못생긴 애들이 몇 명 보이더라고요. 지금까지 안 죽고 살아남은 게 기적이다 싶은 애들이 있더라고요. 제가 가서 너는 혹시 못 생겨서 죽고 싶은 마음은 없었냐?’ 물었더니 그런 게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걔네들은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했더라고요. 한 가지라도 잘하는 게 있으면 죽고 싶지 않은 겁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게 없어서 힘들었습니다. 고교 때부터 공부를 좀 했는데, 중학교 때까지 죽고 싶었습니다. 요즘 내가 사는 보람이 글쓰기입니다.'

(아래 인터뷰 중에서)

 

이 말씀에 확 공감했어요. 저도 고등학교 때까지 죽고 싶었어요. 연애도 안 되고, 거울을 보면 우울하기만 하고, 대학 1,2학년 때는 미팅 소개팅 과팅 나가서 스무 번 연속 차이고. 제 인생에 찾아온 첫번째 반전이 영어 공부였어요. 방위병 입대해서 영어 책을 외운 후, 자신감을 찾았어요. ‘한 가지라도 잘하는 게 있으면 죽고 싶지 않다.’ 정말 공감하는 말씀입니다.

 

어려서 공부를 잘 하지 못해서 괴로웠다면 어른이 되면 잘 할 수 있는 걸 새로 만들 수 있어요. 노래방 가서 춤 잘 추고 노래 잘 하는 것도 특기가 됩니다. 결혼 전, 아내가 저를 친구들 모임에 데려가 소개를 시켜요. 그럼 친구들 표정이 떨떠름하지요. ‘자존감이 낮은 아이가 아닌데 어쩌다 저런 남자를 골랐을까.’ 다음부터 아내는 친구들과 노래방에 갈 때 저를 불러요. 가서 한번 신나게 놀아드립니다. 랩하고 춤추고 개그도 하고 열심히 웃겨드려요. 그제야 분위기가 좀 풀리지요. ‘, 나름 서비스마인드는 있는 남자구나.’ 하고요.

 

열심히 살고 싶어요. 저처럼 생긴 사람이 노력도 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거든요. 오늘도 서민 선생님께 한 수 배웁니다. 아래 인터뷰를 읽어보시길, 강추합니다 

http://www.peoplepower21.org/Magazine/1508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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