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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나는 내 삶의 진정한 주인인가?

by 김민식pd 2012. 7. 3.

 

'나의 고전 읽기'라는 책을 읽었다. 몇 달 전에 집어 들었다가 정말 고리타분한 옛날 고전들만 소개하기에 읽다가 던진 책이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나 트뤼포의 '400번의 구타'는 당기지 않았으니까... 그러다 몇달이 지나 다시 집어들고 보니 김두식 교수의 글이 눈에 띄었다. 최근에 '욕망해도 괜찮아'를 읽고 김두식 님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 상태라 다시 읽었다. 재밌었다. 나의 짧은 안목에 사과하고 다시 책을 붙잡고 하루만에 다 읽었다. 특히 마지막에 나오는 홍세화님의 글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홍세화님이 추천한 고전은 라 보에티의 '자발적 복종'이다. 16세기 프랑스에서 이런 글이 나오는 걸 보면 역시 프랑스는 혁명의 나라고, 열 여덟살에 이런 책을 썼다는 걸 보면 세상에 천재는 따로 있다.

 

'같은 16세기에 쓰여진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한국에서 널리 읽히는데, 정작 라 보에티의 '자발적 복종'이 외면받는 것은 한국 사회의 슬픈 현실이다. '군주론'이 지배자의 위치에서 사회를 바라본다면, '자발적 복종'은 1인 치하의 폭정에 의하여 인간의 자유가 어떻게 저당 잡히고 있는가, 라는 문제에 천착하기 때문이다. 라 보에티는 1인 독재가 구체적인 힘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준 권리를 버리고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신민들에 의해 유지된다고 지적한다.'

 

체제에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이유? 가치관과 의식세계에 따라 그렇게 규정된 삶을 살기 때문이다.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당연히 가장 소중한 것은 자신의 삶이다. 그 삶을 규정하는 것이 가치관이고 의식 세계인데, 내가 어떻게 행동하고 실천해야 하는지를 추동하는 힘이 바로 이것이다. 누구에게나 삶은 한번밖에 오지 않는다. 그만큼 소중한 것이 삶이다. 따라서 삶을 지시하는 가치관이 어떻게 형성되었느냐는 질문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질문이다.'

 

우리는 어떤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는가? 기성세대가 가진 보수성의 뿌리는 무엇일까? 이명박 정권을 낳은 것은 박정희 독재 정권에 대한 향수다. 지금 독재자의 딸이 유력한 대통령 후보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는 이미 민주주의의 가치보다 독재의 가치에 길들여진 거 아닌가?

 

홍세화는 라 보에티의 '자발적 복종'을 통해 독재가 가능한 이유는 국민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선택권을 권력에 헌납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교육과 언론을 통해 가치관이 만들어지고 길들여진 탓에 우리도 모르는 새 자율적 선택을 권력에 헌납하고 살고 있다. 그렇다면 교육이나 언론에 의해 자신의 가치관이 휘둘리지 않으려면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가?

 

자발적 복종을 피하려는 이들에게 홍세화님이 권하는 것은 두가지다. 첫째, 책을 많이 읽어야한다. 폭넓은 독서를 통해 주체적으로 의식 세계와 가치관을 형성해야 한다. 둘째, 열린 자세를 통해 토론할 줄 알아야한다. 직접 몸으로 뛰면서 자신의 의식 세계와 가치관을 만들어야 한다. 폭넓은 독서는 인류의 지혜와 만나는 일이고, 열린 대화는 나의 소중한 삶을 살찌우기 위한 경로이다.  

 

나는 내 삶의 진정한 주인인가?

 

책을 읽으며 끝없이 던져야 하는 질문이다.

 

 

 

 

 

 

라 보에티의 '자발적 복종'이 궁금한 분은 아래 블로그 글을 보시기를~

http://librovely.tistory.com/trackback/1116

공짜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래의 원문을 보셔도 좋을듯~

 http://tmh.floonet.net/articles/laboetie.html

 

블로그 시대의 좋은 점은 내가 읽은 글에 대해 보충학습이 언제나 가능하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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