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진짜 꿈은 무엇일까?

 

나의 어린 시절 꿈은 엔지니어였습니다. 저는 어려서 울산에서 살았어요. 주위에 잘 사는 어른들은 다 현대 자동차나 유공같은 공장을 다니는 사람들이었어요. 제가 학력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한양대 공대에 입학했을 때 주위 어른들은 다 저를 축하해주셨어요. 한양공대 출신 공장장들이 많아 울산에서 최고의 학벌은 한양 공대였거든요. '엔지니어로서 너는 이제 행복한 삶을 살 것이야!' 

 

한국의 대표적 공업도시에서 자라며 엔지니어가 되는 것이 최고의 꿈이라고 생각했죠. 대학에 입학한 후에야 깨달았어요. 나의 꿈은 내가 꾼 꿈이 아니라 주위 어른들의 욕망이 내게 투영된 결과였구나. 나는 마치 꼭두각시처럼 어른들의 꿈이 그린 그림자로 살았구나. 이후 저는 진짜 꿈을 찾아 20년을 헤매고, 나이 마흔에야 드라마 피디가 되었어요. (그 과정은 '공짜로 즐기는 세상' 책에 보면 다 나와요~ 깨알같은 책 선전^^) 

 

"의사가 될래요." 내가 보기에 이건 진짜 꿈이 아닙니다. 내가 되고 싶다고 해서 무조건 다 이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의대에서 내게 입학을 허락해야 합니다. 병원에서 나를 인턴으로 뽑아줘야 합니다. 세상이 내게 개업의로서 갖춰야할 경제적 여건을 허락해야 합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만족시켜야할 조건이 너무 많습니다. 이루기 어려운 꿈은 진짜 꿈이 아닙니다.

 

"아픈 사람을 도와줄래요." 이게 진짜 꿈입니다. 의대에 입학하면 의사로서 도우면 되고, 의사가 아니라면 자원봉사자로 아픈 사람을 도와줄 수도 있거든요. 요즘 중증 장애인들이 도움을 받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들이 많습니다. 우리 나라에 의사가 부족해서 생긴 일일까요? 제가 보기에 의사 숫자보다 더 늘어야하는 건 사회복지사나 자원봉사자입니다. 옆에서 돌봐주는 사람만 있어도 살 수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중고등학생 시절, '나는 아픈 사람을 돕는 자원봉사자가 될래요.'라고 말하면 부모나 선생님들이 인정해주지 않아요. "무슨 소리야, 아픈 사람을 도우려면 의사가 되어야지." 그렇게 아이들을 거짓 꿈으로 내몰고 아이들을 인생의 패배자로 만듭니다. 

 

꿈이란 게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존재하는 걸까요? 그냥 내가 원하면 이룰 수 있어야 하는 게 꿈이 아닐까요? 

 

어려서 라디오 디제이가 들려주는 재미난 사연에 귀를 기울이던 저는 한때 아나운서를 꿈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나운서가 되기에는 외모를 타고나지 못했죠. 만약 내가 어린 시절, '아나운서가 되어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게 꿈이야.'라고 말했다면 주위의 비웃음만 샀을 겁니다. 하지만 요즘 저는 직접 팟캐스트를 녹음하며 세상 사람들에게 나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라는 놀라운 신세계 덕에 이제 우리는 그 누가 허락하지 않아도 스스로 꿈을 이룰 수 있는 세상을 만나게 된거죠. 

 

 

주말에 쉬면서 새로운 팟캐스트 한 편을 녹음했습니다. '즐겁게 꿈을 이루는 방법'

첫 팟캐스트는 음량이 작아서 이번엔 볼륨을 좀 키웠더니 소음이 좀 들어갔군요. 그래도 일단 올려봅니다. 처음부터 잘하기를 바라기보다 한번 두번 실수를 보정하며 경험을 쌓아가는게 꿈을 좇는 자세라 생각하거든요. 어설프다고 너무 흉보지 마세요. ^^

 

많은 이들이 꿈을 좇다가 지쳐갑니다. 세상이 호락호락 꿈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죠. 진짜 꿈은 세상이 내게 허락하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자신에게 허락하는 것입니다. 지금 주어진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그걸 찾아내어 오늘 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꿈을 향해 또박또박 걸어가는 발걸음이라 생각합니다.

