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류미님의 '리얼 버라이어티 강남소녀'를 재밌게 읽었다. 아까운 책 2012에 소개되기도 했고, 이전부터 독서계 무림 강호들 사이에서 숨겨진 고수의 책이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20대 청춘 일기를 진솔하게 그려나간다. 무엇보다 스스로 강남 루저라고 이름짓고 위너의 삶을 사는 당당한 모습이 돋보였다.

 

책을 읽다 연애를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문득 찔렸다. 기성세대는 청춘에게 연애하라고들 하지만 막상 청춘은 연애하기 쉽지 않다. 미래가 불안한데 어떻게 현재를 즐길 수 있나? 쥐뿔 이룬 게 없는데 누구에게 나를 어필할 수 있나? 무엇보다 데이트 한번 하면 차값 1만원 + 영화비 2만원 + 밥값 2만원, 좋게 5만원은 깨지는데... 하루 저녁 데이트하자고 이틀 내내 10시간 알바해서 번 돈, 휙 날린다. 이런 형편에 무슨 연애냐...

 

그렇구나... 연애하기도 궁핍한 시절이구나. 그렇다고 포기하고 말쏘냐!

 

전국의 짠돌이들이여, 궐기하라.

우리도 연애를 통해 짠돌이 유전자를 전세계에 퍼뜨려야하지 않겠나. 

비싼 데이트 비용을 부르는 3대 원흉을 타도하는데 앞장서자.

 

1. 3D 영화 거부 운동을 펼치자.

 

영화비 요즘 너무 비싸다. 주말 3D 영화 요금은 15000원이다. 둘이 합해 3만원이다. 아이맥스로 가면 17000원... 합하면 무려 3만4천원... 워워워... 이거 짠돌이들의 문화 생활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행위다. 전국의 짠돌이들이여, 3D 영화 거부 운동을 벌이자.

 

영화 근본주의 운동을 펼치는 거다. 평면의 화면을 보고 뇌가 상상력을 더해 입체로 인식하는 게 영화의 근본 재미다. 2D의 화면을 내 눈 앞의 현실로 인식하고 이야기에 빠져드는 것이 상상력이 가진 효과이고 그게 영화보는 재미다. 억지로 입체 효과를 화면에 입히는 것은 뇌의 상상력을 죽이는 짓이다.  영화의 참 맛을 느끼려면 2D로 즐겨야 한다. 절대 3D가 비싸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고 여자 친구에게 설명해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뇌의 자극은 오전에 특히 좋다고 하니 두뇌 계발을 위해 조조로만 영화를 보면 하루 1만원이면 충분하다. ^^

 

2. 커피숍 거부 운동, 1회용품 거부운동을 펼치자.

 

키피값 너무 비싸다. 옛날에 다방의 커피 요금은 자릿세였다. 요즘은? 그냥 테이크아웃 커피도 5000원이다. 앉아서 마시기에도 자리가 너무 불편하다. 옛날 다방처럼 종업원이 친절하게 와서 쌍화탕에 계란을 풀어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손님더러 직접 커피잔 들고가고 빈 잔까지 치워달라고 한다. 옛날 다방에 비해 서비스는 꽝인데 요금은 바가지다. 프라푸치노 그란데나 여름 빙수라도 시키면 밥값보다 음료 값이 더 나간다. 이제 전국의 짠돌이들이 커피숍 거부 운동을 펼치자.

 

나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쥬스나 에비앙이라도 마시라고 하는데, 나는 환경론자라서 일회용품의 사용을 반대한다. 그래서 나는 휴대용 물통에 생수를 담아다닌다. 회사나 학교에 가면 정수기를 찾아 꼭 물병을 채운다. 동사무소나 우체국, 은행도 물을 채우기에 좋은 장소다. 외국계 커피점의 본사로 나가는 로얄티, 이거 국부 유출이다. 다음부터 여자친구가 비싼 커피 전문점에서 만나자고 하면, 공원 벤치에서 만나 환경 사랑과 국부 유출 방지 운동을 실천하자고 설득하시기 바란다.

 

3. 비싼 레스토랑 거부 운동을 펼치자.

 

최고의 데이트를 즐기는 식도락 비법! 야채 김밥 한 줄 1500원이면 된다. 김밥 두 줄 싸서 남산을 오르거나 한강을 거닐자. 짠돌이가 권하는 서울 시내 최고의 데이트 코스는 북한산 둘레길, 남산 식물원, 관악산 둘레길, 한강 시민공원 등이다. 자리만 잘 잡으면 김밥을 즐기기에 최고의 마운틴뷰 레스토랑이나 리버뷰 레스토랑이 된다.

