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완전 유쾌한 소설을 한 권 읽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책을 읽게 된 사연.
지난 수요일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예능국 권석 선배를 만났다. 당시 나는 잭 리처 시리즈 중 한 권을 들고 있었는데, 권석 선배가 특유의 충청도 사투리로 물었다. '그게 뭐여유?' '잭 리처 시리즈요.' '재밌어유?' '완전 재밌죠. 꼭 한번 보세요.'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권석 선배가 내리면서 던진 말.
"난 최근에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봤는데, 그것도 뒤집어지게 재밌었시유."
그 길로 나는 책을 꽤 읽는다고 정평난 여직원을 찾아가 물어봤다. '100세 노인' 어때요?' '마침 지금 읽고 있는데... 정말 재밌어요!' '그럼 다 읽고 나 좀 빌려주시게.'
그래서 책을 입수한 게 지난주 금요일. 주말 이틀 동안 내내 거실 소파에 앉아 책을 읽었다. 책을 읽으며 혼자서 깔깔거리며 뒤집어지길 몇 번... 아내와 두 딸이 한심한듯 쳐다보더니 큰 딸 민지가 그랬다.
"아빠가 지하철에서 책 읽을 때도 저렇게 큰 소리로 웃을까?"
사실 전철에서도 책 읽다 빵 터져서 난감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아내가 거들었다.
"괜찮아, 민지야. 우리는 그냥 모르는 사람인 척 하면 돼."
난 남의 시선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나의 욕망에 충실할 뿐이다.
'100세 노인'의 주인공 알란이 사는 방식은 정말 유쾌하다.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마련이므로 미리 걱정하는 법이 없고, 이미 일어난 일은 바뀌는 법이 없으므로 나중에 후회하는 법이 없다. 생각해보면 인생을 즐겁게 사는 최고의 비결이 아닌가 싶다.
우연이 2번 겹치면 운명이다. 지나가던 선배가 추천한 책을, 마침 후배가 읽고 있을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런 인연으로 온 책이라면 반드시 즐겨줘야한다. 그리고 그런 운명의 부름에 화답한 결과, 나는 지난 이틀 동안 미친듯이 깔깔대며 100년의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여러분도 한번 읽어보시길. 한번의 클릭이 이끌어준 이 운명에 시원하게 굴복해보시길~ ^^
할까 말까 고민하다 인생 다 지나간다.
하고 싶은게 있으면 그냥 하자. 너무 튕기지 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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