 

즐거운 꿈 꾸는 하루 되시길~

 

팟캐스트로 만나는 '공짜로 즐기는 세상' 새로운 에피소드 입하!~ 팟캐스트라 구독하시면 더욱 편리합니다.

https://itunes.apple.com/kr/podcast/gongjjalo-jeulgineun-sesang/id532958775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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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비오 2012.11.13 10: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젊은 분들이 많이 읽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꿈을 스스로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사람들이 인정하는 것을 꿈이라 착각하면서 살죠
    그래서 삶이 행복이 아니라 지옥이 되구요

    잘 보고 갑니다.

  2. ㅇㅇㅁ 2012.11.13 11: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갑니다^^ 언제든 다시 곱씹어서 생각해보고 싶은 이야기네요~

  3. [인터넷방송] CIBS 코난방송국 2012.11.13 19: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제 꿈은 오로지 감독, PD 하나였습니다.
    좋아서 하는 4년을 바라보고 살아왔는데...
    기존 언론들이 비판이 싫다고 여기 저기 태클들을 하니 너무 힘듭니다.
    요즘 문득 더더욱 힘이 듭니다...
    살기가 이제는 싫어져요..
    살고 싶은 마음도 없고... 요즘 너무 힘이 듭니다..ㅠ

    • 김민식pd 2012.11.19 06: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즐겁자고 하는 일인데, 그정도로 괴롭다면 안될 일이지요.
      다른 이들의 반응은 신경쓰지 마세요.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이 짊어져야할 고통이라 생각하시고
      좀 더 마음 편하게 상황을 바라보시면 어떨까요?
      기득권을 빼앗기기 싫은 그들의 입장도 한번 살펴보고요.
      정말 괴로우면 잠시 쉬었다가 가는 것도 방법이랍니다.
      1인 미디어의 삶, 쉽지 않은 길을 가는 님의 용기를 응원합니다!

  4. 수험생1 2014.11.16 0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PD님 저는 올해 수능을 치루고 대입을 앞두고 있는 학생입니다.
    항상 PD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물론 공짜로 즐기는 세상 책도 읽었어요!!)
    하고 싶은 일이 많은 저에게 간접경험을 선사해 주는 드라마에 빠져서 드라마PD가 되고 싶다고 목표를 정했었는데 올해 대입을 준비하면서 대학때문에 어쩌면 드라마PD를 포기해야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많이 지치더라구요.
    물론 학벌이 방송국에 입사하는데 다가 아니란거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마음 한켠에는 재수를 해서라도 더 좋은 대학을 가서 공부하는게 좋은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요ㅜㅜ
    PD님 저의 20대 1년을 다시 공부로 보내는게 맞는 일일까요? 오히려 그 1년 동안 대학에 진학해서 대학생활의 즐거움을 누리는 게 맞을까요?? (참고로 저는 건축학과와 영상디자인학과중에 진학할거 같아요. 재수를 한다면 원래 가고 싶었던 학교의 미디어학과를 지원할 생각입니다.)
    언제나 긍적적인 PD님 말씀에 용기 얻고 갑니다. 특히 현재를 즐기면 즐거운 과거만 남는다는 말 책상 아앞에 붙여놓을 정도로 좋아해요^^♥

    • 김민식pd 2014.12.04 06: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냥 지금 현재 더 하고 싶은 걸 하세요.
      수능 공부를 더 하고 싶으면 재수를,
      전공 공부를 새로 하고 싶으면 진학을.
      현재에 충실한 답이 미래를 위한 답이 될 거에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