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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석 작가의 탄생 최민석 작가의 책을 연이어 읽다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이토록 유머러스하고 재미난 작가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도서관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해서 나오는 책은 다 읽고 있는데요, 그러다 드디어 작가의 첫 책을 만나게 되었어요. 그 책을 통해 그가 작가로 전업하게 된 상황을 엿보게 되었지요. (최민석 글 / 유별남 사진 / 조화로운삶)'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월드비전 희망의 기록'이라는 부제에 눈을 잠시 의심했어요. 응? 내가 아는 코믹 소설가 최민석이랑 같은 작가가 맞나? 혹 동명이인 아닌가? 작가의 에세이에서 국제구호기관에서 일하다 그만두고 나왔다는 대목을 읽은 기억이 있어, 같은 작가라고 짐작은 했지만 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더군요. 2008년 말, 월드비전 후원관리팀에서 일하던 최.. 2018. 7. 10.
무례함에는 댓가가 따른다 99년도인가, 예능 조연출로 일할 때입니다. 여의도 MBC 사옥 3층에 중앙정원 로비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40대 후반의 드라마 PD 선배가 20대 후반의 FD 세 명을 줄지어 세워놓고 뺨을 치고 있었어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회사 복도 한 가운데서... 그 폭행의 강도가 어느 정도였냐하면, 20대 남자 청년이 뺨을 맞고 뒤로 날아가 쓰러지는 정도였습니다. 그날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참 끔찍합니다. '저 FD의 엄마가 아들이 매맞으며 일한다는 걸 알면 얼마나 슬플까...' '남의 집 귀한 아들을 저렇게 함부로 대해도 되는 걸까?'드라마 촬영장에서 배우들에게 욕하고, 스태프들을 때리는 걸 드라마 감독의 일을 향한 열정으로 착각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는 게 마치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 2018. 7. 9.
버려지는 시간은 없다 (글의 제목은 에 나오는 ‘버려지는 노력은 없다’에서 따왔습니다.) 2012년 MBC 노조가 170일 파업을 끝내고 업무 복귀를 결정했을 때 김재철 사장과 그 일당은 무척 당황했어요. 전투력이 충만한 조합원들이 투쟁에서 복귀하는데, 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파업에서 패배하고 여러 명의 해고자를 남겨두고 돌아오는 조합원들의 사기를 꺾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교육명령을 내립니다. 잠실 신천에 위치하고 있어 훗날 ‘신천교육대’(전두환 정권의 삼청교육대에 대한 패러디)로 알려진 MBC 아카데미에 사람들을 보냅니다. 김세용, 최일구 앵커를 비롯하여 강재형 아나운서, 김재영 피디 등 100여명이 이곳에 발령 나지요. 저의 경우, 징계 3종 세트를 받았는데요. 대기발령이 끝나면, 6개월 정직을 시키고, 정직이 .. 2018. 7. 6.
도올 서당 학습기 저는 1992년에 첫 직장에 입사했습니다. 제가 모시던 상사는 전형적인 워커홀릭이었어요. 그 분이 전국 출장을 다니며 강행군을 하다 어느날 여관방에서 아침에 눈을 떴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대요. 정신은 말짱한데 몸이 안 움직이는 겁니다. 과로로 쓰러져 죽을 고비를 넘겼는데요. 제게 종종 그 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김민식씨만할 때는 말이야, 허구헌날 야근을 했는데 말이야. 김민식씨는 항상 칼퇴근이야.' 하셨어요. 당신에게는 당신의 기준이 있고, 내게는 내 기준이 있는데 말이지요. 무엇보다 저는 당시 퇴근하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았거든요.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 데이트도 하고 싶은데, 그런 저를 보고 한심해 하셨지요. 결국 사표를 던졌어요. 인사부에서 부르더군요. 혹시 상사와 안 맞아서 그런 거라.. 2018.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