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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1

장강명 작가의 SF 소설집이라니! 장강명 소설집 을 읽었습니다. 장강명 작가의 오랜 팬이자, SF라는 장르의 마니아인 제게, 이 책은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 선물입니다. 어린 시절, 과자 종합선물셋트를 받은 기분입니다.표제작인 에는 초능력을 가진 연인들이 나옵니다. 한 사람은 예지력을 갖고 있고요. 또 한 사람은 천리안을 가지고 있어요. SF라는 장르의 공식을 가지고 매력적인 로맨스를 만들어냅니다. 하긴 장강명이 누군가요. 에서 여행기를 빙자한 절절한 로맨스를 들려준 작가지요. 어떤 의미에서 현대의 우리는 모두 천리안을 갖고 있어요. 매스미디어 덕분에 멀리서 일어나는 일도 가까이서 보듯 들여다볼 수 있어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인터넷에 분신을 만듭니다. 인스타에 올린 나의 분신이 나를 대신해 수많은 사람을 만나지요. 과학기술의 시대.. 2019. 9. 6.
부산 태종대 여행 날이 선선해지고 있어요. 짐을 꾸려 어디론가 떠나고 싶죠. 지난 봄에 다녀온 부산 여행 이야기를 이어서 올립니다. 오전에 다대포를 다녀온 날 오후 태종대로 갑니다.점심은 어디서 먹을까요? 오전 내내 바닷가를 산책하니, 웬지 해물이 당깁니다. 회를 먹고 싶은데, 혼자 다니며 회 먹기는 쉽지않지요. 여행 가서 맛집 찾을 때 다이닝코드 검색을 이용합니다. 다이닝코드 화면에서 지도를 띄워두고 목적지 인근을 뒤져봅니다. 검색 1위로 나온 횟집을 보니, 회백밥이 1인당 35000원이군요. 바로 포기합니다. 역시 유명한 곳은 가격이 만만찮아요. 화면을 아래로 내려보니 39위에 대성횟집이라고 있는데 '회정식 15000원'이네요. 눈이 번쩍합니다. 회 한 접시에, 매운탕에, 파전에, 다양한 찬까지 포함해 1인분에 150.. 2019. 9. 5.
칭찬보다 험담이 솔깃한 이유 아내와 결혼한지 20년이 되었습니다. 외대 통역대학원 신입생 환영회에서 아내를 만난 지 벌써 23년이 되었구요. 학교 다닐 때부터 짝사랑한 아내와 결혼을 앞둔 무렵, 의외의 복병을 만났어요. 아내가 친구들을 만나 결혼 소식을 알리는 자리에서 누가 제 직업을 묻기에 예능 피디라고 했더니, "어머, 방송사 피디들은 바람을 많이 피운다던데..."라고 한 거죠. 순간 일동 분위기가 싸해졌는데, 아내는 이렇게 말했답니다. "네가 그 선배 얼굴을 못 봐서 그래. 절대 바람 피울 외모는 아니야." ㅋㅋㅋㅋㅋ 아, 웃는데 왜 눈물이... ㅠㅠ 피디는 이혼을 많이 하네 어쩌네, 연예인은 이러네 저러네... 특정 직업에 대한 부정적 정보가 더 솔깃합니다. 왜 그럴까요? (전중환 / 휴머니스트)은 '인간의 마음은 어떻게 설.. 2019. 9. 4.
내 친구 이용마 무라카미 하루키의 를 보면, 하루키는 전업 작가로 살면서 체력 관리를 위해 매일 달린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달리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근육은 잘 길들여진 소나 말 같은 사역 동물과 비슷하다. 주의 깊게 단계적으로 부담을 늘려 나가면, 근육은 그 훈련에 견딜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적응해 나간다.’ 이명박 정부가 언론을 장악하려고 권력을 동원하던 시절, 문화방송 노조는 미디어 법 반대 파업,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벌였다. 거의 매년 파업이 일어났고, 노조는 모든 싸움에서 졌다. 양심적인 기자와 피디는 현업에서 쫓겨났고 구성원들은 패배의식에 빠졌다. ‘어차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아도 되지 않을까?’ 양심도 사역 동물이다. 그냥 두면 너무 쉽게 게을러지고 망가.. 2019. 9.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