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식 교수의 '욕망해도 괜찮아'를 읽다가 문득 피디 지망생들을 위한 구절을 하나 발견했다.
저자의 허락 없이 글을 옮기는 걸 용서해주시길 바란다. 원래 인터넷 블로그에 공짜로 연재하시던 글이니 만큼 '공짜로 즐기는 세상'에서 조금 소개한다고 서운해하지는 않으시겠지? ^^
김두식 교수님의 형은 물리학을 전공한 대학 교수시란다. 그 분의 말씀.
---이하 책에서---
"흔히 조기교육, 영재교육이 우수한 과학자를 만들어낼 거라고 생각하잖아. 그래서 과학고도 만든 거고. 근데 그거 완전히 착각이야. 너 창의성이 뭔지 아니? 남과 다른 생각을 하는 거지. 그런데 창의성이 과학고에서 만들어질 것 같아? 전혀 아니야. 창의성이란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남과 다를 수 있는 용기'야.
자연과학의 세계에는 정치가 없을 것 같지? 그런데 사람 사는 세상은 다 똑같아. 이전과 다른 새로운 이론을 만들 때는 누구나 상상할 수 없는 저항에 부딪혀. 새로운 이론을 주장했다가 학계에서 매장당하는 경우도 많아. '사이언스'나 '네이처'같은 학술지도 마찬가지야. 새로운 이론에는 늘 소극적이지.
창의적이 되려면 당연히 용기가 필요해. 그런데 조기교육, 영재교육이 그런 용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봐. 경기고 출신들이 그렇게 많은 우리 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못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야."
'선'을 넘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형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점차 창의성이란 결국 선을 넘는 용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왜 이렇게 선을 넘지 못하는지 근원을 찾다보니, 우리 사회의 한계도 알게 된 셈이죠. 선을 넘는 사람을 만들지 못하는 사회, 선을 넘는 사람의 특이함을 존중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창의성 또는 노벨상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이상 책에서---
피디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면 조중동 신문 스크랩도 하고, 토익 시험도 보고, 학점 관리를 하고, 이런 저런 스펙도 쌓느라 바쁘다. 너무 바쁘면 창의성은 생기지 않는다. 때론 과감하게 버리는 스펙도 있어야 한다. 버리는 용기도 있어야 창의적이 될 수 있다. 막상 로맨틱 코미디 연출이 되고 나니, 유용했던 청춘의 기억은 연애와 여행과 독서다. 고로 나는 피디 지망생들에게 3가지만 권한다. 연애 여행 독서.
'창의성이란 선을 넘는 용기다.'
판에 박힌 스펙보다는 색다른 스펙을 만들어오는 창작자의 용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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