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24 대통령의 말하기 (윤태영 / 위즈덤하우스)
윤태영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이 쓴 책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배우는 설득과 소통의 법칙'. 윤태영님은 감동적인 글을 부탁하는 주문에 이렇게 말합니다.
"감동은 표현에 있지 않습니다. 사실, 즉 팩트(fact)에 있습니다."
(위의 책 25쪽)
없었던 일을 꾸며내는 것이 글이 아니라, 있었던 일을 그냥 진솔하게 쓰는 것이 글쓰기의 원칙입니다. 있는 그대로를 쓰면 글쓰기도 그 글을 읽기도 어렵지 않아요. 없는 내용을 꾸며내다보면, 말이든 글이든 어려워집니다. 어려운 글은 좋은 글이 아니에요. 저는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연습하고 자신의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훌륭한 글은 결국 글쓰기 고수가 아니라 각 분야의 전문가가 생산하는 것이다. 만일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는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노 대통령에게서 보듯이 정책 내용을 꿰뚫고 있으면 말과 글을 통해 사람들을 설득할 콘텐츠가 많아진다. 말이나 글의 표현은 다소 매끄럽지 않아도 좋다. 얼마나 정확한 내용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사람들을 설득하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위의 책 91쪽)
글쓰기를 잘 하려면, 일단 열심히 살아야합니다. 자신의 경험치를 늘려 글에서 활용할 소재가 풍부한 삶을 사는 것이 우선이고, 그 다음 좋은 책을 많이 읽어 생각을 깊고 넓게 다듬는 것이 중요합니다. 삶과 공부가 받혀주지 않는 글은 공허합니다.
중고생의 진로나 직장인의 창의성에 대한 강연을 가끔 하지만, 강연을 할 때 원고를 준비하지 않습니다. PPT 자료에 이야기의 흐름을 짚어주는 이미지 사진만 넣어요. 가급적 텍스트를 넣지 않습니다. 화면에 글자가 뜨면 사람들이 그걸 노트에 받아쓰기 바빠요. 전 사람들이 제 이야기를 그냥 따라와줬으면 좋겠어요. 원고를 보고 읽으면 부자연스러워요. 그림을 보고 이야기의 맥만 따라갑니다.
'말하기 실력이 어느 정도 수준에 있다면 원고 없는 연설을 권하고 싶다. 현장에서 청중과의 호흡도 가능하고 필요하면 문답도 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의 사례처럼 임기응변과 순발력으로 깊은 인상을 남길 때도 있다.'
(위의 책 246쪽)
노 대통령은, 말을 잘 하다보니, 원고 없이 즉석에서 대화를 주고 받았고 그 과정에서 말 실수도 있었어요. 대통령의 권위를 없애려고 대화체 연설을 하며 속어도 쓰고, 투박한 사투리도 썼어요. 소탈한 모습의 '친구 같은 대통령'을 구현하려고 했는데, 일부 언론은 정확히 그 지점을 공격합니다. 언론과 검찰을 장악하려 하지 않았어요. 그것이 결국 노 대통령의 비극이었지만, 그건 대통령 한 사람의 비극입니다. 언론과 검찰을 장악한 정부는 온 국민의 비극을 만들어냅니다. 아, 그 좋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두고도 살아생전에는 왜 그 고마움을 몰랐을까요?
'이 책은 대통령 노무현, 나아가 정치인 노무현의 말하기 원칙과 노하우를 소개한다. 그가 어떻게 말했고, 또 말을 위해 얼마나 치열한 고심을 거듭했는가를 보여준다. 또 어떻게 하면 훌륭하게 대화하고 연설할 수 있는지 그 포인트를 알려준다. 말하기의 세계에서 앞서 나가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책의 서문 중에서)
책을 읽으면 새삼 놀라게 됩니다. 노무현이 얼마나 말을 재미나게, 재치있게 말하는 사람인지. 그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지... 그립습니다, 많이. 지금 이 시점에 다 같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어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우리는 어떤 말하기를 연습해야 할지, 어떻게 글을 써야 할 지 배울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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