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지망생에게 권하는 것, 1년에 책 100권 읽기.

책을 다독하는 비결, 하나.

책 한 권을 읽는다. 재미있으면 그 작가의 다른 책도 찾아본다. 그러다 또 재미있으면, 그 작가가 추천하는 책도 본다. 그것도 재미있으면 그 책 저자의 다른 책도 뒤져본다. 이렇게 넓혀가면 세상에 읽을 책은 무궁무진하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은 빌 브라이슨이다.
 
1. 나를 부르는 숲
청춘 시트콤 뉴논스톱 연출할 때, 같이 작업하던 작가 중 책벌레가 있었다. 방송작가들은 당연히 책을 많이 읽고, 그들과 공감하는 최고의 화제는 책 이야기다. 연출이 책을 읽지 않으면 금세 뽀록난다. 그 작가가 빌려줘서 처음 읽은 빌 브라이슨의 책이 '나를 부르는 숲'이다. 브라이슨의 유머 감각이 잘 살아있는 책이다. 내게 걷기 여행의 불을 당긴 책이기도 하다. 읽다보면 어디로든 떠나고 싶다. 실제로 작가가 쓴 다른 여행 책자도 다 재미있다. 미국 애팔래치아 트레일 3360킬로를 걸은 작가의 기록. 빌 브라이슨 월드의 입문서로 최적. 
 
2.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나를 빌 브라이슨의 열혈 팬으로 바꿔놓은 책. '어? 사람 웃기는 작가가 과학책도 냈네, 아니, 역사 책인가?' 호기심에 집어 들었다가 훅 낚였다. 이 작가, 진짜배기구나! 책 정말 잘 쓴다. 무엇보다 박학다식함에 완전히 질리게 된다. 말 그대로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역사를 쓰면서 매 장마다 유머와 위트를 비벼넣어 지루하지 않다. 여행서를 많이 쓰는 작가의 책으로, 여행 갈 때 추천할 만한 책이다. 양이 워낙 방대해서, 오랜 시간 읽을 수 있다. 
 
3. 모국어
여행기와 역사서를 쓴 작가의 솜씨를 보고 이젠 완전히 빠졌다. 그래서 그가 영어의 역사에 대해 책을 내놓았다기에 또 구해 본 책이다. 작가의 특기인, 박학다식한 지식과 유머가 잘 어우러진 책이다. Mother tongue은 원서로 읽었는데, 지금 나와 있는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영어 산책'은 이 책의 2탄이다.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읽을거리이다.
 
4. 빌 브라이슨의 재밌는 세상
이제, 이 정도로 빌 브라이슨에게 빠져들면, 그 다음 궁금해지는 것은, '어쩌다 작가는 그렇게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이다. 작가의 어린 시절이 궁금해진다. 비범한 연출을 만나면 꼭 물어본다. 그의 어린 시절은 무엇이 달랐을까? 작가의 어린 시절을 다룬 책이 있기에 또 달려가 샀다. 원작은, 'The life and the times of Thunderbolt kid'. 세상 거의 모든 것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이 그를 최고의 작가로 만들었다. 세상을 향한 작가의 호기심은 연출 지망생이라면 꼭 배워야 할 점!
 
아래 책들은 연출들을 위한 추천 목록은 아니다. 그냥 참고만 하시라.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여행 시리즈

브라이슨 매니아로서 나는 그가 여행기만 쓰면 달려가 사 모은다. 발칙한 유럽 산책, 발칙한 미국 횡단기, 아프리카 다이어리, 호주 여행기 등등. 이 작가, 세상을 진짜 제대로 즐겨주시는구나. 세상의 많은 여행기를 읽으며, '나도 언젠가 그들처럼!'을 외친다.

독서광으로 살면서, 나는 독서의 가장 큰 힘은 주술에 있다고 본다. 글은, 글을 읽는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묘한 힘이 있다.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은 2002년 홍은택 님의 번역으로 초판이 나왔다. 빌 브라이슨의 애팔래치아 트레일 도보 여행책을 번역한 홍은택은 3년 후, 2005년 미 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한다. 그래서 홍은택의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이라는 책을 낸다. 기자 생활하던 저자가 이렇게 삶의 커다란 전환점을 맞게 된 것은 혹시나 '나를 부르는 숲'과의 인연 탓이 아닐까? 책을 번역하느라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그도 마법의 주문에 걸려든 건 아닐까?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역시 권할 만한 책이다. 지금 나는 아메리카 횡단 자전거 여행의 유혹과 싸우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 아직은 독서로만 즐기는 중이다. 곰을 만날 일도 없고, 트럭에 치일 일도 없다. 그래서 책이 좋다.

나는 '나를 부르는 숲' 이후, 작가 빌 브라이슨의 스토커가 되었고, 역자 홍은택을 관심등록하게 되었다. 서울 시내에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이야기를 담은 홍은택의 '서울을 여행하는 라이더를 위한 안내서' 역시 재미나게 읽었다. 무릇 독서의 양을 늘리는 방법은 이렇게 한 권 한 권 이어서 읽는 것이 최고다. 이렇게 한 권 한 권 쫓아가다보면, 세상의 모든 책을 읽고 싶어 진다.

 
다독의 삶, 연출지망생에게 권해드린다. 요즘 MBC 드라마 극본 공모의 계절이다. 2주 동안 드라마 대본 180부를 읽어야 한다. 1부가 한 시간짜리 드라마 내용인데, 가만히 앉아 하루 종일 글만 읽는 습성이 몸에 배지 않은 사람이라면 정말 힘든 작업이다.

책 읽는 습관, 평생을 가는 좋은 친구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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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유진 2011.09.23 20: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감사합니다..ㅎㅎ 하하, 저 한달에 책10권읽고 감상문 쓰려고 마음먹은지 몇주 안되었지만.. :) 그래도 요즘 읽을 책을 찾아다니고 있던 중 희소식이네요!!!:) 하하 꼭 다 읽어 보겠습니다~~~!!

  2. Crystal 2011.09.24 11: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지않아도가을이라추천도서기둘렸는데타이밍맞게딱올려주셔서감사 ^^

  3. 릴레냐 2015.08.30 07: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지금 빌브라이슨 책 읽고 있는데 정말 재밌네요.^^ 점점 매료되고 있었습니다. 한국책을 좀 더 보고 싶은데 외국에서 쉽지 않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