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ar 12. 2003 일본

 

1992년 유럽 배낭여행과 함께 시작된 나만의 세계일주. 매년 한번씩 여행을 떠나 야금야금 나만의 세계일주를 완성해간다. 이것은 평생 동안 지속될 나만의 미션이다. 비록 일년에 한번, 일주일 밖에 시간을 못내는 형편이라도 '나는 세계일주 여행 중이다.' 인생, 길다. 한번에 멀리 가기를 바라지 않고, 오랜 시간 조금씩 꾸준히 걷기를 바란다.

 

2003년에는 아내와 함께 휴가를 내어 열흘간 일본 간사이 지방, 교토 오사카를 여행했다. 교토의 금각사 은각사 철학자의 길을 둘러보니 내 고향 경주가 생각났다. 교토는 산업 시설이 거의 없고 오로지 관광으로 먹고 산다. 어린 시절 경주에서 살 때, 어른들이 그랬다. '경주는 참 터가 좋은 곳이야. 천 년 전에 돌아가신 조상님들 덕에 천 년 뒤의 후손들이 먹고 사는 곳이거든.'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과거와의 대화다. 1000년 전 사람들이 살던 모습을 보며 역사를 돌이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을 좋아해서 일본 여행만 다섯번 가까이 다녀왔다. 일본 만화나 애니, 영화, 드라마를 좋아하는 탓도 있지만 그 바닥에는 일본의 삼국지라 할 수 있는 야마오카 소이치로의 '대망'을 읽고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꾸가와 이에야스의 삶에 관심이 생긴 덕이다.

 

나는 세 사람 중에서 이에야스를 좋아한다. 자신의 힘만을 믿고 거칠게 밀어붙이다가 결국 부하의 손에 몰락한 노부나가 (일본 만화나 게임에서 악역을 도맡는다.) 자신의 영리한 꾀를 믿고 대륙 정벌을 꿈꾸다가 결국 조선에서 꿈이 좌절된 도요토미 히데요시(우리 역사에서는 영원한 악역이지, 이 양반.) 싸우기 보다는 기다리는 편을 선택하여 결국 도쿠가와 막부의 500년 기틀을 닦은 도쿠가와 이에야스.

 

아무리 잘 싸우는 장수라도 10만을 가지고 싸워 이기면 7만이 남고 7만을 가지고 싸워 이기면 5만이 남는다. 전쟁에 완승이란 없기 때문이다. 이에야스는 기다린다. 영지의 평화를 도모하며 논을 갈고 밭을 만들어 백성을 살찌우는 것을 목표로 삼지, 자존심을 세우겠노라 목숨 걸고 싸우는 일은 하지 않는다. 오랜 전쟁 끝에 일본 열도에 평화를 가져온 영웅답다.

 

소설 '대망' 요즘은 '도쿠가와 이에야스'라는 제목으로 32권 완간되어 있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초조하거나, 기회가 오지않아 조급해 질 때 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집어든다. 총 32권이라 집에 있는 그 어느 대하소설보다 길다. 한 권 한 권 읽다 보면 어느새 일이 풀려있다. (그래서 앞부분만 여러번 읽고 정작 끝까지 읽는 일은 거의 없다.)  

 

오늘은 여행 대신 책 얘기만 하고 간다. 세계역사를 읽는 것은 세계일주를 꿈꾸는 이에게 동기부여를 겸한 좋은 공부다. 나는 요즘 아마존과 남미 역사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 언젠가는.... ㅎㅎㅎ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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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비오 2012.07.16 08: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떠나시겠군요, 남미 또는 아프리카로 ㅋㅋ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