 

힘들게 다이어트 하지 마시라. 식사량을 줄이는데 김밥이 최고다. 채식한다고 비싼 친환경 무농약 채식 레스토랑 찾지 마시라. 김밥 싸는 아줌마에게 햄만 빼고 싸달라하면 된다. 내 몸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최고의 방법, 김밥 데이트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연애를 했는데, 여자 친구가 궁상맞은 남자랑은 못사귄다고 헤어지자고 하면? 그냥 보내주시라. 연애도, 결혼도, 사람을 찾는 기준은 하나다. 같이 가난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다. 같이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은 세상에 널렸다. 가난을 함께 견디는 사랑이 참 사랑이다. 절대 궁상맞은 연애법이라 생각하지 마시라. 참 사랑을 찾는 비법이다.

 

당당하게 연애하자, 짠돌이 제군.

가난을 핑게로 연애를 포기하지 말자.

우리는 '공짜로 즐기는 세상'의 주인이다!

 

 

 

 

 

 

 

   

Posted by 김민식pd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김하연 2012.07.10 07: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연애관련글 모두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글은 살짝 이견이 있어요. 비싼곳에만 가야 하는건 아니지만 1500원 김밥먹다보면 몸 나빠집니다 ㅠㅠ 중국산 찐쌀 사용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필요 없는것에 허례허식을 빼야 하지만. 정당한 노력에믄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모든것에 아끼는게 최고라는 발상이 최저임금이 오르지 않고 그 이하의 임금으로 살아가야 하는 미화원 아주머니 경비원 아저씨를 만드는 거라 생각하거든요. 영화는 조조로 봐도 되고 영화예매권을 사서 예매로 보면 조조와 비슷한 가격에 볼 수 있습니다 시사회도 생각보다 많구요. 또 좋은 데이트 장소로 대형서점 들 수 있습니다. 좋은책을 훓어볼 수있는 기회이고 시원하고 쾌적하죠. 여행가는 기분으로 인천공항 다녀오는것도 좋습니다. 간단하게 샌드위치 사서 공항 카페테리아 테이블에서 먹는것도 좋거든요. 이렇게 견디면서 지혜롭게 문화생활을 즐긴 다음 수입이 인정되거등 기분좋게 정당한 가격으로 문화를 소비해주세요 그래야 작가든 음악가든 미술가든 그들또한 살아 갈 것 아닙니까

  2. 모스제로 2012.07.10 08: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청춘들은 연애하기 참 힘들죠
    얼마 전에 어떤 여대생의 기고글을 봤어요
    차비가 없어 대학 중간고사를 못 치를 뻔 했는데 친구 차를 얻어타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무슨 연애냐고 하더군요

    청춘들을 보면 토닥토닥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ㅜㅜ

  3. mrdragonfly1234 2012.07.10 08: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옛날에 제가 가장 화가 났던 부분입니다.... 젊은 여성분들이 스스로 인생을 개척하려는 의식이 하나도 없고 전부 자신의 외모를 이용해서 돈있는 사람 만나서 무임승차 하려는 분위기가 당연시 되는 사회라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 젊은 남자분들을 서럽게 만드는 원흉입니다. 미국에서는 아직도 그런 여자들을 가장 천박스럽게 보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자신의 외모를 좋게 꾸미는것은 칭찬할 일이지만 그걸 이용해서 한몫 보려하고, 또 돈없는 젊은 남자를 천대하는 여성분들은 결국 반드시 하늘이 그에 상응하는 천벌을 내린다는 것을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 김하연 2012.07.10 1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타인에게 의존하며 살아가길 원하는 마인드가 예쁘지 않은것은 사실이나, 그 바람 자체가 "천벌 받을 일" 이라는데는 전혀 동의할 수 없습니다. 로또당첨이나, 기막힌 행운을 바라는것이 어리석을지언정 죄는 아닌것 처럼 말 입니다. 물론 주체적으로 사는 삶을 응원하고 그것이 옳은것 임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렇지 않은 욕망에 대해서 대중이 나서서 혐오할 필요는 없다는 뜻 입니다. 오히려 "성"과 "젊음" "아름다움"을 상품처럼 소비하고, 그에 관련한 시장이 더 커지는것을 경계해야 할 일이지요. 최근 김여사 논쟁, 된장녀 논쟁과 함께, 한국여성데 대한 무작위적인 혐오가 곳곳에 깔려있는것을 보고 깊은 슬픔을 느낍니다.

