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세상을 즐기겠다는 욕심이 과한 터에, 때로는 공짜로 책을 읽을 기회를 놓치면 심하게 서운하다. 김두식 교수의 새 책 '욕망해도 괜찮아'가 화제다. 책 사 볼 돈이 없어 이럴 경우, 나는 인터넷을 뒤진다. 김두식 교수가 창비 블로그 '색계'에 쓴 글을 묶은 책이란다. 잽싸게 창비 블로그에 달려갔다. 된장... 출판과 동시에 이미 글은 다 내리고 저자와의 대화만 맛보기로 남아있다.
'블로그 연재 당시에 읽었다면, 굳이 책을 안 사도 되는데... 연재를 놓친게 한이로구나.' 워낙 공짜에 집착하는 인생이다 보니 이렇게 공짜를 한번 놓치면 뒤늦게라도 돈주고 책 사 볼 생각은 못한다. 참 찌질하다. 돈보다 소중한 건 책읽는 즐거움이라고 늘 얘기하면서!
그런데, 누가 책 선물을 했는데 받고보니 김두식 교수의 '욕망해도 괜찮아'다. 아싸! 역시 친구들은 나의 책 취향을 잘 안다. 어쩜 이렇게 딱 딱 맞추는지 신기할 뿐이다.
'욕망해도 괜찮아'를 딱 세 문장으로 정리하면...
'신정아와 변양균, 상하이 스캔들을 통해 드러난 대한민국 엘리트 중년들의 치명적 약점은 색에 약하다는 것이다. 행정고시나 외무고시를 통과한 엘리트들이 왜 어이없는 스캔들로 평생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까? 부모의 욕망과 주위의 욕망에 충실한 삶을 사느라 자신의 욕망에 충실해 본 적 없는 남자들이 결정적 순간에 그릇된 욕망에 몸을 망친 탓이다.'
이 책을 읽고 내린 결론. '어려서부터 자신의 욕망에 충실해야 한다.'
연애의 달인이라 자부하는 나는, 고등학교에 진로 특강을 가서도 '연애 잘하는 법'을 꼭 강의한다. 그럴때면 담당 선생님들의 눈이 똥그래진다. 그래도 나는 꿋꿋이 고등학생들에게 어려서 연애하라고 강변한다. '어려서 연애를 시작해야, 커서도 연애를 잘 한다. 공부하느라 연애를 미루고, 출세하느라 연애를 미룬 이들이, 성공한 후에 결혼한 후에 뒤늦게 연애하느라 사고 친다.'
중년에 뒤늦게 연애를 시작하면 꽃뱀에게 걸리기 쉽상이다. 연애를 많이 해봐야 좋은 여자를 보는 안목이 생기는데, 어려서는 공부하느라 연애를 하지 않은 탓에 사람 보는 안목들이 없다.
내가 아는 어떤 사람도 인생 말년에 여자 잘못 골라서 호되게 당했다. 제대로 된 여자라면, 그리고 진정 남자를 아낀다면, 남자의 명예를 생각하고, 남자의 위치를 생각해서,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의 눈에 오해를 살 부탁은 하지도 않을 것이다. 남자의 권력에 기대어 자신의 출세를 도모하는 것, 꽃뱀이나 할 짓 아닌가? '응? 혹시 또 이 자가 불손한 글을 쓰는 건가?' 하고 생각한다면 오해다. 변양균과 신정아, 상하이 스캔들 얘기니까. ^^
어려서 연애들 많이 하고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시라. 그래야 늙어서 뒤늦게 욕망에 눈을 뜨는 바람에 몸을 망치는 일을 피할 수 있다.
김두식 교수님의 말씀대로, '욕망해도 괜찮아.'
단, 법의 테두리 안에서, 양심이 허락하는 안에서 말이다.
쥐뿔 없는 상태에서 연애하는 연습을 해야한다. 이런 연습이 안 된 사람들이 꼭 연애할 때 무리해서 비싼 선물 안기고, 호텔에서 법인 카드 긁다가 된통 당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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