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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2017 MBC 파업일지

언론인은 어쩌다 ‘기레기’가 되었을까?

by 김민식pd 2017. 9. 21.

지난 글에서 이어집니다.

2017/09/18 - [공짜로 즐기는 세상/2017 MBC 파업일지] - 가슴이 울었기 때문에 파업에 나선다

2017/09/19 - [공짜로 즐기는 세상/2017 MBC 파업일지] - 어린 시절의 괴로움이 지금의 즐거움

2017/09/20 - [공짜로 즐기는 세상/2017 MBC 파업일지] - 피디란 공감하는 직업이다.

201798일 공영방송사 양대 노조 공동파업 출정식에서 세월호 유가족 유경근 씨가 무대에 올랐습니다. 예은 아빠, 유경근 씨는 자신이 언론 파업을 지지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망가진 언론의 피해자는 (기자나 피디) 여러분이 아니라 바로 국민들, 예은이 아빠인 나이기 때문입니다. 진도체육관에서, 팽목항에서, 나를 두 번 죽인 건 여러분들의 사장이 아니고, 그 현장에 있던 바로 여러분들이었습니다. 저희가 영정을 들고 KBS를 찾아갔을 때, 그 앞에서 울부짖을 때, 과연 KBS 여러분들 가운데 누구 하나 뒤로 몰래 찾아와 대신 미안하다고 얘기한 사람, 단 한 명이라도 있었습니까?

제가 파업을 지지하는 건 여러분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편하게 근무하라는 게 아니라 바로 내가 또다시 죽고 싶지 않아서, 내가 언론 때문에 또 다른 고통을 받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몇 년 전부터 기자들은 기레기’(기자 + 쓰레기)라고 불립니다. 사람들에게 글과 말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엘리트 지식인이라 불리던 기자들이 어쩌다 기레기라는 부끄러운 별명을 얻게 되었을까요? 2012MBC 파업 도중 해고된 박성제 기자는 <권력과 언론 기레기 저널리즘의 시대>에서 기레기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권력자에게 고개 숙이고, 광고주에게 무릎 꿇고, 사주에게는 충성을 바치는 기자. 자신들의 치부에는 눈을 감으면서, 어설픈 엘리트 의식으로 걸핏하면 독자를 가르치고 훈계하려 드는 기자. 선정적 과장과 악의적 왜곡도 서슴지 않고, 오보가 밝혀져도 사과하지 않는 기자, 이들이 바로 기레기랍니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기자가 기레기고요, 힘 있는 자를 견제하고, 힘없는 약자를 보호하는 것, 그것이 참된 언론인의 모습입니다.

(내일 마지막 편으로 이어집니다.)

(출판사에서 청소년에게 권해주는 책 한 권을 고르고 그 이유를 소개해달라고 하여 저는 농구 만화 '슬램덩크'를 골랐습니다.)

 

 

청소년에게 추천하는 책 : 슬램덩크

여학생에게 고백할 때마다 차이는 북산고 문제아, 강백호. 어느 날 채소연이라는 여자 아이가 강백호의 큰 키를 보고 말을 걸어옵니다. ‘혹시, 농구 좋아하시나요?’ 소연이의 마음을 얻기 위해 농구부에 입단한 강백호, 조금씩 농구의 즐거움을 깨달아갑니다.

슬램덩크의 교훈 1 :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나는 더 멋진 사람이 될 것이다.’

소연이를 기쁘게 해주려고 시합에서 몸을 던져 분투하는 강백호의 모습은 정말 감동적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시작한 일이라도 열심히 하면 잘 하게 되고요, 잘 하게 되면 그 과정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교훈 2 :

나쁜 짓을 위해 어울리는 친구보다 더 소중한 것은 라이벌이다.’

강백호를 따르던 무리는 강백호가 농구에 빠지면서 조연으로 사라집니다. 대신 라이벌 서태웅이 그 자리를 채우지요. 농구 천재 서태웅이 없었다면 강백호는 농구에 금세 싫증을 느꼈을지 몰라요. 때로는 나를 자극하는 경쟁자가 나의 성장을 도와주는 진짜 친구랍니다.

교훈 3 :

농구란 11로 하는 것이 아니라 55로 하는 팀 플레이다.’

윤대협이 서태웅에게 들려주는 말입니다. ‘농구는 11로 하는 게임이 아니다.’ 혼자 잘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동료들과 함께 더 잘 하는 것입니다. 내가 2점을 넣는 것보다 정대만에게 패스하여 그가 3점슛을 쏘도록 하는 것이 팀으로서 이기는 길이지요.

 

슬램덩크와 함께, 청소년 성장 만화의 참된 재미를 맛보시길 바랍니다.

 

( *이 원고는 <소년소녀, 정치하라!>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우리학교 출판사에서 출간될 예정입니다.)

 

소년 소녀 시리즈의 다음 책, 기대만땅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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