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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시간 관리의 핵심

by 김민식pd 2025. 5. 8.

세네카는 <인생의 짧음에 관하여>라는 책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우리에게 주어진 수명이 짧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수명을 짧게 만드는 것이며,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사용하는 방법을 안다면 인생은 길다.

우리 삶에서 가장 소중한 자원, 시간의 활용법을 이야기하는 책을 꼬리를 물고 읽고 있습니다. 어려서 저를 시간 관리의 세계로 이끈 류비셰프, 자기계발서의 백과사전 <타이탄의 도구들>, 선택과 집중을 도와주는 <신경 끄기의 기술>, 이 세 권의 책은 예전에 읽고 블로그에서도 소개한 바 있어요. 워낙 유명한 책들이거든요. 마지막 책을 고르기 위해 새로운 책을 찾아봤어요. 제목에 ‘시간’이라는 주제어가 들어간 책을 검색했고요. 여러 권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 독서 리스트에 올렸습니다. 

<거인의 시간 : 세계 최고의 리더들의 7가지 초생산적 습관> (어맨사 임버 저/김지아 역 | 다산북스)

원제는 <Time Wise: Harness the powerful habits and productivity secrets of the world’s most successful people.>인데요. 한국어판 제목은 <타이탄의 도구들>을 참고한 것 같네요.

‘목표 설정 대신 시스템을 만들어라’

저는 이게 시간 관리의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단순히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구체적인 시스템을 만들고 실천했을 때 시간의 생산성이 올라가거든요. ‘영어를 잘 하고 싶어’라는 목표만으로는 사람은 습관을 만들 수 없습니다. 목표는 지속하지 않거든요. 하루 10문장씩 암기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매일 조금씩 반복하여 루틴을 만들어야 합니다. 시스템은 단순할수록 좋습니다. 학원에 가야 공부하고, 도서관에 가야 공부한다면, 실천이 쉽지 않습니다. 그냥 아침에 일어나서 그 자리에서 책을 펴고 10문장을 소리 내어 읽고요. 낮에 짬 날 때마다 반복합니다. 어느 순간 길을 걸어가며 혼자 영어로 중얼거리는 나를 발견하고 성취감을 느낍니다. 입사 시험 합격이나 토익 고득점 같은 목표는 기간이 불특정하고 너무 먼 미래에 있기에 쉽게 동기부여가 되지 않고 학습 의욕도 줄어듭니다.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3가지 질문이 필요합니다. 
‘어떤 선택이 내 인생을 더 좋게 만드는가?’ 
‘이 선택으로 내가 더 행복해지는가?’ 
‘과정을 즐길 수 있는가?’ 
자투리 시간이 생길 때마다 질문을 던집니다. 무엇을 하면 좋을까? 저는 그 답이 늘 독서였어요. 책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읽을 수 있으니까요. 언제든 할 수 있는 가장 즐거운 활동이고요. 독서를 통해 자존감과 자신감을 키울 수 있어요. 좋은 책을 만나면 혼자 읽고 지나칠 게 아니라 블로그에 리뷰를 올려 다른 사람에게도 권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결과 독서와 글쓰기를 즐기게 되었어요. 과정을 즐기지 못하면 바라던 대로 일이 이뤄지지 않을 때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죠. 우리는 미래에 일어날 ‘결과’를 통제할 수 없어요. 하지만 ‘과정’은 통제할 수 있습니다.

매년 한 권씩 책을 내려면 꾸준히 써야 해요. 내가 오늘 쓴 글이 책의 원고가 될지 안 될지는 알 수 없어요. 저는 많이 쓰고, 또 많이 버립니다. 그래야 가장 좋은 글이 책에 실리니까요. 저는 이렇게 쓰고 또 버리는 과정을 즐깁니다.



이 책을 읽고 새로 만든 습관이 하나 있습니다. 한 달 후의 일정을 문의하면 나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당장 다음 주에 이 일을 해야 한다고 해도 설레는가?’ 누군가 마감 기한까지 한참 남은 일을 부탁하면 섣불리 수락하기 쉽습니다. 저만 해도 4~5개월 후 열릴 행사의 강연 요청을 받으면, ‘그땐 아직 일정이 없으니까 가지, 뭐.’하고 수락합니다. 하지만 일정이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점점 바빠지고 결국 과거에 자신이 내린 결정을 후회하게 됩니다.

