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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

영업으로 배우는 세상

by 김민식pd 2011. 11. 13.
내 첫 직업은 영업 사원이었다. 한국 3M에서 치과 제품을 담당했는데, 영업 사원이 유독 티가 나는 곳이 치과다. 왜? 다들 울상으로 들어서는데, 치과에 환하게 웃는 얼굴로 들어서는 사람은 나혼자니까. 2년 뒤 그만두긴 했지만, 영업 사원으로 일하며 인생에 대해 정말 많이 배웠다. 영업에서 배우는 인생 이야기 첫번째 시간!  

모든 사람은 나의 고객이다.

치과 영업을 하면, 치과 의사만 내 고객일까? 아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나의 고객이다.

치과 의사의 시간을 얻으려면, 접수대의 간호사에게 일단 좋은 인상을 남겨야한다.
간호사들에게 좋은 인상을 얻으려면, 포스트잇 같은 선물을 많이 안겨줘야한다. 
선물을 많이 챙기려면, 사무실 마케팅 담당 여직원에게 잘 보여야한다.
월말에 실적을 급하게 올리려면, 대리점 사장에게 '밀어넣기'도 부탁해야한다.
대리점 사장에게 잘 보이려면, 급한 주문도 빨리 처리해주어야한다.  
급한 주문을 빨리 처리하려면, 평소에 공장 출고 담당에게 잘 보여야한다. 

결국 영업 사원으로서 내가 일을 더 잘하려면, 내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한국 3M은 92년 당시 국내 생산보다는 수입이 압도적으로 더 많았다. 그래서 연구소 기술 담당이나 공장 직원보다는 영업 사원을 최우선으로 대우했다. 세일즈맨들은 회사에 돈 벌어주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이 강했다. 하지만, 돈 벌어오는 최전선에 서있다고해서 마케팅, 기술 지원, 물류 담당 직원들을 지원 부서 사람이라고만 생각하면 곤란하다. 그들의 도움 없이는 내 일도 잘 할 수 없다.

즉 고객을 만나는 현장 뿐 아니라, 회사 내 근무 태도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화목한 가정이다. 집에서 불화가 있는 세일즈맨은 영업을 나가서도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없다. 한국 3M에서는 늘 부부 동반 모임으로 야유회를 가고, 직원 자녀를 위한 행사도 많이 했다. 가족이 행복하지 않으면, 영업 사원도 행복하지 않다. 불행한 영업 사원이 어떻게 고객에게 행복을 전하겠는가? 결국 영업 사원에게 가족은 최우선으로 챙겨야하는 고객이다.

자, 여기서 잠깐... 과연, 영업 사원만 그럴까?

우리가 일을 해서 월급을 받는다는 것은 결국 나의 재능과 시간을 세상에 내다파는 일 아닌가?
회사에서 나를 채용하는 것은, 자기소개서라는 상품 설명서를 읽고, 면접이라는 제품 홍보 설명을 들은 후, 월급을 주고 나라는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면접자가 나의 첫 고객인 것이다. 
 
영업을 잘하는 첫번째 비결은 이 깨달음에서 시작한다.

세상 모든 일은 영업이고, 세상 모든 사람은 나의 고객이다.

영업으로 배우는 세상 이야기, 다음 시간에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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