    • mrdragonfly1234 2012.07.10 13: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생각하기에 "천벌 받을 일" 은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면 사람이란 그럴수도 있고, 제가 만일 현재 한국에서 태어난 어여쁜 여자라면 그런 행동을 안한다고 자신할수도 없는 마음이니 그렇게 얘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반드시 천벌을 받는다는 말이지요. 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게 무신소리인가 하면, 자기 스스로 상품이 되기를 원하는 여자는 나중에 상품가치가 떨어질때쯤엔 말 그대로 철지난 상품 취급을 받는다는 말씀입니다.

    • 김하연 2012.07.10 17:27  댓글주소  수정/삭제

      프로필을 눌러보니 해외에 거주하고 계시고 있고, 한국어를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하시지 않는 점이 있음으로 굳이 지엽적인 문제를 더 이상 논쟁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표현에 대해서 지적하고자 합니다. 한국어에서 "천벌 받을" 이란 표현은 용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만큼의 잘못과 죄 이기 때문에, 그 누구라도 떠받들만한 "하늘"이 벌을 준다는 의미 입니다. 어리석게 자신을 상품으로 여기며 의존적인 삶을 지향하다가, 버려지는 것은 그 자체로 그 당사자가 받아들여야 할 어리석음의 결과일 뿐, 공공이 모두 공분해서 지적해야 할 일이 아닙니다.


      또한 젊은 여성 스스로가 인생을 개척하려는 의식이 하나도 없다는 것 또한 성급한 일반화 또는 촛점의 오류로 해석가능합니다. 여성뿐만 아니라 imf이후의 젊은 세대에게 부모 의존적이고 안정지향적인 성향이 나타는것은 공통적인 상황입니다. 이는 한국이 더 극심할 뿐 유럽이나 미국또한 마찬가지임을 통계자료는 증빙하구 있습니다.

    • 룡파리 2012.07.10 17: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감사합니다 ~ 잘 알겠습니다.

      자세히 설명 주셔서 감사합니다.

      단, 자신의 감정보다 남자들의 '배경' 또는 '부모님'을 더 중시 여기는 젊은 여성분들이 있다면 그건 본인의 불행일 뿐만아니라 사회적으로 큰 불행이라고 생각합니다.

  4. 남산식물원` 2012.07.10 1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산식물원 진짜 좋아요!!ㅎㅎ

  5. mrdragonfly1234 2012.07.10 10: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멀리 타향에서 그저 신문으로 소식을 접하는 처지이지만 강남에 대형 룸싸롱..어쩌구 저쩌구.. 텐 프로가 어쩌구 저쩌구... 이런 저질 문화는 국가적 차원에서 없애버리고 돈없는 젊은 청춘이 기분좋게 데이트 할수있는 장소를 공공시설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6. mrdragonfly1234 2012.07.10 10: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사는 곳은 "뉴저지 쇼어" 가 멀지 않은 곳인데 ( 뉴저지 사람들은 '비치'라는 말을 안쓰고 반드시 '쇼어'라는 말을 씁니다) 뉴저지 해안가에는 해운대 싸이즈의 바닷가가 한 30 여개가 줄지어 있습니다. 천혜의 데이트 장소이지요. 돈없는 젊은이들도 최상급 데이트를 즐기더군요. (게다가 전부 팬티바람으로 있으니 돈이 있는지 없는지 구분도 안됩니다.)

  7. 매직아이 2012.07.10 20: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아직까지 허락을 못받았네요.
    그래서........
    아직까지 혼자입니다.

  8. 미디어코난 2012.07.10 22: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아직까지 모태솔로에서 못 벗어났어요...
    아마 평생 혼자로 살다 생을 마감할 듯..
    그래도 저에게는 꿈이라는게 잇으니깐요..^^

  9. 빛나 2012.07.11 05: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히 피디님의 글을 접하고 피디님의 글과 그 글안의 철학이 좋아서 매일매일 블로그에 들어오는게 어느새 아침의 일과가 되어버렸습니다 피디님의 글은 매일 아침을 새롭게하는 활력소같다고나할까요 ㅎㅎ 매일 눈팅만하다가 이제야 인사드립니다 피디님을 항상 응원하고있는 팬 ~!소녀(?)가 여기있다는 것도 알아주셔여~^^

  10. 2012.07.20 18: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