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느낌표-찰칵찰칵'이란 코너를 6개월 정도 만들었다. 우리 이웃의 일상을 찍어 그 중 자랑스런 한국인을 찾아내 일주일에 한 명씩 훈장을 달아드리는 코너였다.
분당 야탑역 앞에서 우산 수리 봉사를 하시는 김성남 할아버지. 서울역 노숙인들을 위해 이발 봉사를 하는 할아버지. 이웃의 독거노인을 위해 반찬배달을 하는 할머니. 다 느낌표 훈장의 주인공들이시다. 당시 촬영을 하며 느낀 점, 많은 걸 가진 사람만이 나누는 건 아니구나. 나누고 싶다는 마음을 내는 것이 우선이다.
나는 은퇴 후, 무슨 일을 할수 있을까? 몇가지 봉사 아이템이 떠오른다.
1. 시각 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
팟캐스트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처럼, 귀로 즐기는 독서. 집에 노트북과 마이크만 있으면 오디오 팟캐스트로 누구나 제작 가능하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2. 공짜로 즐기는 세상 가이드
그때까지 한류 드라마 붐이 지속된다면, 서울 시내 드라마 촬영장 무료 투어를 하고 싶다. 전직 드라마 감독 할아버지가 촬영 뒷담화까지 곁들여 영어/일본어로 진행하는 투어, 재밌지 않을까? 한류 붐이 끝나면? 그냥 동네 할아버지들을 이끌고, 서울 동네길 가이드나 하련다. ^^
3. 금혼식을 맞은 노인 부부를 위한 로맨스 드라마 제작
나는 세상 모든 사랑 이야기에는 보석같이 빛나는 순간이 있다고 믿는다. 결혼 30주년을 맞은 할아버지 할머니라면 더더욱! 할아버지 할머니의 연애담을 들어보고, 그 한 장면을 재연 드라마로 찍는 것이다. 손주나 자녀들이 대역을 해도 좋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직접 연기를 해도 좋을 것이다. 가족이 직접 출연한 드라마, 두고 두고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가진 것 쥐뿔 없어도 나눌 수는 있다.
봉사를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 지금 하고 있는 직업의 의미를 세상을 위한 봉사라고 생각해보라.
훨씬 더 즐겁게, 정성을 다해 일 할 수 있다.
사실은 연출도 봉사다.
작가가 더 좋은 대본을 쓰도록 돕고, 배우가 더 좋은 연기를 하도록 돕고, 촬영 스탭이 더 좋은 그림을 만들도록 돕는 일이니까.
직업을 고르는 기준.
나를 위해, 즐거운 일을 선택하라. 그리고 남을 위해,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선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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