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47 50년간의 세계일주 (알버트 포델 저/ 이유경 역/ 처음북스)


그러니까 이건 나의 꿈이다. 50년간의 세계일주. 스물 .다섯 살에 처음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온 후, 나는 결심했다. 죽을 때까지 세계 일주를 다니기로. 매년 적어도 한 나라 씩, 매년 단 며칠이라도 시간을 내어 여행을 간다. 작년 가을 5주간의 남미 배낭 여행도 그 세계 일주의 일부다. '세계 일주'라 해서 한 번에 다 돌아야하는 법은 없다. 책 제목을 보고, 나처럼 여유롭게 50년 간 세계 일주에 도전한 이야기인가 싶어 골랐다.

음... 졌다... 이 양반은 절대 쫓아가지 못할 여행광이다. 이 양반의 세계일주의 기준은 이 세상 모든 나라를 방문하는 것이다. 평생에 걸쳐,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나라를 다 방문했다. 심지어 북한이나 투발루, 내전 중인 소말리아 이런 나라도 다 갔다. 졌다. 이건 못 당한다.

워낙 험한 나라까지 가다보니 별 일을 다 겪는다. 사하라 사막에서 오토캠핑 하고 일어나보니 지뢰밭 가운데 있다. (주위에서 사람들이 나오라고 난리다. 다 멀찍이 떨어져서...) 투발루에서 스노클링을 하다 산호초에 긁혀 피가 나는데, 저 멀리서 신기하게 생긴 열대어 하나가 다가온다. 다시 보니 피냄새를 맡고 달려오는 뱀상어다. 철철 피를 흘리며 필사적으로 헤엄쳐 달아난다. 산책을 가면 살모사를 만나고, 주차를 하면 노상강도가 나타나고, 호텔에 투숙하면 폭탄 테러 위협으로 대피해야 한다. 모험광의 세계일주 여행기, 이 책을 읽고 여행에 대한 동기부여를 받을까 했는데, 겁만 잔뜩 집어 먹었다. 

책 마지막에는 전세계 모든 국가를 섭렵한 작가가 뽑은 여행 테마별 추천 국가가 나온다.

'경치로는 스위스, 프랑스, 캐나다, 뉴질랜드, 페루, 네팔.
음식으로는 멕시코,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베트남, 레바논.
여성으로는 벨라루스, 러시아, 독일, 체코 공화국.
평온함과 환영하는 분위기로는 아일랜드, 버마, 부탄, 모로코, 대부분의 태평양 섬 나라들.
문화로는 영국, 이집트, 인도, 캄보디아,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말리.
자연 그대로의 훼손되지 않은 아름다움은 몽골, 도미니카, 코스타리카, 사하라 사막, 남극.
야생동물로는 유감스럽게도 케냐와 탄자니아뿐이다.'

상당히 공감가는 리스트다. 다음 배낭 여행을 떠날 때는 참고해야지~^^


2016-48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 (안시내 지음 / 처음 북스)

'350만원 들고 떠난 141일간의 고군분투 여행기.' 라는 카피에 이끌려 책을 골랐다. '이게 가능해?' 책을 읽으니 수긍이 간다. 말레이지아, 인도, 모로코, 이집트, 태국 등. 책에 나오는 여행기는 주로 여행 물가가 저렴한 곳을 돌았다. 몇년 전 나도 인도 네팔 배낭여행을 했는데, 그때 한달 여행 경비가 딱 100만원이었다. 왕복 항공권은 마일리지로 끊었다. 현지에서 한국인 대학생들을 만나 1달 예산이 100만원이라 하면 다들 "우와, 되게 럭셔리하게 여행 다니시나 보네요." 하더라. ^^ 이 책을 읽다 곳곳에서 빙그레 웃음이 지어지는 대목이 많았다. 그중 하나.

'나는 인도를 좋아하는 건지 혹은 싫어하는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
(위의 책 75쪽)

ㅎㅎㅎ 배낭여행을 다녀온 후, 많은 여행자들이 인도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유럽은 배낭 여행의 시작이고, 인도는 그 마지막이다. 좋은 곳 다 가본 후, 마지막에 가는 곳이 인도라는 뜻이거나, 인도를 가면 그 다음부터 다른 나라는 못 가고 인도만 계속 다시 간다는 뜻이거나. 그만큼 호불호가 갈리는 여행지다. 여행에 대해, 막연한 환상 혹은 두려움을 갖고 있다면 한번 읽어볼만 하다. 무엇보다 겨우 350만원을 가지고 지구 정복에 나선 여학생의 용기가 정말 대단하다. 

세계일주를 꿈꾼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 2권 있다. 하나는 '세계일주 바이블' 또 하나는 론리 플래닛의 'The World'


전자는 실질적인 세계일주 안내서이다. 배낭 꾸리기부터 1년간 추천 일정 짜는 법, 세계일주 항공권 구매 요령 등이 실려있다. 세계일주,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불이 확 붙는다.

론리 플래닛은 각 국가별 여행 가이드를 내는 곳이다. 모든 가이드북 앞에는 항상 추천 일정이 있다. 나도 여행 다닐 때 꼭 들여다보는 내용이다. 국가별 베스트10. 이 베스트 리스트만 모아서 한 권의 책에 실었다. Afghanistan부터 Zimbabwe까지 알파벳 순으로, 1000페이지에 육박하는 볼륨에 (정확히 961쪽) 세계 모든 나라의 베스트 여행지 10곳의 리스트를 실었다. 이 한 권을 책장 손 닿기 쉬운 곳에 꽂아놓고 틈 날때마다 들여다본다. 

다음엔 어디로 여행을 떠날까? 혹은 세계일주를 간다면, 어떤 나라 어떤 곳을 돌아볼까? 이 행복한 고민이 나의 요즘 최고의 도락이다.


참고로 론리 플래닛 The World에 나오는 한국의 베스트 여행지 10.
1. 창덕궁
2. 제주도 올레길
3. 보령 머드 축제
4. 수원 화성
5. 청계천
6. 평창 지역 스키 리조트
7. 전주 한옥 마을
8. 부산
9. 불국사
10. 안동 하회 민속 마을
11. 구인사 템플 스테이

외국인 여행자의 관점에서 뽑은 리스트지만, 한번 참고할 만 하다.

올 한 해는, 해외 여행보다는 국내 여행에 전념할 생각이다. 무릇 세계 일주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내 나라 전국 일주가 그 시작이다. 물론 그전에 서울 완전 정복부터 마쳐야지~^^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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