‘혹시 이 강연을 당장 다음 주 화요일에 해야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설레는가?’ 설레지 않을 때는 거절합니다. 거절하는 게 미안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그 부탁이나 제안을 수락해서 오랜 시간 겪게 될 고통과 원망의 감정을 피할 수는 있습니다. 미래의 나에게 미안한 것보다는 지금의 남에게 미안한 게 낫습니다. 모르는 타인을 위해 나를 희생시킬 수는 없으니까요.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우리는 두려움을 느낍니다.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 그럴 때는 ‘최고의 상황’을 상상해 봅니다. 그 일에 성공했을 때 내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상황들로 머릿속을 채우는 거죠. 그러다 보면 처음 그 일을 하고 싶었던 이유가 떠오릅니다. 이는 동기부여로 이어지지요.

최악의 상황을 계속 상상하면 우리 뇌는 부정적인 생각과 이미지로 가득 차게 되고, 결국 불안함과 걱정만 커지게 됩니다. 그러나 최고의 상황을 상상하면 우리가 두려워하는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에 집중하게 됩니다.

가끔 저는 이런 결심을 합니다. ‘하루 2시간을 투자해서 인생을 바꿔야겠어.’ 영업사원으로 일할 때, 매일 저녁 퇴근하고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통역대학원 입시반 수업을 들었습니다. 종일 외판 영업을 뛰고 학원으로 달려갔으니 피곤하지요. 힘들 때마다 머릿속에 그려봅니다. ‘프리랜서가 되면, 한 달 일하고 한 달 여행 다니는 삶을 살 수 있을 거야!’ 통대를 다닐 때는 스터디를 마치고 도서관에 가서 밤 10시부터 12시까지 2시간 동안 언론사 기출문제집을 풀었습니다. 얼른 집에 가서 자고 싶지만 저는 꿈에 부풀어있어요. 방송사 피디가 되어 연예인들과 즐겁게 일하는 삶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그려지거든요. MBC를 다니면서 새벽마다 2시간씩 블로그에 글을 썼어요. 언젠가 퇴직하면 작가가 되어 해외여행을 다니며 책을 써야겠어. 참고로 제가 이글의 초고를 쓴 건 작년 10월 오키나와 여행지에서 맞은 어느 새벽의 일입니다.

많은 사람이 워라밸을 바람직한 삶의 기준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업무와 일상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개념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일과 삶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어요. 가족이나 공동체처럼 일도 우리 삶의 일부잖아요. 일은 나쁜 것이고 삶은 좋은 것이 아니라, 일의 나쁜 측면과 삶의 좋은 측면이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하는 거죠.”

이런 이야기도 나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지 말고 당신이 하는 일에서 좋아하는 부분을 찾아보세요” 좋아하는 일은 더 많이 하고, 싫어하는 일은 더 적게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라고 하는데요. 첫 직장에서 제가 좋아하는 일은 미국 본사에서 온 방문객 안내였어요. 영어를 쓸 수 있어 좋았어요. 치과 외판 영업 뛰는 것보다는 그게 더 즐거웠어요. 그런 선택이 자연스레 통역사라는 직업으로 이어졌어요. 내가 하는 일에서 좋아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그걸 찾는 게 진짜 워라밸로 가는 길입니다.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어요. 

‘관계가 깊어지거나 넓어지는 선택이라면 더 큰 행복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무언가를 배우거나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제가 트레바리 모임을 계속하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모임 멤버들에게 더 좋은 책을 소개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이제 책을 읽는 게 더 즐거워졌어요. 다음 모임에서는 어떤 책을 소개하면 좋을까? 그런 생각에 독서 중독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3가지 질문을 드립니다.
1. 내가 꿈꾸는 가장 찬란한 상상은 무엇일까? 그걸 위해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2. 지금 내가 하는 일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업무에서 그 부분을 더 늘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3. 이번 트레바리 모임에서 4권의 책을 읽으면서 내가 경험한 변화가 있다면 무엇일까?
 
트레바리 <김민식 피디의 자기계발서 리딩, 시즌 1, 시간관리>는 이제 마무리하고요. <시즌 2 자산관리>로 모임을 이어갑니다. 트레바리 모임 덕분에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나는 재미가 늘어났어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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