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제책의 화두는 인구다. 사실 인구지표는 경제의 흐름을 읽는 최고의 선행지표다. 일본을 보면, 우리보다 20년 앞서 인구고령화가 시작되었고, 그 결과 부동산 버블이 터지며 불황의 늪에 빠졌다. 활력을 잃어버린 일본 경제는 아직도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일본보다 더 심각한 고령화 문제를 맞이할 것 같다. 생산 인구 확보를 위해서는 이민을 받아들이거나, 출산율을 높여야하는데, 둘 다 쉽지 않다. 우수한 인력을 이민으로 받아들이기에는 한국 사회가 메리트가 적고, 정부의 누리예산 처리 과정을 보면, 출산 장려도 쉽지 않아 보인다. 출산율 제고와 청년 복지를 위해 나라에서 발벗고 나서도 부족할 판국에, 에효.
***** 다독 비결 6.
'2018 인구절벽이 온다'의 경우, 과거의 버블이 어떻게 터졌고, 지금 각국의 부채 상황은 어떤지에 대해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는데, 굳이 꼼꼼이 다 읽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국가별 기업별 투자예측 역시 주식이나 해외 펀드 투자하는 사람 아니면 크게 필요 없을듯 하고. 목차를 읽고 우리 나라에 관련된 부분, 혹은 부동산이나 연금 정책 등 특정 관심 분야만 골라읽어도 된다. 대부분의 경제 서적의 경우, 서문만 잘 읽어도 책의 주장 30%는 이해할 수 있다. 완독에 집착하지 않으면, 다독할 수 있다. 물론 책이 아깝겠지만, 때론 책 읽을 시간이 더 소중하니까.
이 책의 경우,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2018 인구절벽이 온다.'
이 책의 끝머리에 나오는 '우리가 직면할 4가지 도전'을 보고 난 조금 경악했다. 민간부채와 공공부채를 줄이고, 건강보험과 공적연금을 개혁하고, 권위주의적 지배구조를 타파하라고 하는데, 이게 다 사실은 미국의 기업가 입장에서 하는 주장이다. 건강 보험의 사보험화는 보험회사 입장에서 하는 얘기다. 공공 보험과 공적 연금의 강화가 최우선이다. 무엇보다 기겁했던 대목은 해외 독재 정권을 척결하기 위해 군사 행동도 불사해야한다는 부분이다. 미국 군수산업 관계자들은 이런 주장에 박수를 보내겠지만, 한반도에 살고 있는 독자로서 나는 등골이 오싹하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를 보면, 경제학은 '누가 이득을 보는가?'를 묻는 학문이다. 해리 덴트는 철저하게 미국 기업이나 투자자의 입장에서 글을 쓰는 사람이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진 않다. 대신 우석훈의 '불황 10년'이나 '박종훈의 대담한 경제'를 추천한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역시 국내 저자들의 진단이 훨씬 와닿고, 우리가 일상에서 귀기울여 들어야할 충고가 많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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