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짜 PD 스쿨334

기다림에 지쳐갈 때, <서칭 포 슈가맨> (에 기고한 영화 리뷰입니다.) 드라마 피디로 일하며 나는 늘 기다린다. 좋은 대본을 기다리고, 편성 기회를 기다리고, 촬영 세팅을 기다리고, 배우의 준비를 기다린다. 기다릴 때 잘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다 지쳐, 재미없는 대본을 선택해도 안 되고, 편성 욕심에 급하게 들어갔다가 사지에 들어가도 안 된다. 레일 깔고, 조명 설치하고, 카메라 세팅하는 스태프들을 재촉해도 안 되고, 좋은 연기를 펼치기 위해 감정을 잡고 있는 배우에게 “밤 샐 거야? 얼른 촬영 시작합시다!”해서도 안 된다. 감 없는 감독이라 소문나 다음에 일하기 힘들 테니까. 꾹 참고 잘 기다려야 한다. 지금도 그렇다. 코로나가 끝나지 않는다고 답답한 마음에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모임을 위해 달려 나가도 안 된다. 잘 기다려야한다. 마냥 기다.. 2020. 11. 3.
글쓰기로 빌딩을 짓자 요즘 저는 글쓰기 전도사가 된 것 같아요. 틈만 나면 글을 쓰라고 권합니다. 이제는 글을 써서 나를 만나야해요. 글을 쓰다보면 자꾸 나를 들여다보게 되거든요.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 그때 나는 무엇을 꿈꿨는지 물어볼 수 있어요. 미래의 내 모습을 그리면서, 지금 내가 바라는 속마음이 무엇인지 알 수 있어요. 온라인 세상에서 소통하는 첫걸음은 블로그 글쓰기입니다. 다들 건물주를 꿈꾸는 세상, 온라인 세상에 나만의 빌딩을 짓는 법을 이야기합니다. 비대면 유쓸모 인터뷰, 2탄. 영상을 올립니다. 4개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1.달인 - 글쓰기와 강연의 달인이 되는 비법은? 2. Who are you - 당신은 누구인가요? 3. 평생직장 - 평균 수명 100세 시대, 평생 직장이 있을까요?.. 2020. 10. 21.
책쓰기는 애쓰기다 매년 한 권씩 책을 쓰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원고가 막힐 때, 저는 책쓰기에 대한 책을 읽습니다. 다시 책에서 답을 찾습니다.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지음 / 나무생각)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아내려는 안간힘이 힘든 삶을 살아가게 만든다. ‘지금까지’보다 ‘지금부터’ 다르게 살아내려는 애쓰기가 책 쓰기의 재료가 되는 ‘살기’다. 다르게 살기 위해서는 나와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다른 작가의 책과 접속하며, ‘읽기’를 ‘살기’와 병행해야 한다. ‘읽기’가 ‘살기’와 맞물려 돌아갈 때, 글짓기가 집짓기처럼 내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는다. ‘쓰기’는 이렇게 ‘살기’와 ‘읽기’, 그리고 ‘짓기’가 몸부림치면서 남기는 얼룩과 무늬의 합작품이다. ‘쓰기=살기+읽기+짓기’라는 4기技가 어제와 다른 삶을 살게 만든다. .. 2020. 9. 21.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 (왓챠의 브런치에 기고한 글입니다.) 고백하자면 나는 노력 중독자다. 어쩌면 자기착취에 길들여진 사람인지도 모른다. 20대에 공대를 나와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던 나는 퇴근하면 외국어학원에서 영어공부를 했다. 7시에 시작한 학원 수업이 9시에 끝나면 집 앞 도서관에 가서 12시까지 그날의 공부를 되새겼다. 아침 6시에 일어나면 회사 옆 수영장으로 가서 7시부터 운동을 하고 8시 반에 출근했다. 매일 양복차림에 넥타이를 매고 나타나는 내게 어느 날 학원 선생님이 물으셨다. “김민식 씨, 혹시 통역대학원 입학시험 볼 생각은 없어요?” 마침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를 고민하던 시절이라 미련 없이 사표를 던졌다. 6개월 동안 하루 15시간씩 영어를 공부해서 그해 외대 통역대학원 입시에 합격했다. 하루 24시간을 .. 2020. 9.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