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중, 기자님이 물어보셨어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의 구매 독자층을 살펴보니, 30, 40대 성인 남자가 많더라고요. 직장인들이 이 책을 사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흥미로운 질문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영어는 중·고등학교 때 짝사랑했던 상대와 비슷한 것 같아요. 포기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다시 소식을 듣게 된 거에요. 한번 연락해볼까, 이번엔 꼭 잘 해보고 싶은데. 두근거리기 시작하는 거죠.”
중학교 들어갈 즈음 영어와 첫만남을 갖는데요. 대학 입학하고, 취업하면서 조금씩 멀어져가지요. 첫사랑에 대한 소식은 가끔 듣는데요, 그럴 때마다 그녀와 거리는 더욱 멀어져갑니다. '요즘 그녀를 만나려면 미국에 가야 한단다.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가지 않고서는 그녀를 사귈 길이 없단다...' 그런 소문이 돕니다.
영어 공부에 대한 접근법은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달라졌습니다. 1970년대나 80년대에는 '매일 영영 사전 한 장을 외우고 씹어먹었다더라, '성문 기본 영어' 책 한 권을 다 외웠다더라.' 이런 고수의 전설이 떠돌았어요. 한국 경제가 좋아지고, 해외 나들이가 쉬워진 이후 '요즘 영어 잘하는 친구들은 다 어려서 조기 유학을 갔다더라. 방학마다 영어 캠프에 다녔다더라.' 그런 소문으로 바뀐 거죠.
어학 연수나 조기 유학 붐이 일기 전에 학교를 다닌 30대 40대 남자들은 직장에서 가운데 끼인 세대입니다. 위에는 영어를 잘 할 필요가 없었던 세대가, 아래에는 영어를 다 잘하는 세대가 있어요. '새로 들어온 신입 사원은 토익이 900이네, 회화를 미국에서 배웠네.' 하는 얘기를 들어면서 주눅이 듭니다.
'아, 나도 한때는 영어랑 사귈 뻔 했는데... 기회를 놓쳤구나...' 그런 분들 앞에 노란 책표지가 마치 노란 손수건처럼 팔랑팔랑 나풀거립니다.
'아닌데... 그 첫사랑, 미국에 간게 아니라 늘 한국에 있었는데... 지금이라도 마음먹고 사귀자고 하면 이제라도 결혼할 수 있는데...'
중앙 SUNDAY 이영희 기자님이 인터뷰 제목을 재미나게 뽑아주신 덕에 또 혼자 상상을 이어가봅니다. ^^ 어제자 신문에 실린 기사를 소개합니다.
기사도 좋고, 사진도 좋고,
책을 낸 후, 행복한 나날이 이어지는 군요.
역시 인생은 들이대는 자의 것입니다!
여러분도, 늦었다고 포기하지 마시고, 한번 들이대 보시길~^^
(인터뷰 기사를 보시려면 아래 링크로~)
http://news.joins.com/article/21405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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