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잡지 <고래가 그랬어>를 구독한지 3년이 넘습니다. 둘째 민서가 참 좋아합니다. 한 달에 한번, 우편함에 책이 오면, 환호를 지릅니다. 딸에게 점수 따는 방법, 아주 쉬워요. 책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책 선물을 해주면 됩니다. 정기적으로. 책을 보고 깔깔 웃던 민서가 와서 읽어준 시가 있어요.  


어이없다


누나가 동시 쓸 때

쓸 거 없다고 하자


"그래. 그거야. 쓸 거 없다고 써봐."

선생님의 말씀


누나가 쓸 거 없다고 써서

진짜 상을 받았다.


누나가 쓸 거 없다고 썼다고

말할 때 거짓말인 줄 알았는데

입상 책에 진짜 쓸 거 없다가 나왔다.


그래서 난 그 일이 어이없어

지금 어이없다를 쓰고 있다.



저는 이게 글을 쓰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쓸 게 없으면, 쓸 게 없는 것에 대해 쓰는 거지요. 그것도 글쓰기의 한 방법이에요. 그렇게 쓴 글이 상을 타는 걸 보고 어이가 없으면 어이없다고 쓰는 것도 글이고요. 아이의 동시에서 오늘도 배웁니다. 세상엔 사부님들이 어찌 이리도 많으신지! 13살 방세열 어린이를 스승으로 모십니다.


드라마 촬영 중이라 글감이 딸리네요. 이렇게 쓸 글이 없을 때는 아이가 보는 잡지에서 본 글을 올립니다. 이것도 글쓰기의 한 방법이라니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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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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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보리 2018.05.31 07: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의 엉뚱함에 웃고 ^____^
    아이들의 순수함에 반성하고
    아이들이 진짜 스승에요

  2. 아리아리짱 2018.05.31 07: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와 우~~! 이렇게 바쁘실 싯점에도 블로그에 글을 빠짐 없이 올리시는 그끈기와 성실함에 무한 박수 보냅니다. 짝짝짝
    Pd님 의 그 성실함이 통.번역가, 피디, 작가로서의 삶을 가능케 함을 확실히 알겠어요!
    늘 응원하는 따라쟁이 되고 싶습니다.
    오늘 이 글 되새기는 하루 되렵니다.
    'Do what you love,
    Love what you do!'

  3. 제경어뭉 2018.05.31 07: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감독닝께 세상보는지혜를 배움니다!
    늘 응원합니다~^^!

  4. 섭섭이짱 2018.05.31 08: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글 쓸게 없는거에 대해 글을 쓴다니..
    와~~~ 이렇게 명쾌한 글쓰기 방법을 알려준 방세열 어린이 정말 짱입니다요.
    제가 그 동안 너무 고정관념과 틀에 갇혀있던게 아닌지 느끼게하는 아침이네요.
    앞으로 아이들 책이나 잡지도 꾸준히 읽어봐야겠어요.

    요즘 블로그나 글쓰기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제게 정말 딱 필요한 글이었어요.
    오늘도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피디님

    #이별이_떠났다
    #매주_토_20:45
    #본방사수
    #안되면_다시보기
    #안되면_몰아보기
    #믿보연_김민식_피디_파이팅

  5. 정지영 2018.05.31 09: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재밌는 시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로운 잡지를 알게되네요.
    중학생 딸에게도 한번 소개해주고 싶어요.

    아이들의 순수한 글솜씨를 따라갈려면
    무얼해야할까 생각해보니 욕심을 버려야할
    것 같아요. 잘쓰기에 집착하기 보다는
    쓸거없어도 오늘도 어쨌든 쓴다에 초점
    맞춰야겠습니다.

    행복한 일을 하는 것에 감사하는 목요일입니다.^^

  6. 순간 2018.05.31 10: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시와 좋은 잡지 소개 감사합니다
    우리 애 초등학교만 들어가면 찜 해야겠어요

  7. 설찬범 2018.06.01 21: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느 작법서에서 '아이처럼 쓰라'는 구절을 봤습니다
    기준도 남의 시선도 신경쓰지 말고 맘대로 쓰라는 뜻이었어요
    쉬워 보이지만 정말 어려워요. 저도 저 시 내용처럼 순수하게 글을 써보고 싶네요

  8. 이순간 2018.06.03 0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은 역쉬 대단하십니다.
    8년만에 긴장 속에 드라마를 연출하신다면서도 블로그 글이 쉬는 날은 별로 없으시군요.

    저는 시를 쓴 방세열 어린이도 참 멋지지만, '쓸 거 없다'는 아이의 푸념에 "그래, 그거야. 쓸 거 없다고 써 봐!"라고 한 내공만점 선생님이 누구신지 궁금해집니다.
    제가 아주 좋아하는 피터 레이놀즈의 동화 [점]에 나오는 선생님이 바로 떠올라서요.

    그리고 아직도 글쓰기를 시작 못하는 저를 부끄럽게 하는 시네요.

  9. 김경화 2018.06.04 15: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이런 책이 있었나요? 전 어린이동산을 매달 아들에게 선물합니다.

    신선한 시
    쌈박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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