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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552

진정한 '내조의 여왕'의 되는 법 (몇년 전 배우 황효은씨의 결혼식에서 했던 주례사. 결혼의 계절, 가을을 앞두고 다시 올린다.) 진정한 ‘내조의 여왕’이 되는 법 몇 달 동안 ‘내조의 여왕’을 만들어온 연출가로서 오늘 신부에게 ‘내조의 여왕’이 되는 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사회에서 ‘내조의 여왕’이란, 남편 출세시키고, 아이를 공부를 잘 시킨 주부를 뜻합니다. 결혼했으니 나를 위해 살기보다 배우자를 위해, 가족을 위해 살아야겠다, 이런 결심을 할 수도 있는데요, 그런 결심 하지 마세요. 남편 출세에 목메는 여자, 참 인생 허망해집니다. 그런 여자는, 남편이 아무리 아내를 사랑하고 아껴줘도 남편이 성공하고 출세하지 못하는 한, 자신은 불행하다고 느낍니다. 그러다보면 멀쩡한 남편이 모자라 보이고, 저래서 출세를 못하나? 왜 출세를.. 2011. 8. 20.
왜 나의 아픔은 너에게 전해지지 않을까? 최근 내가 아끼는 3곳의 극장에서 각각 본 영화가, 씨너스 이수에서 본 '인 어 베러 월드'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본 '그을린 사랑'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본 '사라의 열쇠'이다. 세 편 다, 고백하자면 영화를 보며 울었다. 너무 마음이 아파서... 사실 나는 웃음도 헤프지만 눈물도 많은 편이다. 대본 리딩하다가도 슬픈 장면에서 울고, 촬영하다 숨죽여 웃다가 진짜 숨넘어갈뻔 한 적도 있다. 청승일까, 주책일까, 난 왜 이리 감정 과잉일까? 영화들이 가슴아픈 이유는 세 편 다 제노사이드, 인종 학살을 다루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서, 팔레스타인에서, 나치 유럽에서 일어난 인류의 최대 비극이 나온다. 영화를 보면서 나를 계속 괴롭힌 의문이 있다. '왜 저 학살자들에게는 죽어가는 이들의 고통이 전해지지 않는걸까?.. 2011. 8. 17.
만국의 짠돌이들이여, 단결하라! 요즘 세계 경제는 '퍼펙트 스톰'에 대한 우려로 떨고 있다. 영화 '퍼펙트 스톰'은 3개의 폭풍이 만나 생기는 20세기 최악의 태풍 이야기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이 영화 제목을 가져와 '경제적 취약 요소들이 한꺼번에 곪아 터져 세계경제가 동시에 위기에 직면하는 퍼펙트 스톰이 오고 있다'고 예언한 바 있다. 일부에서는 국가 부채, 기업 부채, 가계 부채, 이 3가지 부채가 겹치는 한국판 '퍼펙트 스톰'을 우려하기도 한다. 우리는 지난 10년간 재테크의 환상에 빠져 살았다. 카드 긁어 명품을 사는 것은 자신을 위한 투자, 영어 교육을 위해 아이를 해외로 보내는 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 빚을 내어 집을 사는 것은 노후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다. 카드빚이 쌓여 개인 파산하고, 노후 자금 털어 유학시킨.. 2011. 8. 8.
활, 퀵, 고지전, 7광구, 그리고 마당을 나온 암탉 2011년 여름 한국 영화들, 다들 재미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순위를 매겨본다. 1위는 새롭게 등극한, 최종병기, 활! 우와아아! 진짜 재미있다. 올 여름 영화 최고작이다. 보는 내내 화면에서 객석으로 화살이 슉슉! 날아오는 느낌. 긴장감 최고다. 올 여름 한국 영화 중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가, 가장 재미난 영화라는 점에서, 마치 보이지 않는 사수가 날린 화살에 심장을 뚫린 느낌이다. 다음 2위는 퀵... (1위였는데, 활의 개봉으로 한 계단 밀렸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우와 이제 우리 나라에도 이런 영화가 나오는구나!" 감탄했다. 여기서 이런 영화란, 그냥 아무 생각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이 멘트를 영화에 대한 폄하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이건 과찬에 가까운 멘트니까. 한국 오락 영.. 2011.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