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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한승태 작가를 소개합니다

by 김민식pd 2018. 5. 2.

제 나이 벌써 50이 넘었어요. 책을 읽을 수 있는 날이 하루하루 준다고 생각하면 책 한 권을 고르는 일도 신중해집니다. 남은 평생, 좋은 책을 몇 권이나 더 만날 수 있을까... 설레면서도 아쉽고 막 그래요. 세상에 재미난 책은 다 읽고 싶은게 욕심인데 말입니다. 1년에 3만종의 책이 나온다니까, 그 많은 책 중 재미난 책을 고르는 것도 일입니다. 

요즘은 드라마 촬영하느라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요. 서점에 가서 한가롭게 신간을 뒤지거나 도서관 서가를 헤매기는 힘들죠. 이럴 때는 전문가의 힘을 빌립니다. 출판 전문 기자는 매주 수십권의 책을 살펴보는 사람입니다. 한겨레 신문과 경향신문을 구독하면서 서평 기사가 실리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아무리 바빠도 한겨레 신문의 <책과 생각>은 꼭 챙겨 읽습니다. 

지난 금요일 아침에도 반가운 마음에 신문을 펼쳤는데... 세상에 이런 일이!


<고기로 태어나서> 한승태 작가님의 사진이 신문 한가운데 뙇!!!

작가의 사진이 신문에 나온게 뭐 그리 놀랄 일이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2013년에 한승태 작가를 만난 적이 있어요. 2012년 MBC 170일 파업에 대해 어떤 잡지와 인터뷰를 하다가 "최근에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이 뭐냐?"는 질문에 "한승태라는 분이 쓴 <인간의 조건>입니다."하고 대답했다가, "그런 책이 있어요?"라고 하시기에, <인간의 조건>에 대한 칭송을 길게 늘어놓았거든요. 그러자 잡지사 편집장님이 한승태 작가와 인터뷰를 하고 책소개 글을 써보시는 게 어떠냐고 하셨어요. 완전 반가웠습니다. 아이돌 그룹 팬 미팅 나온 팬 마냥 설레는 마음으로 한승태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인터뷰가 끝나고 잡지측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한승태 작가가 손사레를 쳤어요. "죄송하지만, 사진이 책에 실리는 건 사양하고 싶습니다." 노동 현장에 직접 가서 일을 하며 그 경험을 소재로 글을 쓰기에 자신의 신분이나 얼굴이 공개되는 건 원하지 않는다고... 그 때문에 잡지사에서 무척 난감해했지요.


2013/04/30 - [공짜 PD 스쿨/짠돌이 독서 일기] - '인간의 조건' 저자 한승태를 만나다


그런 기억이 있기에 한승태 작가님의 사진이 한겨레 책지면 전면에 실린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일견 반갑기도 했고요. 드디어 한승태의 이름이 독자들의 뇌리에 박히겠구나. 길에 나가 신문을 흔들며 외치고 싶네요. "호외요, 호외! 드디어 한승태 작가의 얼굴이 공개됐어요!" 다음날 나온 경향신문 책 소개 지면의 커버스토리도 <고기로 태어나서>였어요. 지금 가장 핫한 책인 거죠. 부끄럽게도 이 책의 추천사를 제가 썼습니다. 

  

세상에는 위를 보는 사람이 있고, 아래를 보는 사람이 있다. 나보다  가진 사람들을 선망하여 무엇이든 밟고 올라가려는 이가 있고,  삶을 지탱하는 것이 어쩌면 많은 이들의 노동과 희생위에 이뤄진 것이 아닐까 끝없이 고민하는 이가 있다. 5 , MBC 노조 집행부로서 170 파업을 이끌다 회사로부터 징계를 당하고 나라로부터 온갖 수모를 겪을 , 나를 괴롭힌 이들은 기자나 검사 따위 한줌 권력에 기생하는 엘리트들이었다. 저것이 성공이라면 과연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던 , 한승태작가의 '인간의 조건' 만났다. 대한민국 워킹푸어 잔혹사라고 소개된 책을 통해 겸손을 배웠고 어떤 상황에서도 징징거리지 않고 버티는 법을 배웠다. 오랜시간  작가의 두번째 책을 기다려왔다.  책에서 척박한 노동환경을 담았던 그의 시선은  낮은 곳으로 향한다. 인간을 살리기 위해 희생당하는 동물들의 곁으로. 성공을 위해 몸을 높이려는 이들 사이에서 , 자신의 몸을 낮추어 더욱 성장하는 작가에게  한번 배운다.

  

한겨레 신문의 책 소개 기사를 첨부합니다.   

<고기로 태어나서> (한승태 / 시대의 창)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84241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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