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여학생이 방명록에 질문을 남겼어요.

'학교 오빠를 1년째 짝사랑하고 있어요. 문자 메시지로 자주 수다떨고 장난도 치고 하는데, 오빠가 먼저 연락을 해 온 적은 없어요. 밥 먹자고 하면 돈 없다고 튕기고요. 저한테 관심이 없는 것 같지는 않은데, 바빠서 그런지, 눈치가 없어 그런지 도통 만나자는 소리를 안하네요.

제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짝사랑도 이제 지쳐요. 

남자가 여자한테 대시하는 거 말구, 여자는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 지 알려주세요.'

 

예전에 여배우 A양의 잔혹한 밀당 전략에 대해 들은 적이 있어요. 일단 사귄답니다. 자주 만나고 전화 매일 하는 사이가 되어, 남자가 '이젠 스테디한 관계가 되었군' 하고 마음을 놓을 때 쯤 갑자기 연락을 딱 끊는답니다. 전화를 끄고 온다간다 말도 없이 잠수타는 거죠. 그러면 남자들은 애가 닳아서 난리가 난대요. '내가 뭐 실수했나? 옛날에 다른 여자 사귄 걸 어디서 들었나? 도대체 무슨 일이지?' 전화도 해보고 집에도 찾아가고 그러는데, 핸드폰은 꺼놓고 매니저에게 행선지도 밝히지 않고 실종 상태라는 거죠. 알고보면 본인은 해외가서 2주 정도 쇼핑하고 잘 놀고 온답니다. 그러고 돌아오면 남자가 노예모드로 달려와서 넙죽 엎드린답니다. "내가 더 잘 할게, 다시는 그러지마... 엉엉엉."

 

네, 이거 완전 연애 고수의 나쁜 여자 버전이죠. 하지만 문제는 이런 전략에 남자는 속수무책으로 당한다는 겁니다. 연애에서 여자는 안정감을 원하고 남자는 설레임을 원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남자에게 잡은 고기라는 확신을 주는 순간, 설레임의 농도가 확 떨어지니까 연애의 고수들은 끊임없이 밀당을 시전한답니다.

 

글을 올리신 여성분이 남자에게 반한 건 바른 생활 사나이에 자기 일에 성실한 모습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여자분은 남자를 마음에 들어하는데, 반대로 그 남자에게 설레임은 줄까요? 남자는 아마 이렇게 생각할 거에요. '그냥 놔둬도 알아서 매번 연락하는 애니까...' 긴장감이 없어요. 남자에게는... 이런 상황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여자분은 남자에게 그냥 플랜 B로 깔아두는 관계로 인식될 공산이 큽니다. 언제든 설레임을 주는 여자가 나타나면 그리로 가죠. 별 죄책감없이 말입니다.

 

이럴 때 남자의 마음을 떠보는 방법은 님도 잠수를 한번 타는 겁니다. 한동안 연락 딱 끊고 지내세요. 학교에서 우연히 만나도 바쁜 척 쿨하게 지나쳐보세요. 님을 만만하게 생각한 남자였다면 긴장 모드 들어갑니다. 그런 다음 남자쪽에서 먼저 연락이 오면 '아, 미안 미안~ 내가 좀 바빴잖아.' 이렇게 눙치고 만나주세요. 이때 중요한 건 잠수의 기간이 너무 짧거나 너무 쉽게 휘릭 넘어가면 기껏 밀당한 보람이 없습니다. 좀 세게 나가주셔야 합니다.

 

만약 내가 연락 안했는데, 저쪽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한달 정도 지났는데, 저쪽에서 연락이 안 온다면 어떻게 하나요? 죄송하지만, 그냥 포기하세요. 그렇게 매정한 남자 만나서 뭐합니까. 포기하기 힘들다면 마지막 한번은 대시할 수도 있겠죠. 술 먹자 그러고 취한 척 투정을 부리는 식으로. "오빤 왜 그렇게 냉정해?"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 달 기다려보고 연락 없으면 그냥 쿨하게 마음 접으시는 편을 권해드립니다. 그러면 나중에라도 저쪽에서 찾아올 가능성이 있는데, 님이 먼저 대시하면 남자는 완전히 달아날 지도 몰라요.

 

이 남자 아니면 안돼. 그런 건 없습니다. 님이 집착할수록 남자는 떠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이상하죠? 남자란 생물이 좀 그래요. 쿨하게 마음 편하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이 남자 아니라도 세상에 남자는 많아.' 그렇게 생각하면 첫째 밀당이 쉬워지고, 둘째 잘 안되어도 희망이 있습니다. 부디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ps. 혹시나 이 글을 읽고 사귀는 관계에서 저런 가혹한 밀당 전략을 시도하려는 여성분이 있으면 말리고 싶어요. 어디까지나 남자의 마음을 떠보기 위한 작전일 뿐입니다.  

여배우 A양이 톱스타 B군을 만나서도 똑같은 전략을 펼쳤는데요. 우리의 B군, A양이 연락도 없이 잠수탔다가 몇 주 후에 짠 하고 나타났더니 "미친 ㄴ" 한마디 던지고 등을 돌렸답니다. 그 얘길 듣고 연예계 관계자들은 '역시 B군이야!'하며 엄지를 치켰다지요. 잔혹 밀당 전략, 사귀는 사이에서는 함부로 시전해서는 안 됩니다. 

 

 

 

 

 

 

    

   

Posted by 김민식pd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2.11.20 07: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포카리스 2012.11.20 1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녀사이는 알다가도 모르겠다는...잘 읽고 추천 누르고 갑니다. 좋은 하루되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 ^!!!!!

  3. 2012.11.20 10: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뉴뉴 2012.11.20 10: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오늘따라 아침부터 많이 웃었네용 히히

  5. 암바사 2012.11.20 14: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자도 똑같은 사람입니다 ㅎㅎ
    똑같이 사랑받고 싶어 합니다 ㅎㅎ

    " 이남자 아니어도 남자는 많으니 실험해보고 이남자가 날 사랑하는 것 같으면 나도 사랑해주겠어! "

    요딴 마인드로 대하는 여자를 몰라볼 만큼 바보도 아닙니다 ㅎㅎ

    사랑받지 못할 것 같은데
    사랑해줄 사람이 어디있습니까?

    사랑받고 싶으면 사랑해주고,
    이 남자가 좋은 남자인지 나쁜 남자인지 모르겠으면 자기 안목을 믿는 수 밖에 없습니다.

    스스로가 남자 고르는 안목이 없다고 인정해놓고는
    좋은남자 거르는 방법을 찾아 헤메는 분에게는 저 방법을 추천드릴 순 있겠습니다.

    하지만, 안목이 없는 분이 백날 걸러봐야 좋은 남자를 만날 확률은 낮겠지요 ㅎㅎ

    애초에,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고 안목을 기르는 편이 훨씬 건설적인 방법이 아닌가 합니다.

    연애를 글로 배우고 실전에서 눈물흘릴 여자들을 위해서,
    또 그 분들 때문에 상처받고 돌아설 남자들을 위해서, 괜히 글하나 남깁니다 ㅎㅎ

  6. 2012.11.20 22: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